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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17 08: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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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세계 여자바둑 단체대회인 천태산배에서 2회 연속 우승했다. 우승의 주역인 김채영 , 오유진, 최정. (사진=중앙일보 오종택 기자)

 

한국 여자 바둑의 질주는 계속된다. 최정·오유진·김채영 트리오가 팀을 이룬 한국이 천태산배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12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에서 벌어진 제7회 천태산·삼연양범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 마지막 경기에서 대만에 3-0으로 승리하며 종합전적 2승1패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준우승은 중국, 3·4위는 각각 일본과 대만이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30위안(약 5000만원).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한 최정(22), 오유진(20), 김채영(22)은 한국 여자바둑의 최정예 멤버다. 국내 여자랭킹1위 최정은 중국의 위즈잉과 세계 여자1위를 다투고 있다. 국내 여자랭킹2위 오유진도 2016년 제7회 궁륭산병성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세계 여자 최정상급 기사. 김채영 은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 눈부신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엠디엠 여자바둑리그’에서 25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5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만난 이들은 이번 우승을 ‘깜짝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오유진은 “처음에 한국이 중국에 패배하면서 김이 많이 빠졌었다. 이후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계산해봤는데,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기적처럼 우리가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거의 모든 세계 대회를 휩쓸었던 한국 여자바둑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한국의 우승을 기대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1라운드 중국과의 대결에서 1-2로 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3라운드에서 중국이 일본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나면서 한·중이 동률이 됐고, 개인 승수에서 앞서나간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개인 승수로 중국을 앞지른 데는 김채영의 공이 컸다. 김채영은 중국의 리허, 일본의 우에노아사미, 대만의 장카이신을 모두 꺾고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최근 놀라운 상승세에 대해 김채영은 “특별히 달라진 부분은 없는데, 입단 이후 요즘 성적이 가장 좋다. 높아진 주변의 기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바둑은 개인전 위주라, 단체전이 많지 않은 종목이다. 이번 대회에서 서로 호흡이 잘 맞았느냐는 질문에 최정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봐온 사이고,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오랫동안 공부해서 모두 친하다. 세계대회에 같이 나가면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오유진은 "개인전은 서로를 상대로 의식해야 하지만, 단체전은 함께 의지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에도 패배한 뒤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한국 여자 바둑이 급성장한 가장 큰 원동력으로 2015년 출범한 ‘여자바둑리그’를 꼽았다. 오유진은 "여자바둑리그에 출전하면서 경험이 쌓였고, 바둑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김채영 역시 "통합 기전에서는 남자 기사들에게 밀려 살아남기 어려운데, 여자바둑리그를 통해 실전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여자 바둑의 쾌속 행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최정단은 "한국은 실력이 강한 여자 선수들의 층이 두터워서 단체전에 나가면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오유진은 "한국 여자의 강세는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거 같다. 이번엔 아쉽게 졌지만 중국과 겨뤄도 우리가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중앙일보 5월17일자 정아람 기자가 쓴 <<최정·오유진·김채영 ‘여자 바둑 트로이카’ >>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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