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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5 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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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장 여신끼리의 대결로도 주목 받은 판. 이민진은 제5,6회 정관장배에서 8연승, 문도원은 제9회에서 7연승한 바 있다.


여수 거북선이 경기 호반건설과의 동급 지명 맞대결에서 2:1로 승리를 거두고, 개막전에 이어 2연승으로 인제 하늘내린과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 여수 거북선의 선두 합류의 일등 공신은 단연 팀의 3주전 이민진이다.


여수 거북선은 2016 시즌 참가 이래 지금까지 선수 변동이 한 번도 없었다. 선수 랭킹에 따라 2016년과 2017년 1주전과 2주전의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다. 2018년은 2017년보다 1팀이 늘어났기 때문에 다른 팀의 선수들 중에는 3주전에서 2주전으로 승격하면서 팀을 옮긴 경우가 많았다. 갓 입단한 신예 기사들이 2주전으로 발탁 선발된 경우도 많다.


선수 선발식이 끝났을 때 여수 거북선은 주목 받지 못했던 팀이다. 외국인 용병 선수 없이 덩그러니 한국 선수만 3명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용병 선수는 셀 것이라는 선입견이 부른 착각이다. 지금까지 크게 활약한 외국인 용병 선수는 2016 시즌 서울 부광탁스의 위즈잉밖에 없다. 당시 위즈잉은 정규리그 10승 1패, 포트스시즌 2승으로 통합 12승 1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었다. 다른 선수들은 50% 승률로 2장급 정도의 성적을 내면 다행이었고, 몇몇 기사들은 0승 또는 1승에 그쳤다.


그런데, 선수 변동 없이 전년도 준우승 전력 그대로를 보유하고 있는 여수 거북선은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아 마땅한 팀이다.


전날 인제 하늘내린이 2승으로 선두에 오른 것은 3주전 김미리의 2연승 덕분이었다. 그런데 인제 하늘내린에 김미리가 있었다면, 여수 거북선에는 이민진이 있었다. 1라운드 때 서울 바둑의품격의 1주전 박지연에게 승리한 데 이어, 이번 2라운드에서는 동급 지명선수끼리의 맞대결에서 경기 호반건설의 문도원 3단에게 승리를 거뒀다.


속기판 2국에서 이민진은 초반 작전 착오를 범한 문도원을 상대로 좋은 출발을 했지만, 중반 지나친 강경책으로 빌미를 제공해서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문도원이 이를 정확하게 응징하지 못했고, 이어서 우변 대마 사활마저 착각하자 승부가 그대로 결정되고 말았다. (177수 끝, 흑 불계승)


▲ 승리 인터뷰에서 개막식에서 올해는 너무 승부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이제 이기고 싶다고 이길 수 있는 나이가 아니므로 너무 승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지 최선을 다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며, 바둑판 앞에 앉으면 항상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변함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이민진이 승리 인터뷰 후 읽어준 N행시 이벤트 당첨자의 3행시 내용.


장고판 1국은 2주전끼리의 맞대결. 이번에도 웃은 쪽은 여수 거북선이었다. 이슬아와 김은선의 장고판은 시종 형세가 왔다 갔다 하면서 치열한 백병전이 지속돼서 양쪽 검토실을 가장 긴장시켰던 대국이다. 전반적인 형세는 흑을 잡은 김은선이 우세했는데, 최후의 순간 착각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대마가 패에 걸리면서 급전직하 그대로 바둑이 끝나고 말았다. (222수 끝, 백불계승)


이슬아는 여수가 고향으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김은선은 2017 시즌 부안 곰소소금에서 3주전으로 출전하여 7승 4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올해는 경기 호반건설의 2주전으로 발탁됐다.


2:0의 상황이었지만, 속기판 3국을 두는 양 팀의 주장은 이 사실을 모르고 대국에 들어갔다. 두 기사가 대국하러 들어갈 무렵은 김은선의 우세, 따라서 두 대국자 모두 1:1이므로 본인의 대국이 팀 승패를 결정 짓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바둑 내용도 타이트하게 전개됐다. 초반 포석은 김혜민의 우세, 중반전은 김다영의 과감한 중앙 돌파 작전이 성공하면서 형세 역전. 그러나 끝내기에서 김다영이 실족하면서 김혜민이 재역전에 성공하며 승부가 끝났다.


▲ 3국 종국 후 김형환 심판과 함께 복기하고 있는 김혜민과 김다영.


주장은 패했지만, 여수 거북선은 2승으로 인제 하늘내린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르며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경기 호반건설은 2연패로 최하위권. 다만 주장 김혜민이 2연승을 거두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바둑 내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국면 전환의 계기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연승을 달릴 수 있는 팀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8일부터 11까지 3라운드에서는 서울 바둑의품격 : 포항 포스코켐텍, 여수 거북선 : 부안 곰소소금, 충남 SG골프 : 서귀포 칠십리, 인제 하늘내린 : 서울 부광약품의 대결이 펼쳐진다. 2라운드 때는 용병 선수가 한명도 참가하지 않았는데, 3라운드에서는 누가 참가할지 또 주중 용성전 예선도 있는데 이것은 또 어떻게 변수로 작용할 지가 관심 포인트이다.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매주 목,금,토,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되며,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윌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속기판 3국에 출전하는 선수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대체로 늦게 오기 때문에 1,2국 선수가 대국실로 들어가면 검토실이 썰렁해진다. 그때는 양 팀 감독이 같이 검토하는 경우도 많다.


▲ 3국에 출전하는 김혜민 8단이 남편과 함께 입장하자 검토실은 다시 팀별로 분리 됐다. 호반건설 팀은 감독과 선수 남편의 외조가 지극하다.


▲ 여수 거북선의 3라운드 상대는 부안 곰소소금. 3국 출전 선수인 김다영 선수와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검토실에 들른 부안 곰소소금의 김민정 초단에게 적진 정찰하러 왔냐며 웃으며 얘기하고 있는 이현욱 감독.

▲ 문도원은 여자바둑리그에서는 이상하게 잘 안 풀리고 있다.


▲ 개막전에서 가슴 아픈 대역전패를 당했던 이슬아는 오늘도 포석은 좋지 않았지만 중반을 난전으로 이끈 뒤에 역전에 성공했다.


▲ 김은선은 작년의 좋은 성적을 올해는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 김혜민은 작년 임신 중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전해서 성적이 기대에 못미쳤었다. 올해는 몸이 가벼워진 만큼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개막식 인터뷰의 공약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


▲ 김다영은 종반 차이가 벌어진 뒤에도, 자신의 대국을 승부판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좀처럼 돌을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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