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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3 11: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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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이 승리하고, 나머지 두 명 중 1승만 거두면 승리한다는 계산인 충남 SG골프. 이 날은 최정의 선승에 다른 두 선수 모두 힘을 냈다.


많은 사람들이 2018 시즌 여자바둑리그 최강의 팀으로 충남 SG골프를 꼽았었다. 현재 세계 여자바둑계를 호령하고 있는 여제(女帝) 최정이 팀을 이끌고 있고, 송혜령, 김신영으로 이어지는 2,3주전도 다른 팀에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의 여제 루이나이웨이가 용병으로 가세하고 있으니 물 샐 틈 없는 전력이라는 평가였다. 그런데 개막전에서 상대적으로 약체로 보였던 인제 하늘내린에게 1:2로 패하며 스타일을 구기고 말았다.

전열을 가다듬어 2라운드에 나선 충남 SG골프는 선봉으로 최정을 내세웠다. 속기판 2국에 최정을 내세워 선승을 거두면, 그 기세가 다른 선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용찬 감독의 생각이다. 장고판 1국에는 상대의 주장 박지연을 예상하고 맞춤 상대로 김신영을 맞춤으로 내보냈다. 김신영이 3주전이지만, 상대 전적에서 4승 4패로 밀리지 않고 동갑이어서 라이벌 의식이 있음을 감안하면 3주전인 쪽이 더 부담이 없어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계산한 것이다. 그리고 3국 속기판에는 2주전 송혜령을 내보내면서 강지수나 이영주 누구와도 해 볼만 하다고 생각해서 오더 작전을 짰다. 그리고 그 작전이 적중했다.

가장 먼저 끝난 속기판 2국에서는 이용찬 감독의 기대대로 최정이 서울 바둑의품격 3주전 이영주에게 백으로 18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우변 접전에서 두터움을 차지한 뒤에 그 두터움을 적절히 활용하며 흑돌들을 압박하여 이후 큰 위기 없이 승리를 거뒀다.

▲ 이용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여 최정이 속기판 2국에 등판해서 선승을 거뒀다. 백 불계승.


최정의 승리가 전해졌을 때, 장고판 1국도 이미 충남 SG골프 쪽으로 형세가 기울어 있는 상황이었다.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갈 무렵, 박지연이 중앙 흑돌 공격을 위해 좌변의 요석 백돌 두점을 포기한 작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형세 만회를 위해 계속 승부수를 던졌지만, 김신영이 잘 방어하면서 끝까지 우세를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냈다.

▲ 주장 대 3주전의 대결이었지만, 동시에 91년생 동갑내기 라이벌 대결이기도 했다. 김신영이 229수 만에 흑 불계승.


속기판 3국이 시작할 때에, 아직 장고판 1국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두 대국자 모두 승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 자연히 패한 서울 바둑의품격의 강지수는 의욕이 없고, 충남 SG골프의 송혜령은 여유가 있었다. 개인전 성격으로 변한 3국이지만, 이러한 두 기사의 마음 상태가 그대로 바둑 내용에 반영됐다. 강지수는 팀원들 패배에 대한 분풀이를 위해서 거칠게 반상을 흔들었고, 여유로운 송혜령은 적절히 완급 조절을 하며 부드럽게 대응하면서 집의 차이를 벌려나갔다. 그리고 무리한 승부수가 들어오자 정면으로 패싸움을 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계가까지 했지만, 나중에는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 팀의 승리가 예상되어 여유를 갖고 대국에 임한 송혜령이 완급 조절을 하며 상대의 강공을 잘 맞받아쳐서 무난하게 승리를 지켰다. 346수 끝 흑 18집반승.


이로써 충남 SG골프의 3:0 승리, 우승후보 팀다운 면모를 과시한 3라운드 두번째 경기였다. 계속해서 3일 벌어지는 2라운드 3경기에는 인제 하늘내린과 부안 곰소소금이 대결한다. 1승 팀 대 1패 팀의 대결. 박지은 : 허서현, 김미리 : 오유진, 이유진 : 김민정의 대진이다. 1,2경기 때에는 주장 : 3장의 크로스 대진에 이어 3국에서 2장이 맞대결하는 것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번 3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주장 : 2장의 크로스 대결에 이은 3국에서 3장끼리의 맞대결이다. 어느 팀의 3장이 팀에게 승리를 안길 것인지, 이들 중 이유진은 1라운드에서 결장했었기 때문에 첫번째 등판이다.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매주 목,금,토,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되며,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윌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검토실에는 가운데 칸막이를 치고 두 팀이 나눠서 자리를 차지한다. 이때 두 팀의 관계자 외에 검토에 참여하러 오는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안쪽 팀의 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다. 바깥 쪽은 출입문과 가까워서 부담스럽기 때문인데, 그래서 항상 안쪽 팀의 검토실이 더 북적거린다.


▲ 서울 바둑의품격은 앞으로 팀 창단에 후원한 후원자 몇 명이 응원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 지금처럼 바깥 쪽에 앉더라도 이렇게 썰렁한 풍경을 보일 일은 없을 것이다.


2015년부터 3시즌 동안 통산 38승(정규리그 32승, 포스트시즌 6승)을 거뒀던 최정이 2018 시즌 시작하자마자 2승을 보태서, 최초로 40승에 도달했다. 개막전 인터뷰에서 세계대회 출전으로 전 경기 출전은 힘들겠지만, 나오는 모든 시합에서 이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 '뽀로로'라는 별명의 이영주는 3시즌 동안 정규리그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5승 2패로 훨훨 날아서 큰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김신영은 승자 인터뷰를 통해 "2015년 여류국수전에서 박지연에게 패했었기 때문에 오늘 대국은 꼭 이기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박지연은 2010년 삼성화재배에서 중국의 강자를 물리치고 16강에 오르는 등 큰 승부에 강한 기사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뜻밖에도 중요 시합을 앞두면 크게 긴장하는 스타일이다. 2015년 2주전일 때에는 성적이 좋았지만, 2016년, 2017년 주장을 맡은 이후로는 성적이 50%를 밑돌고 있다.


▲ 송혜령은 2016시즌부터 SG골프의 붙박이 2장으로 활약 중이다. 대국 도중 다양한 표정을 짓기 때문에 사진 찍기 가장 좋은 선수 중의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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