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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17 06:04:16
  • 수정 2023-12-18 21: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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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압구정 페어최강전이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졌다. 사진은 박귀희 최원용(승)-손해림 양세모 간 결승전 복기장면이다. 


'압구정 쌍쌍파티' 2023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최원용+박귀희가 최고의 하모니를 과시했다. 


16일 오후1시부터 시니어들의 수련도장 서울 압구정기원에서는 선남선녀 28쌍이 모여 신나는 제8회 압구정페어최강전(일명 쌍쌍파티)를 벌였다. 


오후7시까지 이어진 대회 결승에서 최원용+박귀희는 양세모+손해림을 맞아 시종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벌인 끝에 178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쌍쌍페어 8회 대회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원용(10) 박귀희(2)는 도합 12단이며 양세모(9) 손해림(6)은 합계 15단. 따라서 둘의 치수는 두 점으로 출발했다. 


초반엔 AI정석으로 평이하고 안정적으로 전개되었으나 중반 이후 필연적으로 다툼이 시작되었다. 역시 팀 전력이 살짝 우위였던 양세모+손해림이 앞서기 시작했고 중앙에 백 모양이 건설된 상황이었다.


여기서 ‘프로의 후각’으로 흑이 중앙에 뛰어들었고 흑말을 잘 수습하면서 집 균형이 맞아졌다. 격차가 좁혀지자 초조해진 건 양세모 손해림이 무리하게 흑말에 또 공격을 했고, 이에 차분하게 응대한 흑이 오히려 대마를 잡으면서 판을 끝내고 말았다. 


▲생애 두번째 우승이라는 최원용 프로와 70평생 첫 우승이라는 박귀희 여사(이영신 프로의 모친).


최원용 프로는 2000년에 입단했으며 2014년 SG배 페어바둑최강전에서 당시 연구생이었던 권주리와 함께 짝을 이뤄 쟁쟁한 프로페어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한 프로가 된 권주리도 올 초 압구정페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페어 기재는 따로 있나봐요~)


한편 박귀희는 여자프로 2세대 이영신 프로의 모친이며, 올 4월 제5회 대회에서 딸 이영신과 짝을 이뤄 3승을 올렸으나, 3승팀이 세 팀이 나와 부득이 추첨에 의해서 결승진출이 좌절된 '뼈져린' 경험이 있다. 


최원용은 우승 직후 “박(귀희)여사님께서 고수들과의 대국인데도 겁을 내지 않고 냉정한 수읽기로 차분하게 응대하는 점에서 역시 프로의 어머니다웠다, 다만 너무 용감무쌍하시길래 조금 페이스를 조절하자고 조언해드렸다.”며 “개인적으로 10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이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박귀희는 소감에서 “지난 번에 추첨으로 결승에 못 올라가서 몹시 서운했는데, 이번에는 소원을 풀어 너무 기쁘다. 압구정 수담회 친구들이 너무 많이 축하해주니 기분이 얼떨떨하고 이게 타이틀의 맛인가보다(웃음)”고 밝혔고, “나이가 들어도 포기 하지 말고 차근차근 공부하면 (바둑이) 느는 재미가 있다.”며 바둑예찬으로 마무리.


▲2023시즌 마지막 남여페어전이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열을 품고 있다. 


오묘한 복식바둑의 맛 압구정 쌍쌍파티는 압구정리그에 출전하는 선수가 최소 1명이 포함된 남녀 페어대회다. 현재 압구정기원은 청룡 · 백호 · 현무에서 90여명의 선수들이 열심히 리그전을 이어오고 있으며, 쌍쌍파티는 작년에 4차례, 그리고 올해도 4차례를 채웠다. 


참고로 시니어(또는 여자)선수를 9단으로 놓고, 프로는 10단, 그보다 아래는 8단부터 1단까지 단위를 정했다. 


이러한 개인단을 합산하여 압구정식 단위 산정으로 치수를 정한다. 호선의 경우 덤은 4집반이며 접바둑의 경우 빅 백승.


치수는 정선, 정선+2집, 정선+4집, 정선+6집... 등으로 페어 접바둑 치수제를 압구정기원은 개발했다. 이 독특한 치수제를 매번 대회 때마다 적용하고 있는데, 선수들이 매우 흡족한 반응이다. (나중 별도로 이 방식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스위스리그 3라운드이며 (결승은 4라운드), 제한시간은 피셔방식으로 5분+20초를 채택했다.


2022년 4월 제1회 쌍쌍파티를 개최한 이후 이번이 여덟번째이며, 우승상금 300만원짜리 렉스필드배 포함하면 모두 9차례의 페어대회를 가진 압구정기원은 쌍쌍파티의 요람.


▲저단의 조합이면서 3연승을 달린 김숙이2 김태화7. 이들은 목표치인 1승 이상을 올렸다며 결승진출권을 포기하는 아름다운 모습. 


김일환 김종수 박승문 김성래 한종진 최원용 정연우(여) 등 프로 7명에다, 전유진 김지수 채영석 조경진 김정우 박윤서 레이 이철주 양세모 최호철 김동섭 정지우 김종민 정연우(남) 원익선 한세형 강익중 송예슬 등 무려 18명의 9단 강호가 출전했다.  


대회를 치르면 치를수록 참가자들의 면면도 점차 화려해지고 있다. 이번 대회엔 경기도 여자선수인 김순득 박미라와 한국프로기사회장 한종진이 새로이 출전했다.  


왁짜지껄 안부 인사를 나누다가도 대국 개시와 함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묵리우스'가 된다. 더더욱 첫판이 중요한데, 최소 프로 아니며 9단조끼리 만난다. 8단 이하의 조합으로 편을 만든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하수의 반란'이 눈에 띈다. 김태화(7) 김숙이(2)는 김정우(9) 송난희(3)를 1회전에서 물리치며 자신감을 얻었고, 2라운드 찐기자(6) 김을봉(1), 채영석(9) 이향미(6)마저 이기고 3승을 올린다. 


또한 최원용(10) 박귀희(2)는 김종민(9) 문영자(4), 오창교(5) 정연우(10), 한종진(10) 장수연(3)을 차례로 꺾는다. 사실 막강 최원용보다 그 파트너 박귀희가 최저단급인 2단이라는 사실에 눈길이 쏠린다. 그들이 이긴 상대들은 다 같이 그들보다 윗길이어 역시 반란의 일종이라고 하겠다.


▲양세모 손해림의 진지한 모습.


결승진출자 가운데 양세모 손해림은 단연 우승후보였다. '최강 세무사' 양세모는 지난 제주도지사배에서 시니어부 준우승을 차지했고 한때 내셔널리그도로 활약한 바 있다. 그 짝은 더 무서운 손해림. 따라서 연령합계 80세미만이고 단위합계 15단이므로 가히 탑 우승후보.


최호철(9) 박미라(4)로 만만찮은 조합이었지만 첫 허들을 잘 넘었고, 지난 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있으며 큰 후원자인 윤석금(6) 정지우(9)도 추월. 다음 만만찮은 프로가 낀 박승문(10) 주미란(2)에겐 힘겨웠던 내용을 역전했다. 


따라서 3라운드를 모두 마친 뒤 전승팀은 김태화 김숙이, 양세모 손해림 그리고 최원용 박귀희 등 3팀. 


여기서 김태화 김숙이 결승진출 추첨에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며 빠른 진행에 협조를 했고, 주최측에서는 3위지만 준우승상금으로 격려해주었다. 


이번 제8회 압구정 쌍쌍파티는 압구정기원의 오랜 후원자인 ㈜WH솔루션 한윤용 대표와 푸른돌 채영석 단장이 후원했다. 


사진으로 대회 분위기를 전한다. 






▲핵심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진행을 돕고 있다. 채영석 장시영 양세모.


▲'바둑자매가 왔군요.' 정지우와 언니 정연우 프로.


▲'촌음을 아껴서 기보공부하자~!' 첫 출전한 박미라와 우승을 두어번 했던 김성래 프로. 오른쪽은 김종수 프로.


▲우승 예행연습. 압구정 한용윤 단장과 그의 파트너 송예슬. 


▲오후1시 불참자 없이 전원 경기에 돌입한다. 


▲김성래10 고정남5-원익선9 장영숙2.


▲송남희3 김정우9.


▲박윤서9 김순득5-김종수10 박은선4.


▲주미란2 박승문10. 3라운드에서 아깝게 대마를 놓치면서 2승에 만족.


▲캐나다에서 온 유학생 레이미9 김미애5.


▲최원용10 박귀희2.


▲이철주9 곽계순6.


▲김정우9의 복기 강의에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는 송난희3.


▲양세모9 손해림6. '꼭 우승 예약한 분들 같아요~!'


▲'체인징파트너스!' 채영석은 화성시에서 이향미를 모시고 왔다. 그 덕에 2승씩이나.


▲김말순2 정연우9. 정지우 언니 정연우랑 동명이인 정연우 교수.


▲송예슬9의 지도를 열심히 경청하는 한윤용 단장.


▲전유진9 -오병훈5.


▲장수연3 한종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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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6 정지우9-양세모9 손해림6.


▲김지수9 신광승7-채영석9 이향미6.


▲박미라4 최호철9.


▲'언니 먼저 동생 먼저!' 자매의 격돌. 윤석금6 정지우9-오창교5 정연우10.


▲홍동환5 이현종2.


▲페어 4쌍이 번외경기로 또 붙었다. 앞줄 김종수10 김말순2-박승문10 주미란2. 뒷줄 박은선4-정연우9-정홍균9-한윤용4.


▲같은 시각 결승전이 한창이다. 박귀희2 최원용10-손해림6 양세모9. 뒤에 서 있는 이영신 프로는 엄마가 늦어진다는 소식을 받고 상금후송차량을 대기시켜놓고 왔다고. 


▲승리를 확인한 후 살짝 미소를 드러내낸 박귀희 여사.


▲대회 3승을 올린 바 있었던 파트너들과 함께. 최원용 프로, 박귀희, 이영신 프로.


▲ 4월 5회 대회에서도 박귀희 여사는 딸 이영신 프로와 3승에 선착했다.


▲시상식 모습. 장혁구 김숙이 김태화(3위) 양세모 손해림(준우승), 박귀희 최원용(우승).한윤용 압구정 단장과 장시영 압구정 기원장.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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