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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03 01:48:45
  • 수정 2023-07-03 12: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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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아마여자國手에 오른 전유진.


프로국수전, 여자국수전, 아마국수전, 아마여자국수전 등 國手가 붙은 타이틀을 가져보는 게 프로든 아마든 소원일 적이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도 國手로 불리는 몇몇 기사들은 바둑인으로 살아온 평생이 복스럽게 여겨질 것이고. 


여기 여자아마國手전이 있다. 무려 48회 째란다.


지금 우리 나라에 현존하는 기전 가운데 프로든 아마든 막론하고 이처럼 많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고 독야청청한 기전이 또 있을까. 잠시, 1분간 생각해보라. 없다. 무려 48회 째란다. 


반(半)백년을 이어 온 아마여자국수전은 언제나 최고(最古)였고 또 최고(最高)였다. 


전통도 부러워할 제48회 하림배 전국여자아마국전에서 여자 일인자 전유진이 생애 세 번째 여자아마국수에 올랐다. 


전유진(30)은 2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48회 하림배 전국아마여자국수전 국수부(최강부) 결승에서 연구생 강호 이나현(13)에게 18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아마여자국수에 올랐다. 


▲국수부 결승 전유진(승)-이나현.


결승에서 전유진은 이나현의 응수에 자신있게 초속기로 응대했는데, 살짝 이나현이 말린 느낌도 들었다. 


서로 실리를 확보하며 팽팽하던 중반, 이나현은 상대 백 진을 어느 정도 삭감을 해야 할 곳에서 너무 손쉽게 집으로 만들어주는 통에 집 부족에 시달린 끝에 180수만에 돌을 거두고 말았다.


이로써 전유진은 37회와 39회에 이어, 거의 10년이 지나 48회 대회에서 또 다시 여자國手에 오르며 최고의 여자선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우상상금 200만원.


전유진은 예선에서 떨어질 뻔했다. 예선에서 조은진에게 일격을 맞았지만, 김사랑 최서비에게 승리하며 동률처리 규정에 따라 추첨으로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다음 16강에서 연구생1위 최민서를 꺾고, 서수경 이루비도 제치며 결승에 올랐다. 


“지난달 끝난 춘향배에서 주변의 기대에 너무 못 미쳐서 실망이 컸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욕심 없이 임했는데 의외로 우승까지 하게 되어 기쁘다. 4강전 이루비와의 경기가 비교적 어려웠다. 중앙 대마가 잡혀서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아마 역전승이었던 것 같다. 잠시 바둑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애착이 더 간다. 연구생과 일반 선수들과의 차이는 못 느낀다. 다만 연구생은 제 경우도 그랬지만 좀 질긴 면이 있다.(웃음). 그리고 이번 입상으로 프로와 함께 겨룰 기회가 주어졌는데, 제 실력이 죽지 않았다는 걸 꼭 증명해보이겠다.”(우승자 전유진)


▲여자 최강 전유진. 


전유진이 2022년 전국 시니어여성부 경기에서 거둔 성적을 보자. 김해시장배· 3.15의거배· 제주도지사배(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김삿갓배에서 준우승, 그리고 이창호배· 인천시장배에서도 4강에 들었다. 


게다가 아마선수로서 자존심이랄 수 있는 KBF리그에서도 여자다승왕(10승1패)을 자랑한다. 이 정도 이력이면 가히 여자 최강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게다.


준우승에 그친 이나현(13)은 작년 대회 우승자 이정은의 동생으로, 자매가 연속으로 여자국수에 오를지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나현은 송유진 이서영 최민서 최서비 등 연구생 상위랭커들을 모조리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편 국수부 4강 진출자(전유진 이나현 송예슬 이루비)는 제28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통합예선에 출전할 자격을 획득했다.




▲'바둑은 화성시가 쎼요~!' 일반부A조 결승 이향미(승)-조선오.


(주)하림지주가 후원하고 한국기원과 한국여성바둑연맹이 공동 주최 주관하며 (사)대한바둑협회 (주)컴투스타이젬이 협력한 제48기 하림배 전국아마여자국수전은 165명이 출전한 가운데 국수부 일반부(A~D조), 새내기부, 학생부(A~C조) 등 총 9개조로 나눠 진행됐다.


아마4단 이상의 수준급 강자들이 모두 출전한 일반부A조 경기는 국수부 경기 못지않게 뜨거웠다. 


고정남 김미애 김시옥 최난희 송정숙(이상 서울) 조선오 이향미(이상 화성) 김순득(군포) 등 8강에 오른 면모는 여성단체전에서 주로 지부대표로 나선 선수들이 8강에 올랐다. 여기서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인 이향미 조선오가 결승에서 맞붙었다. 


주변에서 '7단급'이라는 평을 듣는 이향미는 작년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면서 조선오에게 150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직후 이향미는 “경기도 시군리그에서 같은 화성시 팀으로 뛰면서도 오히려 같이 두어볼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매우 절친한 사이다. 처음으로 즐겁게 결승을 두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새내기조 결승 모습. 김금자-소림(승).


또한 관심을 끈 부문은 새내기조. 새내기조는 바둑에 입문한 지 1년이 채 안 되는 14명의 완전 초보들의 대잔치였다. 


초보답게 13줄 바둑판으로 경기에 임한 이들은 국수부 못지 않은 진지함으로 경기에 임한 결과, 대망의 우승은 소림이 차지했다.  


한편 평택에서 프로기사 입문 강의를 5개월째  수강하고 있다는 새내기조 박정희 씨는 학생부에 출전하여 시상을 기다리는 우하영 이현영에게 바둑을 가르쳐달라며 목마른 향학열을 보였다. 이들이 타이젬 5단실력이라고 얘기하자, 존경스럽다며, 난 언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며 부러움을 보이기도.  


새내기부 8강에 든 인물 중에 이서영 프로의 어머니 권은정 씨도 있었다. 딸의 입단 후 바둑을 알아야하겠다며 공부를 시작한 지 5개월째라고 밝혔다. 


또한 바둑TV 제작국에서 근무하는 박서영 씨도 6개월째 열공 중이며, 유희영 바둑캐스터도 역시 열공 전선에 합류했다고. 


이렇게 신입 여자바둑인구가 늘고 있는 건 퍽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에 대해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이 한국기원과 프로기사회의 도움으로 작변부터 실시한 여성바둑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21개 지부에서 신입회원 배가운동의 결실이라고 했다.


(사)여성바둑연맹은 바둑인구 증대를 위해 여성초보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수,금요일 무료 입문· 초중급 강좌를 열고 있으며 초보여성들의 회원가입을 받고 있다. 회원가입 문의는 02-2296-2344. 010-9367-2344.

강좌 안내 바로 가기 

http://www.kwbaduk.com/gb/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1066

 

각 부문 입상자는 다음과 같다.


■ 제48기 하림배 아마여자국수전(우승~공동 3위 순)

국수부 : 전유진 이나현 송예슬 이루비 

일반부A조 : 이향미 조선오 김미애 최난희

일반부B조 : 김숙향 강숙희 최영주 신현숙 

일반부C조 : 김영조 박찬희 윤정자 김위원

일반부D조 : 손순애 김정남 이경순 황옥영 

새내기부 : 소림 김금자 최계영 권은정

학생부A조 : 박지민 오현정 이현 옥다은 

학생부B조 : 송연제 정재인 강지우 우하영

학생부C조 : 이지유 김태은 정하은 박하은


꽃보다 수담, 아름다운 열전은 오후7시까지 치열했다. 사진과 함께 이모저모를 전한다.



▲1974년 창설된 전국아마여자국수전은 올해로 48회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고(最古)전통을 자랑하는 최고(最高) 여자영재의 산실이다.


▲대회는 한국기원 대회장 2측과 4층을 동시에 사용했다. 2층엔 학생부와 일반부, 그리고 4층엔 국수부와 일반부A조 경기가 치러졌다. 사진은 국수부 선수들을 기다리는 명패.


▲대진추첨을 직접 한다. 춘향배에 이어 연구생 여자강자 모두 출동한 대회다. 허서현 악지우 정지율 전유진 송예슬이 보인다. 허서현은 대전서 왔고(프로 허서현과 동명이인) 바둑춘향 준우승의 악지우는 바둑중에 재학중이며 정지율은 유일한 초등생 출전자. 어깨 동무를 하고 있는 '절친' 전유진과 송예슬은 결국 4강에 오른다. 


▲'갈길이 멀기 때문에... ' 정식 개막식 보다 앞서 오전9시에 국수부 경기를 미리 개시했다.


▲바둑중 이서영-연구생 1위 최민서(승).


▲바둑춘향 백여정.


  1. ▲작년 아마여자국수에 오른 이정은.


▲이정은의 친동생 이나현.


▲전유진(승)-최서비.


▲이들도 자매지간이다. 언니 박성윤과.


▲바둑춘향전 향단이부(학생부) 우승을 차지한 동생 박송현.


▲최서비-이나현(승).


▲류승희-임솔.


▲서수경-송예슬(승).


▲허서현-이남경(승).


▲악지우-채현기(승).


▲신다빈-이윤.




▲잠시 후 2층 대회장에서는 개막식을 가졌다. 참석한 귀빈들은 박경근 김강근 프로(심사위원), 한종진 프로기사회장과 양재호 한국기원 총장, 한국여성바둑연맹 이광순 회장, 원성진 프로의 모친이며 전 여성연맹회장 윤재경 고문, 그리고 반가운 왕년의 여류국수 김상순과 김영.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개막식이 끝나자마자 경기가 개시된다. 사진 맨앞은 새내기부로 정규 바둑판 위에 13줄 바둑판을 깔고서 경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 여자바둑의 미래입니다!' 가장 먼저 새내기부를 방문하여 선수들을 격려하는 이광순 회장. 정부지원사업으로 한국기원에서 프로를 파견하여 전국 21개 시도에 입문반 강의를 개설했고, 그 노력의 일환으로 배출된 '새내기들'이 새내기부에 많이 출전했다. 이들은 ‘13줄 바둑판'으로 경기를 한다.


▲새내기조 경기 모습. 맨앞은 박정희-양다은.


 ▲새내기조 성영혜-김햇님.


▲새내기조 김금자-박서영.


▲'빨리 늘고파요~!' 바둑을 배운 지 5개월 되었다는 새내기 박정희 씨가(오른쪽) 학생부에 출전한 우하영 이현영 두 고수를 모시고 즉석 강의를 듣고 있다. 


▲새내기부 시상. 최계영 소림(우승), 이광순 회장(시상), 김금자 권은정.


▲학생부 경기 모습. 앞쪽이 고학년이고 끝쪽이 저학년이다.


▲학생부C조(1~2학년) 경기 모습.


▲학생부C조(1~2학년) 결승 이지유(승)-김태은.


▲학생부C조(1~2학년) 우승자 이지유. 


▲학생부B조(3~6학년) 강지우(승)-유채은.


▲학생부B조(3~6학년)신예지-송연제(승).


▲학생부B조(3~6학년) 우하영(승)-양재영. 


▲학생부B조(3~6학년) 시상식. 우하영 송연제(우승), 이광순 회장(시상), 정재인 강지우.


▲학생부A조(중고생부) 시상식. 이현 박지민(우승), 이광순 회장(시상), 오현정 옥다은.

 


▲이광순 회장(오른쪽)과 포즈를 취한 패셔니스트 김병순(85) 어르신. 2019년 3.1운동 100주년 이세돌-커제 특별대국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 자격으로 명예심판을 맡았던 한국여성바둑연맹의 고문이다.


▲ “나이 들어서 바둑만큼 좋은 게 없어. 아직 바둑을 접하지 못한 사람은 빨리 바둑을 친구삼아야 해. 이 나이에 꼬맹이들과도 친구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나에게 말해줘 봐봐. 바둑만한 게 없는 거야.”


▲일반부A조 경기. 이수현 조선오.


▲김경원-주미란.


▲정소원 김미애.


▲김순득-김시옥.


▲이향미.


▲조선오.


▲일반부B조 정은영-강수영.


▲김길자-강신숙.


▲'기력은 묻지 마시고..., 맵시는 백현주랑 이창호랑 호선!'


▲일반부D 결승 김정남-손순애(승).


▲일반부C조 결승 박찬희-김영조(승).


▲일반부B조 결승 김숙향(승)-강숙희.


▲일반부C 시상식. 박찬희 김영조(우승), 이광순 회장(시상), 김위원 윤정자. 


▲일반부B 시상식. 신현숙, 김숙향(우승), 김강근 프로(시상), 강숙희 최영주.


▲일반부A 시상. 최난희 한종진 기사회장(시상), 이향미(우승) 조선오. 




▲여자바둑의 레전드 두 분을 모시고 '찰칵'. 이광순 회장, 김상순, 김영, 양재호 한국기원 총장. 제1회 아마여자국수전 우승자 김상순과 8,11,12,14회 등 총 4회 아마여자國手를 차지한 바 있는 김영.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배우 윤세아의 어머니로 해당드라마의 바둑자문역을 맡았던 김상순은 대회 출전자 전원에게 김밥과 음료를 제공하는 선행을 배풀기도.


▲채현기.


▲공동3위 송예슬.

 

▲공동3위 이루비.


▲바둑캐스터 류승희.


▲국수부 4강전1. 이나현(승)-송예슬.


▲국수부 4강전2. 전유진(승)-이루비.


▲아마여자국수 국수부 결승 전유진-이나현. 


▲'우리는 프로를 만나러 갑니다!' 국수부 시상식 모습. 이나현(준우승) 이루비, 이광순 회장(시상), 전유진(우승) 송예슬. 국수부 입상자 4명은 프로여자국수전 통합예선에 출전하는 특전이 주어진다.


▲제48회 하림배 전국 아마여자국수전에 입상한 선수들과 수고하신 프로사범들의 기념촬영. 


▲“여러 대회 중에서 최고 권위있는 대회 아마여자국수전을 후원해주신 ㈜하림지주에 무한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올해가 한국여성바둑연맹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에 걸맞는 전통있는 대회가 되려면 지부결성과 회원확보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강사비 지원과 프로기사 파견 등 한국기원의 많은 도움으로 전국 21개 지역에서 입문반 강의가 개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둑보급 활성화는 한국여자바둑 수준의 현주소임과 동시에 바둑인재 탄생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한국여성바둑연맹 이광순 회장의 개회사 중에서)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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