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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2-12 10: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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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페어의 새로운 지평 제1회 렉스필드배 업구정페어최강전 결승 윤영재 권주리(승)-조경진 오병훈 전이 한창 중반전투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회후원자인 윤석금 회장이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은 곽영수 회장.


“40년을 즐긴 바둑이 몇 곱절 더 재미롭다. 왜 이제야 이런 재미를 알았을까.”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렉스필드배에서 권주리 윤영재가 찰떡 호떡 궁합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1일 오후1시부터 시니어들의 고품격 수련도장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진 제1회 렉스필드배 5라운드 결승에서 처음으로 손발을 맞추었던 권주리(10)윤영재(5)가 노련한 페어 오병훈(5)조경진(9)에게 267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름 뒤 숫자는 개인 단)


팽팽하게 진행되던 중반 전투 중에 백 대마 일부가 전사하는 통에 권주리윤영재가 앞서가는 형국이었다. 압구정페어전에서(일명 쌍쌍파티) 이미 두 번을 우승을 거머쥔 바 있는 오병훈조경진이 눈부신 추격전을 전개하여 미세한 바둑을 만들었지만, 추격은 그 까지었다.


결국 종료가 가까운 시점에서 더 이상 추격은 힘들다고 느낀 오병훈조경진이 돌을 거두며 긴 승부는 끝이 났다. 

종국시간은 오후10시30분. 우승상금 300만원, 준우승 상금 200만원.


▲윤영재 권주리(우승), 윤석금 회장(시상), 오병훈 조경진(준우승). 


우승을 차지한 권주리 프로는 “보다시피 파트너가 매우 안정된 모습이어서 (나로서는) 별 고민 없이 두었던 게 결국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다. 일전에도 쌍쌍파티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소감을 밝혔다.


또 파트너로써 역할을 충분히 소화한 윤영재는 “권프로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일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편안하게 해주었기에 (우승까지) 다섯 판을 둔 지도 모를 만큼 스릴 있고 흥미진진했다. 좀 더 집중했고 좀 더 천천히 수읽기를 하다보니 기력이 반 치수는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권주리 윤영재는 사실 이번에 처음 손발을 맞췄기에 당초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의외의 페어였다. 그러나 예선에서 박윤서(9)박은선(4), 홍동환(4)이선아(9), 오창교(5)김민주(9)를 차례로 물리치며 손발을 맞춰나갔다. 사실 박윤서 이선아 김민주는 모두 내셔널리거이며 파트너들도 4~5단으로 준수한 실력파들이었다. 


특히 오창교 김민주에게는 내심 우승후보였기에 비세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수읽기에 골몰하던 오+김이 그만 피셔방식임을 잊은채 시간을 흘려버리는 통에 시간패가 되고 말았다. 피셔방식은 착수와 동시에 시간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지만, 초읽기가 없기 때문에 한번 시간이 소진되면 그대로 타임아웃. 


행운이 따른 다음 권주리 윤영재는 4강전에서 더욱 난적인 심우섭(9)고정남(5)마저 제압했다.


▲'우리는 찰떡호떡 궁합!' 권주리 윤영재는 처음 손발을 맞췄으나, 대회가 진행될수록 호흡을 맞추더니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한편 준우승을 차지한 오병훈(5)조경진(9)은 진재호(6)우정식(1)에게 낙승을 거둔 뒤 자타공인 우승1순위 신광승(7)김수영(9)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서 장부상(9)김시옥(4), 이철주(9)김길자를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압구정의 든든한 후원자로 본 대회 대회장이기도 한 오병훈은 압구정 페어바둑이 탄생시킨 최고의 히어로. 평소엔 짱짱한 5단이지만 상수와 짝을 이룬 페어에서는 6~7단 실력을 발휘하곤 한다. 


그와 짝을 이룬 내셔널리거 조경진은 “수읽기는 정교하지 못하지만, 상수파트너와 두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캐치하고 여러운 장면일 때는 순서를 돌리는 능력이 탁월하시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는 페어바둑의 실력은 개인+개인의 실력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당초 우승후보로 꼽았던 멤버들이 거의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를 증명한다. 신광승(7)김수영(9) 이재철(9)이수정(7) 채영석(9)김미애(5) 등은 고작1승에 만족하고 말았다. 


반면 4강까지 진출한 이철주(9)김길자(3), 2승을 올린 한세형(9)정영희(2) 이영신(10)박귀희(2) 등은 비교적 '약한' 파트너와 함께 성적을 낸 사례로 꼽힌다.


▲'우리 페어도 참 잘했어요~!' 공동3위 이철주 고정남 김길자 심우섭.(파트너가 서로 바뀌었네요~). 


페어바둑을 새로운 지평을 연 렉스필드배의 출전 팀은 32개 팀. 단, 페어 중 어느 한쪽이라도 압구정 멤버여야 한다는 조항이 따랐다.


압구정은 청룡· 백호· 현무조에서 각 20명 이상씩 리그전을 실시하고 있는데, 과거 압구정기원을 통해 기력을 연마해 온 프로와 아마강자 또 현재 레이디스리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시니어 동호인들이 대거 참가한 것.  


따라서 렉스필드배는 이들의 바둑활동을 격려하는 의미가 다분했다. 웅진 윤석금 회장도 “압구정에서 30년을 바둑을 즐기는 동안 이곳 사범들이나 동호인들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바둑을 참 열성적으로 대하는 사실을 늘 대견하게 생각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제(피셔)로 5분+20초로 진행했다. 덤은 호선일 경우 4집반이며, 1단 격차는 흑이 1집반의 덤을 제공하고, 2단차는 정선, 3단차 정선+덤 6집, 4단차 두 점, 5단차 두 점+6집…9단차 넉 점+6집을 기본으로 했다. 다만 바둑 룰 연구에 해박한 노근수 사범이 창안한 치수별 가중치를 일부 적용하였다.


제1회 렉스필드배는 강남구바둑협회 강남구체육회가 주최·주관하고 ㈜웅진(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후원하고 서울시바둑협회· 바둑일보· 바둑TV가 협력했다. 


1980년 창립한 웅진그룹은 웅진싱크빅의 교육, 렉스필드·웅진플레이도시의 ‘건설 레저, 웅진캐피탈의 금융 등 각 분야에서 건강한 기업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필드 위에 펼쳐진 궁전’ 렉스필드CC는경기 여주시 소재 명문 골프장. 






▲대회 개시 1시간 전. 예상치 않았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맘을 담은 선물 한아름과 함께. 앙증맞은 포장지 겉봉을 읽어보시면 누군지 알 수 있을테다. (3초 후) 안보이신다고?


▲바로 입단 3년차인 김은지(15)가 어머니와 함께 압구정기원에서 큰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끼어 축하사절이 되어준 것. 김은지는 여자프로 랭킹3위이며 지난해 12월 효림배, 난설헌배를 연속 석권했던 한국여자바둑의 기린아로 성장했다. 바로 그 김은지가 잊지 못할 어릴 적 인큐베이터가 압구정기원이었다. 


▲출전선수들이 아직 당도하기 전 장시영 압구정기원장 한윤용 단장과 반갑게 조우하며 다함께 '브이' 포즈.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무도 김은지에게 압구정 행사를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김은지는 바둑일보에 렉스필드배 예고기사를 본 후 자발적으로 엄마와 압구정행에 나섰다고. 그리고 김은지는 속속 입장하는 선수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사진촬영에 임하는 등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있으니 기자에게 사진 하나를 부탁하며 손에 든 봉투는 내려놓지 않는 박윤서. 김은지가 자신에게 준 선물이라나.


▲선수들이 속속 입장한다. 이재철 이수정. 이재철은 서울대OB기우회 출신으로 작년 노사초배 시니어부 4강에 올랐고 이수정은 전 남서울대 바둑문화콘텐츠학과 교수였고 기력은 7단으로 수준급. 


▲저쪽 한편에서는 이미 기보를 놓아보며 몸을 풀고 있다. 왼쪽부터 도은교 이영신 프로, 그리고 숙명여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나스타(러시아). 그런데 이들 3명은 모두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바로 나스타가 프로기사들의 영어선생님이라고. 


▲압구정 운영요원들의 수고하는 모습. 장혁구 노근수 김승민. 


▲대회 전날 준비 사진이다. 준비해 둘 물품이 많아서 몇 일을 고생했단다. 장시영 원장과 김승민 총무.


▲이곳에서 접수를 하고 팀 번호표를 배부받는다. 공교롭게 여자선수들만 나와있다. 


▲"바둑이 친구이듯 압구정 여러분도 나의 친구이자 동반자입니다." 렉스필드배 대회장인 오병훈 (주)루튼 회장은 원조 압구정 후원자. 또한  오회장은 (주)웅진 윤석금 회장의 30년 절친이기도 하다고. 


▲압구정기원이 서울시 강남구바둑협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위단체인 서울바둑협회 장학재 회장이 왕림하여 축사를 하고 있다. 축사가 끝난 후 장회장은 힘찬 '화이팅'을 외쳤다.


▲김은지 프로가 소개되며 인사말을 부탁하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공식 인사.


▲'쌍둥이' 미녀 선수 정연우 정지우의 개회식 집중 모습. 둘은 자매이며 언니 연우는 프로기사며 동생 지우는 압구정팀에서 다년간 내셔널을 뛴 바 있고 최근 방송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앞모습도 완전 닮은 꼴이네요~!(어제 사진)


▲'이때만 해도 분위기 짱인데...'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최강팀으로 평가받았던 김수영 신광승은 경기전 표정이 너무 좋았고 충분히 연승도 되어있었던 페어였다. 그러나..



▲정연우-한윤용. 최약체(?) 페어에게 뜻밖의 일격을 당하며 1승2패.


▲'뜻밖의' 페어 이선아-홍동환. 역시 1승2패.


▲나스타-우상혁. 러시아 나스타는 숙명여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며 압구정 귀염둥이 우상혁은 바둑도장 출신. . 


▲박대근-류승희. 박대근은 (주)웅진의 윤석금 회장과 같은 바둑 서클회원이며 사업가. 류승희는 인기최고의 바둑TV간판 캐스터.


▲김시옥-장부상. 김시옥은 유명한 쌈꾼이지민 페어바둑에서는 절간색시마냥 차분해서 그 역시 페어최적화된 선수. 파트너를 바꾸었지만 그래도 2승후 1패.


▲어제 모습. 원래 김시옥의 파트너인 김동섭이 대회 당일 바쁜 일이 있어 장부상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김동섭은 원 파트너에게 떠나는 날까지 스파링을 해주고 있다. ㅎ.


▲'세상에 이런 일이!' 압구정 최고의 페어조로 자타가 공인하는 김미애 채영석 페어가 엄마와 딸 사이인 이영신 박귀희 모자조에게 1집을 패해 또 우승은 물 건너갔다. 벽에 기대어 계가가 올바른지는 확인하는 권효진 프로 심판. 


▲개인 기력은 출중하나 호흡이 좀....김미애 채영석은 어제 그제도 계속 연습을 했다. 희한하게 시합만 안된다.


▲박승문 김경원. 


▲정연우 김을봉-방기자 최호철.


▲다들 친한 친구들끼리. 이정권 정애경-김말순 김종수. 


▲'어, 체인징 파트너?' 김성래-박승문-이정권 김종수. 이 사진은 오후시합이 끝나고 구경왔던 김성래 프로를 포함해서 절친들끼리 요즘 대세인 페어바둑을 두고 있다.


▲쌍쌍페어전에서 우승한 바 있던 장혁구 이현종(오른쪽).


▲조경진 오병훈(승)-신광승 김수영 양쪽 모두 우승후보의 격돌. 신광승 김수영조는-


▲이들은 페어바둑 연습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은 3일전으로 당시엔 맨왼쪽 선수가 조경진 대신 김민주로 들어가 있다. 


▲또 다른 우승후보 장용미 김일환의 낙마. 장용미는 압구정대회엔 첫 출전이지만 과거 A7에서 벌어진 시니어 남여페어대회에서 우승한 실력파. 그러나 사진에서 보듯 매우 근소한 격차로 아쉬운 패배. 


▲윤석금 도은교-장시영 이명숙.


▲'환한 웃음 그러나... '나스타 우상혁을 이기고 환하게 웃는 오창교 김민주. 이때만 해도 잘 나갔으나 윤영재권주리와의 대결에서 그만 시간패를 당하고 만다.


▲딸 이영신의 지도를 받는 엄마 박귀희.  2승을 수확했으니 지난 대회보다는 장족의 발전.


▲장족의 발전을 보인 케이스는 또 있다. 정영희-한세영 조는 약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2선승을 거두었다.  


▲3라운드경기를 마치고 대회는 종료되었다. 단, 3승팀 4개조만 저녁식사후 토너로 우승자를 가리며, 약속대로 2승자와 1승자에게 소정의 상품과 여비가 주어졌다. 사진은 건강식품과 화장품세트가 총 1600만원 상당을 (주)웅진에서 후원해주었다.(우와~!}


▲인근 한정식집에서 전 선수들이 맛난 식사를 하기 전 모습. 


▲4강전 심우섭 고정남-권주리 윤영재. 심판 권효진 프로는 오전부터 밤 1시까지 꼬박 서서 경기를 돌아보며 반칙유무에 대한 빠른 판단을 내려주었다. 


▲고정남 심우섭은 한창 복기를 하면서 계가 중. 


▲또 다른 4강전 김길자 이철주-조경진 오병훈 종국 장면. 양팀 표정을 보면 승패가 확연하다.


 ▲한양대OB기우회와 푸른돌기우회 소속 5단 고정남.


▲포항의 대표여성바둑인 3단 김길자는 4강까지 올라 기염을 토했다.


▲300만원 우승상금이 걸린 결승 윤영재 권주리-조경진 오병훈 경기가 점입가경으로 흐르자, '회장단'이 서서 끝날때까지 관전했다. 한윤용 압구정 단장, 윤석금 박대근 회장.


▲5단 윤영재는 한번 더 숙고하는 버릇이 들어버렸다며 페어바둑은 색다른 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 모습. 윤영재 권주리(우승) 윤석금 오병훈 오창교 조경진.


▲우승 축하합니다! 윤영재 권주리.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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