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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0-15 09:55:00
  • 수정 2020-10-15 11: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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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전국시도바둑 창설 주역 전무협의회 기명도 회장.


일 년 내내 코로나19가 화두다. 그로 인해 있던 대회도 제대로 유지하기도 버거운 시절에 또 하나의 옥동자 전국시도바둑리그(이하 시도리그)가 탄생했다.


지역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관리 육성하는 팀을 만드는 게 목표인 시도리그-. 대한바둑협회(이하 대바협)와 전국시도바둑협회 전무협의회(이하 전무협의회)의 피나는 노력으로 없던 대회를 드디어 제대로 빚어냈다. 


작년부터 ‘한다, 안 한다’로 말들이 많았던 시도리그에 관해 그 성격과 추진배경 그리고 스포츠바둑의 전반적인 포지션에 대해 시도리그 창설의 주역 기명도(69) 전국시도바둑협회 전무협의회 회장을 만나 두루두루 얘기를 들어보았다. 


기회장은 현재 내셔널리그 전남 단장을 맡고 있고 전남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명도(69) 이력
전국시도바둑협회 전무협의회 회장
전남바둑협회 전무이사
내셔널바둑리그 전남 단장
전국시도바둑협회 전무협의회 회장
전남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
전남바둑협회 창립추진위원
전남시군바둑협회 영암군 창립위원장
전남시군바둑협회 강진군·목포시 창립위원


▲있는 대회 하나 꾸리기도 힘들 시절에 전국을 누비며 시도리그 창설에 공을 들였던 기명도 회장은 인터뷰를 위해 전남 영암에서 새벽차를 타고 수서역에 도착했다.


먼저 전국시도바둑협회 전무협의회에 관한 소개
17개 광역시도 바둑협회 실무책임자들이 협회업무와 정보에 대한 공유하고 각 시도의 바둑발전방향에 대해 협조하자는 취지로 2011년 결성되었습니다. 각 시도 전무들이 조직 행정 회계문제 등을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협의체가 전무협의회입니다. 바로 이 전무협의회에서 시도리그가 주요 안건이었습니다.


시도리그의 창설의 주역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추진했으며 추진 배경은?

창설 주역은 가당치 않고, 대한바둑협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가장 컸고, 모든 전무님들이 시도리그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인식하고 있었고 저는 대표로서 진행만 도왔을 뿐입니다. 시도리그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2011년부터 제안해왔지만, 그때는 전국체전 진입이 난망한 상태여서 현실성이 떨어졌지요.


대신 2012년 대바협의 기획으로 내셔널리그가 만들어졌습니다. 내셔널리그는 당시 16개 광역지자체가 대상이었지만 참여가 저조하여 시군구지자체까지 확대했더니 7개 팀이 참가의사를 밝혔어요. 그 역시 수가 적다는 얘기가 많아서 기업팀 지역팀 가리지 말자고 하여 12개 팀으로 출발했습니다. 내셔널의 출발점은 실상은 시도리그였습니다.


내셔널리그도 잘 되고 있는 데 왜 굳이 시도리그를 해야 하냐는 일부 의견에 대해
팀이 많이 만들어질수록 단체나 선수에게는 유리하죠. 동일한 선수가 내셔널과 시도리그에 활동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그게 그거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두 리그는 전혀 다릅니다. 내셔널리그는 대한바둑협회에서 기업, 학원(도장),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제한 없이 팀을 결성하는 대회이고, 시도리그는 전국체전 출전선수를 대상으로 17개 지역협회에서 진행하는 지자체간 전국체전 대표 팀 간 대회입니다. 즉, 시도리그는 지역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관리 육성해야 하는 대상이죠.


‘내셔널리그를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며 시도리그에 대해 오해를 하는 분이 더러 있었지요. 시니어대표, 주니어대표, 선수협회 임원들과도 충분히 대화를 나누면서 시도리그의 본질을 이해하셨고 일부 오해도 다 해결되었습니다.


시도리그가 전국체전 대표 팀 간 리그라는 게 핵심이다. 그 외 부연하고 싶은 점은?
2014년 전국체전에 바둑이 종목으로 들어가면서 이에 대비한 시도대표팀이 필요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그러하지만 매년 전국체전 때만 부랴부랴 팀을 급조하기 때문에 좀 혼란하죠(웃음). 전국체전에 대비한 엘리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타 종목은 학교팀 실업팀 지자체팀 등 팀들이 많지만, 바둑은 팀 창단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즉, 바둑은 체전 정식종목이 되었지만 아직 종합배점이 충분하지 못하니까 여전히 하위단계인 일반종목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시도리그를 통해 선수 감독 코치도 정식 채용이 되어야 바둑계가 발전할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내셔널리그나 시도리그나 ‘윈 윈’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체육회의 대다수 경기 종목이 디비전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바둑도 디비전을 도입해야 합니다. 내셔널리그와 시도리그가 양대 디비전 체제의 모체가 될 수 있어요. 디비전이 장착이 되면 내셔널리그에 참가하지 못하는 시니어, 여자, 주니어 선수들도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전남은 모범적인 협회를 운영하고있는 지역이다. 전남바둑을 이끄는 삼총사. 전남협회 신철호 사무국장, 기명도 전무이사,이만구협회장.


그럼 시도리그가 실업팀(직장운동부)으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한 견해는?
시도리그가 출범하게 되면 체육회에서도 예산이 배정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시도리그가 출발해도 체육회에서는 꿈쩍도 안할 것이지만(웃음). 아까 말했듯, 전국체전의 배점이 바둑은 3600점으로 매우 적은 상황이라 지원근거가 약합니다. 5000점 가는데 2년 정도 걸립니다. 그러면 일반종목에서 관심종목으로 한 단계 승격이 되고 바둑의 몸값이 그만큼 오르게 되겠죠.


시도리그가 출범해도 2년 정도는 자체 예산으로 꾸려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연속성을 유지하고 3회부터는 시도체육회에다 예산이나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됩니다. 정례적으로 지원을 받게 되면 팀 창단의 욕구나 명분이 강해지기 마련이겠죠. 또한 체육회에서도 어느 팀에서 시도리그를 집중관리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유하게 되므로 그들 시도에서도 경쟁적으로 팀 관리에 들어가게 될 것이고, 그것은 곧 자자체 팀 창설의 촉매제가 될 수 있겠죠.


종합배점 5000점 이상 확보가 관건입니다. 바둑종목은 지역체육회에 지대한 관심이 되는 대상 종목입니다. 세부종목이 4개로(타 종목은 15~26개) 종합배점은 적지만 세부종목 획득 비율이 타 종목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즉, 바둑종목은 세부 1종목 당 금메달 240점으로 인기종목인 육상이나 수영 등 7~80점대 보다 3배가량 높아요. 그래서 바둑종목이 관심이 쏠리는 종목이란 겁니다. 지금은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기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머지않아 우리 바둑종목도 팀이 생기고 취업의 길이 열릴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17개시도 중 10개 시도에서 참여한다. 참가팀 수는 만족하는지, 그리고 설득과정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사료되는데….
17개시도 모두 공감은 하고 있었기에 굳이 설득할 필요는 없었어요. 문제는 예산인데, 체육회 예산을 받는 과정에서 시도리그 참가비를 요청할 근거가 없고, 자체 예산으로는 여유가 있는 곳도 드물어서 출전 자체가 불투명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10개 시도에서 십시일반으로 출전한 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선수나 팬 여러분들도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헤아려 주셔서, 풍족하진 못하지만 시도리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약간씩 양보한다는 맘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결국은 바둑계의 파이를 키우는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니까요.


끝으로 설명이 미진한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국체전에서 바둑이 정식종목이 된 지도 오래 되었기 때문에 시도리그는 지금 당장 출범해도 빠른 것이 아닙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빨리 서둘러야 합니다. 시도리그가 출발하게 되면 대바협과 협의하여 대바협과 전무협의회 명의로 각 시도체육회에다 공문부터 보낼 겁니다. 시도리그가 공식 출범했고, 해당 지역 전국체전 대표 팀에 관해 관심과 지원 및 유연한 관계를 제안부터 할 겁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재목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선수들은 정당한 대우, 정당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도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시도리그는 바둑계의 근간이 되는 선수와 팬을 위한 겁니다. 그들에게 소속감을 갖게 하고 팬(관중)도 소속감이 있어야 응원하는 맛이 있지 않겠습니까. 한국체육이 100년이 넘었지만 바둑은 이제 7년째입니다. 시도리그는 첫발이지만 꽤 의미 있는 출발이라 생각합니다. 시작이 99%입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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