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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25 00:32:23
  • 수정 2019-02-25 00: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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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본진석도장 조완규 프로의 입단축하연이 경기도 군포에서 24일 조촐하게 거행되었다. 사진은 조완규의 오늘을 위해 후원을 아끼지 않은 군포의 바둑인들. 전영규 사범, 엄마 김보경, 아빠 조욱현, 조완규, 이철두 전 경기도 교육장, 김승준 프로의 부친 김동호, 유규상 목사, 성기정 원장.

 

이제 8강이다. 8명 중 5명이 입단하게 되었으니 거의 다 왔다. 그러나 8강전 더블일리미네이션을 시작하자마자 1승2패로 탈락위기. 2승자, 2승1패자는 이미 입단했고, 이제 남은 티켓은 1장.

 

1월28일 벼랑끝 승부에서 운명처럼 입단의 기쁨을 맛본다. 초등4학년 때인 10살 언저리에 단수부터 배운 조완규(17)은 불과 7년 만에 어엿한 프로가 되었다.

 

일반입단대회 마지막 관문을 극적으로 통과한 조완규의 입단축하연이 24일 군포시 예술문화회관 내 플로레스에서 하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졸하게 열렸다.

 

이철두 전 경기도교육위원회 의장, 김경은 프로의 부친 김태호, 사범이자 선배인 진승재. 그리고 사회를 본 원생 최민서의 부친.

 

300여 프로기사 시대를 맞아 입단의 애틋함이 과거 같지는 않다. 그러나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처럼 난산의 과정임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솔직히 늦게 시작해서 안 될 줄 알았다. 도장에서는 형인데도 동생들보다 바둑도 약하다며 놀림도 많이 받았는데, 그것을 다 이겨내고….  우연히 도장에 들러, 한손으로는 기보를 놓고 또 한손으로는 밥을 먹던 완규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진석도장의 오랜 선배이자 내셔널강자인 진승재의 말이다.

 

초등4학년 입문 이후 일취월장했다. 2012년 한바연 5조에 올랐고 이듬해 최강조까지 올랐다. 6학년때인가 조완규의 맘 한구석엔 프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앉았고, 그 이후부터는 누구도 그의 향학열을 꺾을 수 없었다.

 

▲ 군포에서 22년동안 기재들은 지도한 진석바둑도장 성기정 원장.성원장은 "완규는 많이 늦은 10살때 단수를 알았지만 한시도 도장을 떠난 적이 없는 성실한 기재였다"고 회고.

 

"입단하려면 다들 서울로 가야했습니다. 그러나 진석도장에 오면 전영규 사범이 있고, 원생들 건강 생각한다고 인공조미료도 넣지 않는 사모가 있고, 대가없이 정성껏 지도해주는 안재성 진승재 사범이 있습니다. 이제 입단하려거든 진석도장으로 찾아와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겠습니다.”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진석바둑도장. 바둑의 한 길로 22년째 매진하고 있는 성기정 원장은 애초 바둑학원에서 바둑도장으로 변신한 지는 10년 남짓. 기재를 키워놓으면 서울의 타 도장으로 옮겨가버리는 통에 맘고생을 한 지도 역시 10년 남짓. 이제 아이들과 생이별을 하지 않으려고 직접 도장을 경영하게 된 이후 오병우 조완규 등 두 명의 프로를 배출하기에 이른다.

 

적다면 적은 인원이지만, 경기도권내 도장에서 프로를 배출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바둑만큼 서울 집중적인 종목이 또 있을까 싶다. 유명 바둑도장은 전부 다 서울에 있으며, 최근 지역도장이 간혹 있지만 지역연구생들의 터전일 뿐이다. 따라서 서울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서울 위성도시들은 지역연구생도 못되며 서울 대형 도장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것.

 

이러한 난관 속에서, 단수부터 배워서 프로에 이른 ‘군포의 아들’ 조완규가 더욱 대견해보인다. 부디 군포를 넘어 한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성장하는 기재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 조완규 부모님의 인사말씀. "언제오려나 했는데 봄이 오듯 그날이 오긴 왔습니다. 최단기 속성으로 키워주신 성기정 원장님을 만난 건 큰 행운이었고, 사모님과 전영규, 김형우 안재성 진승재 이진우 박지웅 이현준 신윤호 최홍윤 사범님 등등 너무 고맙습니다. 이제 조그만 날개를 단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큰 새가 되길 바랍니다.

 

▲ "조완규 군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바둑인이 되길 바라며 건배!"

 

▲ 산본진석도장의 전현직 사범들이 모두 모였다. 사진 맨 오른쪽은 이희성 프로의 모친.

 

▲ 오병우 프로(맞은편 가운데)의 가족테이블. 산본진석의 첫번째 입단자가 바로 오병우.

 

▲ 성원장과 30년간 함께한 샛별탁구동호회 최병년 선생은 조완규에게 영시를 읊어주며 덕담.

 

▲ 신정희 사모는 "완규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는 걸 잘 안다. 나의 맘을 담아서 황금열쇠를 선물했다. 후배들도 좋은 인재로 자라나길 바란다."

 

▲ 2년전 첫 입단자를 배출하고 나서 눈물을 왈칵 쏱았다는 전영규 사범은 조완규의 스승이다. "입단결정국을 둘 때 잠시 '이 자리에 또 서겠구나'하고 생각했다. 대국날 아침 완규가 상대의 기보를 인공지능으로 공부했는데, 마침 그 수법이 실전에 나타나서 운이 따르는 것을 느꼈다"고 술회.

 

▲ 조완규의 답사. "최근에 느낀 점은 바둑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장의 후배친구들도 스트레스 덜 받고 공부했으면 좋겠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도 건강했으면 좋겠다."

 

▲ '형! 축하해~! ' 도장의 후배들이 축하선물을 연이어 전달하며 훈훈한 장면 연출.

 

▲ 군포시바둑협회 황은영 이사, 조완규, 임병만 사무국장.

 

▲ 조완규의 가족들. 왼쪽 두번째는 할머니, 오른쪽 두 명은 조완규의 형들.

 

▲ 산본진석 성기정 원장과 신정희 사모.

 

▲ 프로 조완규의 오늘을 있게 한 전현직 사범들과 함께. 박지웅, 신현호, 이현준, 오병우, 조완규, 전영규, 김형우, 최홍윤, 이진우.

 

▲ "나도 완규형처럼 될래요~!" 산본진석도장 후배들과 함께.

 

▲ 엄마 김보경과 아빠 조욱현 씨가 장한 아들 조완규와 함께.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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