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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02 08: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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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바둑의 투톱으로 뿌리를 내린 박정환(오른쪽)과 신진서가 지난주 제1회 천부배 B조 결승전 직후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한국바둑이 박정환(25)·신진서(18)의 쌍두마차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랭킹1·2위의 황금 조합답게 둘의 국제 무대 활약은 압도적이다. 지난주 벌어진 제1회 천부배서 두 기사는 본선 B조 1·2위를 기록, 올 연말 벌어질 최종 4강 토너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이 올해 국제 대회 4강권에서 중국과 대등하게 맞선 것은 천부배가 유일하다.

 

박정환은 1일 대전에서 벌어진 제23회 삼성화재배 16강전서 중국 셰얼하오에게 패해 탈락했지만 세계1위(고레이팅)의 위엄은 여전하다. 12회 춘란배 및 23회 LG배(이상 8강), 1회 천부배(4강) 등 현재 진행 중인 3개 메이저 기전서 다음 라운드를 기다리는 중이다. 연초 쟁취한 몽백합배를 포함해 내년 초까지 최다 4관왕 가시권에 들어서 있다.

 

박정환은 후지쓰배(11년), LG배(15년)에 이어 올해 초 몽백합배까지 총 세 번 메이저 정복을 이뤄냈다. 삼성화재배의 충격적 탈락에도 중국 바둑계가 가장 경계하는 기사는 역시 박정환이다. 58개월 연속 한국 1위를 달리며 연간 최고 수입 기록 14억1070만원(2014년 이세돌) 경신을 바라보는 기세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엔 신진서를 향한 시선도 급격히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기사가 4강을 장악한 바이링배서 유일한 한국대표인 신진서는 내년 초 구쯔하오와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1일 벌어진 삼성화재배에선 중국 신예 리샹위(중국 88위)를 가볍게 제치고 8강 대열에 안착했다(오늘 중국1위 커제와 대결한다.) 천부배를 포함해 현재 생존한 메이저 대회가 3개다. LG배(16강)와 춘란배(24강) 탈락을 메우고도 남는다.

 

신진서는 메이저 4강 네 차례(21회 LG배·3회 바이링배·4회 바이링배·1회 천부배)가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었지만 올 들어 바둑이 더 끈적해지고 실수도 크게 줄었다는 평을 듣는다. 국내외 무대서 18연승을 내달린 것이 그 증거. 지난해 20세 이하 세계대회인 글로비스배를 제패하더니, 최근엔 탕웨이싱(잉씨배)·당이페이(LG배) 등 전·현직 메이저 챔프들을 펑펑 메다꽂을 만큼 물이 올랐다.

 

한국 바둑에는 중국세가 가장 큰 장애물인데, 이 점에선 신진서의 활약이 박정환보다 더 돋보인다. 올해 그의 중국 기사 상대 전적은 18승6패로 승률 75%에 달한다. 갑조리그만 따지면 8승1패. 박정환의 올해 대중국기사  전적은 10승8패. 갑조리그(2승 6패) 부진으로 승률을 다소 까먹었다.

 

현재 고레이팅 순위는 박정환과 신진서가 1·3위, 중국 미위팅과 커제가 2·4위에 올라 있다. 한국바둑은 전통적으로 최고 정병(精兵) 2명으로 버티며 중국의 인해전술을 뚫고 세계를 지배해 왔다. 조훈현과 이창호, 이창호와 이세돌, 이세돌과 박정환 투톱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박정환·신진서'가 펼쳐갈 동반 레이스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10월2일자 조선일보 이홍렬 기자가 쓴 <<<한국 바둑, 박정환·신진서 쌍두체제 진입>>>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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