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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20 16:38:28
  • 수정 2018-09-20 19: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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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봉수-조민수.

 

“이런 판을 진다면 이길 판이 없다!”(온라인으로 관전하던 어느 팬)

 

노회한 승부사 서봉수가 열혈 아마최강 조민수에게 또 승리했다.

 

20일 오후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서봉수vs조민수 프로암 치수고치기 3번기 제2국에서 서봉수는 315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조민수에게 백9집반승을 거두며 엊그제 1국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조민수로서는 굉장히 잘 둔 바둑이었고 이길 수밖에 없었던 바둑이었음에도 결국 패배, 아쉬움은 극에 달했다. 끝나자마자 계가를 다 마치기도 전에 반상의 돌을 쓸어 담는 것이나, 인터뷰를 위해 잠시 대국장에 앉아 있어달라고 부탁하는 PD가 말을 붙이기도 미안한, 그런 '싸~ 한' 분위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조민수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를 청하는 진행자에게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말해 더 이상 물어볼 수도 없게 만들었다. TV를 보았던 모든 이들은 이해할 만했다.

 

▲ 흔들리고 기어코 승리를 낚아 챈 서봉수!

 

1패를 당해 오늘마저 진다면 2패를 당하는 위기에 몰렸던 조민수는 확실히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좌상귀 접전에서 서봉수의 실착을 제대로 응징하며 우세를 확립한 조민수의 질래야 질 수 없는 바둑이었다. 유리함을 확인한 후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더욱 강하게 두는 그야말로 조민수다운 바둑을 구사했다.

 

그러나 그가 우려했듯이 서봉수는 승부가 강한 사람이었다. 서봉수는 예의 침착함으로 끝까지 반면을 흔들어대며 승기를 잡기 위해 필살의 추격전을 전개했다. 그러자 결국 조민수도 프로의 냉정함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우변 백을 잡았지만, 응수를 잘못하는 틈을 타서 패를 만들었고, 그 패로 인해 승부는 거짓말처럼 뒤집어진 것.

 

K바둑 생방송을 진행한 윤현석 프로는 “처절한 승부였다. 1국에서 자신의 바둑을 두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듯 2국은 조민수다운 바둑을 선보였으나, 결국 서봉수의 승부가 더 강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고 총평했다.

 

▲ 조민수는 수도 없이 이기는 길이 있었다. 그 중 한가지. 흑1로 중앙을 살려고 단수를 콜았던 것이 빨랐다. 백2로 되단수를 몰아서 역전의 시발이 되었기 때문. 흑A로 부터 환격으로 처리한 후 흑1로 두어야 했다.

 

서봉수-조민수 프로암치수고치기3번기는 이로써 서봉수가 2연승으로 이미 서봉수의 승리로 확정되었다. 다만 최종국도 치수가 걸려있어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 예정된 셈. 다음 최종국은 22일 오후2시 조민수의 정선+6집반 치수로 개시된다.

 

생중계로 실시되는 이번 매치는 추석 연휴인 24일(월) 오전11시부터 세 편이 연속으로 방송되고, 25일(화) 저녁8시부터 역시 세 편 연속 재방송된다.

 

서봉수-조민수 대결은 1승당 1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30분에 40초 초읽기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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