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9-15 17:36:55
기사수정

▲ 용성전 초대 챔프를 놓고 자웅을 겨룰 강동윤-김지석.

 

“절친이지만 양보할 생각은 없다.”(김지석)
“오랜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강동윤)

 

영락없이 닮은 꼴이다. 프로 입문 이전부턴 천재 소년들로 통했고 반상(盤上)에선 이미 소문난 싸움꾼으로 유명하다. 곱상한 외모 또한 판박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의 뜨거운 승부욕은 기본이다. 동갑내기 라이벌인 김지석(29)과 강동윤(29)이 초대 챔피언 최종국을 앞두고 던진 출사표 역시 비장하긴 마찬가지였다.


김지석과 강동윤이 결국 ‘제1기 용성전’(우승상금 3000만원) 우승컵을 놓고 외나무 다리 끝까지 왔다. 3전2선승제(3번기)의 용성전 2국까지 진행된 두 기사 전적은 1승1패로, 17일 마지막 대국을 남겨 놓고 있다. 용성전은 난형난제인 이들의 첫 타이틀 맞대결이다.


일단, 외형적인 성적표에선 김지석이 강동윤에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우선, 상대전적에서 김지석이 강동윤에게 16승13패로 우위에 있다. 올해 현재까지 다승 부문에서도 46승18패(승률 72%)의 김지석이 8위를, 41승1무18패(70%)의 강동윤은 10위에 각각 마크됐다. 국내랭킹 역시 3위인 김지석이 8위인 강동윤보다 5계단 높다.


하지만 두 선수가 ‘용호상박’이란 데 바둑계 이견은 없다. 상대방에 대한 분석도 이미 끝났다. 김지석은 “불리한 상황에서 강동윤의 버티기는 프로바둑기사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며 “강동윤을 상대로 바둑 한 판 이기는 데 들어가는 힘은 다른 기사들에 비해 몇 배나 더 든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동윤도 “전투가 벌어졌을 때 김지석의 수읽기 능력은 여간 해선 따라잡기 힘들다”며 “내가 배워야 될 부분이다”고 치켜세웠다. 물론 바늘구멍 같은 빈틈 또한 파악된 상태다.

 

김지석은 “강동윤은 약점을 찾기는 어렵다”면서도 “유리한 국면에서조차 지나치게 비관하면서 무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비책을 소개했다. 강동윤 역시 “김지석은 너무 강한 상대”라면서도 “굳이 약점을 찾는다면 초반 포석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천기를 누설했다.

 

▲ 강동윤(왼쪽)이 지난 1일 한국기원에서 열렸던 용성전 결승2국에서 승리한 직후, 김지석과 함께 방청객들에게 공개 복기를 진행하고 있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야 할 이유도 분명하게 제시했다. 김지석은 “다음 주에 첫 딸이 태어난다”며 “아이에게 이번 대회 우승컵을 선물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반해 강동윤은 “대회 우승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여기까지 어렵게 올라온 만큼, 반드시 타이틀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두 선수의 공식기전 우승기록을 살펴보면 김지석은 올해 2월 열렸던 ‘JTBC배 챌린지매치 1차 대회’에 이어 5월 벌어졌던 ‘제30회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반면 강동윤은 지난 2016년 LG배 획득 이후 우승 기록이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백중세를 예상하면서도 전망에선 온도 차이가 났다. 바둑TV에서 두 선수의 용성전 1,2차전을 중계한 이희성(36) 해설위원은 “이미 세계대회 우승을 경험한 김지석과 강동윤의 실력 차이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결국,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데 우승에 대한 집념이 더 강한 강동윤이 미세하게나마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현 국가대표 코치인 홍민표(34)는 “두 선수의 대국 결과를 예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표면적인 전력상 앞선 김지석이 51대49 정도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한편 일본 바둑장기채널에서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한 ‘제1기 용성전’은 시간누적(피셔)방식으로, 제한시간은 각자 20분에 추가시간은 20초씩 주어진다. 국내 용성전 챔피언에겐 현재 진행 중인 일본과 중국 용성전 우승자들과 맞붙을 통합 타이틀전 출전권도 부여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9월15일자 한국일보 허재경 기자 가 쓴 <<<김지석 vs 강동윤 ‘벼랑 끝 승부’… 용성전 우승 향방은 >>>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96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