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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14 11: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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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결혼해요." 중견 프로 김대용 6단과 김수진 5단이 결혼 계획을 발표, '기사 부부 클럽'에 또 한 쌍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대용·김수진 제공

 

또 한 쌍의 프로기사 커플이 탄생한다. 중견기사 김대용(33) 6단과 김수진(31) 5단이 오는 10월 1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뮤지엄 웨딩홀서 화촉을 밝힐 예정. "오는 11월 백년가약" 계획을 먼저 발표했던 이영구·오정아 커플보다 한 달 빠르다. 잠시 조용했던 '부부 기사 클럽'도 활력을 되찾을 조짐이다.

 

김·김 커플과 이·오 커플은 김영삼·현미진, 이상훈·하호정, 최철한·윤지희, 박병규·김은선, 윤재웅·김세실, 김진훈·김혜림 커플에 이어 7호, 8호에 해당한다. 나카네 9단과 결혼 후 일본서 활동 중인 김현정 4단, 중국 웨량 6단과 맺어진 권효진 6단을 포함하면 열 쌍의 프로 기사 부부가 배출됐다. 다른 직업 분야에 비해 꽤 높은 비율이다.

 

중국도 창하오·장쉔, 차오다위안·양후이, 류싱·왕천싱 등 10여 쌍의 바둑 커플이 활동 중이다. 세계 최강 커플로 통했던 장주주·루이나이웨이는 바둑과 사랑을 위해 숱한 장애물을 함께 넘은 뒷얘기로 유명하다. 일본에도 장쉬·고바야시 이즈미 등 바둑 커플이 즐비하다. 반세기를 함께 해로한 최고령 스기우치 9단 부부는 전설이 됐다.

 

바둑 특성상 어린 시절부터 한 도장에서 함께 수업하다 정이 들어 결혼에 이른 경우가 많다. 좁은 바둑계에서 대부분 10년 넘게 보아온 사이다. 국내 프로 커플 1호인 김영삼 9단은 "입단과 타이틀 등 관심사와 목표가 비슷하다 보니 커플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패했을 때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방법도 같은 승부사가 훨씬 잘 안다. 최철한은 2007년 무렵 극심한 슬럼프에서 회복한 뒤 "아내(윤지희 2단)의 보살핌 덕분"이라고 털어놓아 화제가 됐었다. '술독에 빠진 천재'로 불리던 중국 뤄시허 9단의 2006년 삼성화재배 우승 비결도 마찬가지. 1년 전 결혼한 아내 양야디 2단의 "술 끊고 당신 재주를 꽃피워보자"는 간절한 호소가 결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같은 세계서 살아와 최고의 협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기사 커플의 장점이다. 박병규 9단과 김은선 5단 부부는 경영자와 사범으로 장수영도장을 함께 이끌고 있다. 또 박정상 9단과 김여원 아마7단은 TV 해설계 최고의 명콤비로 자리 잡았다. 바둑계에선 프로·아마 커플도 프로·프로 커플 못지않은 시너지 효과를 누린다. 이창호·원성진·고근태와 각각 결혼한 이도윤·이소용·김희수는 모두 준프로급 실력으로 부부가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프로 커플 2호' 하호정 4단은 "미혼 기사 상당수가 자신의 반려로 같은 바둑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앞으로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둑계는 바둑인 커플 증가에 대해 저변 확대, 화제 제공, 우수한 2세 출산 확률 등 여러 면에서 바람직한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8월14일자 조선일보 이홍렬 기자가 쓴 <<<꼬리무는 棋士 부부… 10번째 커플 탄생>>>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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