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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11 12:26:03
  • 수정 2018-08-12 00: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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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리그 신생팀 답지 않은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중인 광주무돌 오배령(47) 감독.

 

서울 경기에 아무래도 많은 팀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겠지만, 지방에서는 내셔널팀을 하나 만든다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지금도 많은 지자체가 팀 구성을 미루고 있는 현실임을 감안하면, 그나마 강원 충남(아산) 광주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팀을 구성하여 현재까지 잘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갸륵함이 생겨난다.

 

내셔널리그 광주투어(11,12일) 취재를 위해 어제(10일) 빛고을로 내려왔다. 이번 투어의 호스트이자 '젊은 감독' 광주무돌 오배령 감독과 반갑게 조우했다. 태산만한 덩치에 맘 좋은 복덕방 아저씨같은 오감독과 신생 광주무돌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

 

광주무돌은 2012년과 2014년 내셔널 초창기에 활약하다 4시즌 만에 재 합류했으니 완전 초보 팀은 아니다. 강구홍 문국현 김세현 이용만 정지우 문병권 김지은 등 7명의 선수로 구성된 광주무돌. 현재 7승4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서울KIBA 충북 다음으로 매직리그 팀 스탠딩 3위를 달리고 있다. 6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광주무돌은 탄탄한 팀워크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매유 유력한 상황.

 

▲ 광주 화랑바둑학원에서 광주무돌 오배령 감독이 바둑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다.

 

먼저 자신을 짤막하게 소개한다면
이곳에서 나고 자란 뼈 속까지 광주바둑인이다. 전남대 바둑동아리 오로회 91학번이다. 학교 졸업하고 줄곧 바둑학원에서 제자들과 씨름하고 있다. 김지석 류동완 류민형의 어린 시절 지도를 했다. 전북아시아펜스 양창연 선수와는 동갑친구다.

 

광주무돌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잘 풀리는 이유라면

유력은 아니고 경계선상에 있다고 본다. 한 경기만 삐끗하면 흐름이란 게 있기 때문에 어찌 될지 모른다. 처음 1,2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 지금까지 좋은 흐름으로 이어진 거라고 본다. 첫 경기에서 종합1위 팀 서울압구정을 이겼는데, 만약 지금 다시 한다며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싶다. 아직 정비가 덜된 상황에서 덕을 본 것이니. 그 다음 순천만국가정원을 만나 수월하게 2승을 챙겼다. 대진운도 비교적 좋았다.

 

당초 예상한 순위는

드림리그 매직리그 조가 갈렸을 때 솔직히 조 6위쯤된다고 보았다. 지금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반반이라고 본다. 여전히 우리가 확실히 이길 수 있는 팀은 2~3개 뿐이다. 다만 팀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단단해진다는 느낌은 있다.

 

돌이켜보면 아쉬웠던 판도 있을 듯하다
5라운드 서울KIBA전이다. 리그는 길기 때문에 질 팀에게는 잘 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서울KIBA에겐 시작부터 기대를 반쯤 접었었는데, 의외로(?) 2-3으로 분패했다. 전력을 다 쏱ㅅ한 것을 지금도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선수들의 저력을 자각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또 지난 번 울산금아건설에게 패한 것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우리가 방심할 여유가 있는 팀도 아니었고, 원하는 대로 오더가 짜졌는데도 패했다. 두 번의 아픔으로 얻은 것은 팀으로서는 강팀 약팀을 구별한다는 게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다.

 

▲ '광주바둑을 책임지겠습니다!' 광주바둑 지킴이 광주무돌 오배령 감독과 정찬근 광주바둑협회 전무가 포즈를 취했다.

 

광주투어가 시작된다. 내셔널에는 ‘홈팀괴담’이 존재하는데 부담은 없나
투어를 홈으로 초대하면 홈팀 성적이 폭락한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이번 광주에서부터 그러한 속설은 깨지길 바라고(웃음), 중요한 시기임으로 대구덕영과의  첫 경기에만 충실하려고 한다.

 

언제부터 팀 창단을 계획했나
작년 10월부터 팀 창단을 계획했고 그 때부터 선수 영입에 나섰다. 기존 팀에 좋은 선수들이 묶여 있어서 연구생에서 갓 나온 선수 위주로 짰다. 여자선수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했다. 과거 광주무돌은 조은진 김은옥 등 쟁쟁한 여자선수들이 있었지만 성적이 별로였다. (정)지우를 확보한 것에 만족한다.

 

신생팀답지 않게 잘 짜진 느낌이 들고 특유의 끈끈함이 느껴진다
광주 출신은 문병권선수 뿐이지만 과거부터 손발을 맞췄던 팀이란 소리를 듣는다. 전국체전을 염두에 두고 팀을 창단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원팀이라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가지게 하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은 전국대회에서 큰 입상을 한 적이 없다. 연구생에서 갓 나온 친구들이 팀의 절반인 3명이나 된다. 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선수를 편하게 한다는 정도일 것이다.

 

▲ 내셔널리그 전남-광주무돌 경기 모습.

‘광주무돌’이란 팀명이 개인적으로는 참 맘에 든다
'무돌'이 짱돌이라고 하는 분이 있더라(웃음).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 돌이란 뜻으로 애향심을 자극하는 좋은 팀명이라 생각한다. 광주바둑협회 이사였던 김춘섭 중앙대 국문과 교수가 작명해주셨다. 아마 1회 대회부터 썼던 것으로 안다.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특히 고마운 선수가 있다면
만약 내셔널만을 뛴다면 강한 5명의 선수로 팀을 구성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우리 팀은 7명의 선수가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2명은 후보선수가 될 수밖에 없다. 누구든지 시합에 나가고 싶지 않겠는가. 당연히 선수가 양보를 안 한다면 감독의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 있다. 맏형 (문)병권이가 ‘저는 기본 판수 5판만 둘게요. 공부하는 얘들 두게 하세요’라고 먼저 말을 해주었을 때 참 고마웠다. 또 (김)지은이가 팀원들을 한 데 뭉치는 리더역할을 해준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면 가장 먼저 떠오는 사람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팀을 만들어준 광주시 분들이다. 전남 신철호 감독님도 많이 생각날 것 같다. 팀 운영과 선수를 대하는 조언과 노하우를 알려주 분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목표는?

오늘 벌어지는 대구덕영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대구도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본다. 만약 이 경기는 이기면 포스트시즌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진짜 아직은 걱정을 덜 때가 아니다. 많은 응원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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