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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09 11:03:58
  • 수정 2018-07-09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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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배에서 깜짝 우승한 송재환.

 

작년 2017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학생바둑대회가 열렸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총집합하여 자웅을 겨루는, 학생들에게는 장관상이 주어지는 가장 권위 있는 대회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다.

 

통상 초등부에 가장 관심이 모이고 가장 관심이 덜한 쪽은 대학생부다. 일단 프로가 될 꿈은 어느 정도 접은 학생들일 것이며, 그렇다손 치더라고 명지대 바둑학과생들이 거의 휩쓸기에 관심도가 덜하다. 아무래도 바둑을 전공하겠다는 학생들이 대거 명지대에 몰리기 때문에 편중현상이 나타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작년 그 대회 대학생부 4강에 명지대생이 3명이나 들었다. 그런데 영광의 우승은 '의외로' 타 학교 학생이 차지했다. 명지대의 간판 이용빈 오민규 이준석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이는 연세대 2학년 송재환(21)이었다.

 

어제(8일) 인천시장배 취재 때문에 경남 창원에서 벌어진 3·15의거배 전국아마대회를 현장에 갈 수없었던 기자는 취재차 현장에 있던 바둑TV 취재팀에게 송재환이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쟁쟁한 프로급 내셔널리그 선수도 즐비할 것인데, 그들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든 ‘무명’이 우승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송재환이 누구지? 아마강자그룹에 속하는 사람 중에 내가 모르는 사람도 있었나? (5초 후)그런데 이름이 많이 익숙하긴 해.”

 

▲ 최종결승 송재환-양창연.

송재환이라…. 바둑밥을 먹고 사는 기자에겐 수많은 어린 강호들이 스쳐갔지만, 그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난다면 그는 분명 성적을 냈던 친구다. 다짜고짜 전화를 넣었다.

 

“혹시 진재호(기자 이름) 알아요?”

 

“얼굴은 기억이 나질 않는데 아마도 어릴 때 많이 봤을 겁니다(웃음). 제가 한화생명배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기자님이 이름이 익숙할 거예요. 그 후 연구생 3조까지 했거든요. 그러다가 공부로 돌아서 연세대 철학과를 들어갔고 지금은 2학년 휴학 중입니다.”

 

자기주장이 분명한 청년의 또록또록한 목소리는 기자의 기억을 완전히 복원시켜 주었다. 한 10년 전 쯤 되었을까. ‘제2의 이창호’라는 호칭을 받았던 바둑꿈나무 출신이다. 당시 한화생명배 결승에서 지금은 어엿한 한국바둑의 간판으로 우뚝 선 변상일을 이기고 어린이 최고수에 올랐었다.

 

“(송)재환이는 퍼펙트하죠. 마치 이창호 국수처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세나 성격도 훌륭합니다.” 그때 그를 지도하던 유명한 지도자 김항 원장님의 송재환 칭찬을 옮겨 보았다. 그의 말 중에 '공부를 잘한다'는 얘기에 방점이 찍힌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공부'가 바둑공부만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창원엔 친구를 만나러 겸사겸사 참가했던 겁니다. 지금도 취미로서 바둑을 계속 두고 있고 기우회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아마대회에 자주 나가고 싶어요. 이번 우승은 많은 아마고수들이 빠진 가운데에서 정말 천운이 따른 것 같아요.”

 

▲ 시상식 장면. 우승자 송재환, 시상을 맡은 사)3·15의거 기념사업회장 김장희, 준우승자 양창연.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에 반발하여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4.19혁명의 계기가 된 3·15의거.

 

그 3·15의거 58주년을 맞아 제14회 3·15의거 전국아마바둑대회가 8일 마산 용마고체육관에서 (사)3·15의거 기념사업회(회장 김장희)주최, 창원시바둑협회 주관으로 열렸다.

 

전국부는 아마최강부 여성단체부가 있고 경남부는 직장단체부, 시니어부, 경남학생부 등 모두 11개 부문에서 자웅을 겨루었다.

 

전국아마최강부는 윤남기 신동목 박수창 온승훈 등 주니어강자 27명과 이학용 박강수 신영철 박성균 하형수 최호수 권병훈 등 부산 대구 전주에서 모인 시니어+여성 23명 등 총 50명 출전했다.

 

송재환은 예선에서 김정민 김장수를 꺾은 다음 박재동 윤남기 박수창 등 전 현직 내셔널리거를 잇따라 꺾고 주니어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서 동향의 권병훈을 꺾고 시니어부 우승을 차지한 양창연을 이기며 최종 우승자로 결정되었다. (각부 입상자들은 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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