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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07 09: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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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호반건설의 김혜민이 서귀포 칠십리의 조승아에게 선승을 거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그 결과 2:1로 경기 호반건설이 승리했다.


14라운드에서 갈 길 바쁜 인제 하늘내린의 발목을 잡은 경기 호반건설이 이번에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서귀포 칠십리의 목덜미를 잡았다. 6일 벌어진 15라운드 4경기에서 경기 호반건설은 서귀포 칠십리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4승째를 거뒀다. 그 4승은 인제 하늘내린과 서귀포 칠십리에 각 2승씩을 거둔 것, 역으로 설명하면 인제 하늘내린과 서귀포 칠십리는 경기 호반건설에게 잡힌 탓에 올 시즌을 힘들게 보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서귀포 칠십리는 4승 5패에서 내리 4연패를 당하며, 4승 9패가 돼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산술적으로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경쟁 상대인 포항 포스코켐텍과 인제 하늘내린이 8승에 도달하지 못하면 개인승수의 다소를 통해 5위가 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숫자상으로만 가능한 이론이 될 확률이 높다.


▲ 15라운드 4경기 결과


 속기판 2국은 서귀포 칠십리 조승아와 경기 호반건설 김혜민의 대결. 2주전 대 주장의 대결이므로 김혜민이 우세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2017 시즌에서 상대팀 주장에게 종종 승리했던 경력이 있었기에 서귀포 칠십리는 이 바둑에 큰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포석은 흑이 좋았다. 그런데 중반 전략을 짤 때 곳곳에 있는 백의 곤마에 대해 전면 공격과 공격을 통한 이득을 갈등하는 사이에 실리에서 뒤처지고 말았다. 적당히 위협하면 보강해서 살 줄 알았는데, 김혜민이 손을 빼고 과감히 큰 곳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우변 백 대마를 차단해서 공격했지만, 단곤마의 수습은 어렵지 않아서 때늦은 선택이었다.


▲ 김혜민은 최근 강한 완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형 바둑을 많이 선보였는데, 이 바둑에서는 선 실리 후 타개, 즉 수습을 통해 이기는 바둑을 보여줬다. 170수 끝, 백불계승.


승부판으로 보였던 속기판 2국은 패했어도, 서귀포 칠십리는 내심 장고판 1국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후보 김수진이 문도원에게 상대 전적 2승 1패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대국에서 그 동안 1승 5패로 저조했던 문도원이 힘을 내서 시종일관 우세를 잃지 않았다. 서로간에 자잘한 실수를 교환하는 동안 문도원은 몇 군데의 보가와 함께 우변에 커다란 흑집을 만들어서 승리를 굳혔다.


▲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던 김수진이지만 팀을 위한 중요한 승부라는 사실이 어깨를 굳게 만들었다. 반면 문도원은 모처럼 정관장 7연승 하던 때와 같이 좋은 바둑으로 완승을 거뒀다. 219수 끝, 흑불계승.


속기판 3국에서 서귀포 칠십리의 주장 오정아가 경기 호반건설의 김은선에게 뒤늦게 승리했지만 이미 팀의 패배는 확정되고 난 뒤였다. 사실 이 바둑은 김은선에게도 기회가 많았던 바둑이다. 초반 포석은 오정아가 좋았지만 상변 접전에서 흑에게 두터움을 내준 이후 주도권을 내줬는데, 중반 흑이 우변에 두지 않고 좌변을 넘은 흑97이 패착이 되어 순식간에 바둑이 뒤집어지고 말았다.


▲ 주장 오정아가 등장했을 때는 이미 팀이 패한 후. 김은선이 중반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 당했다. 150수 끝, 백불계승.


경기 호반건설이 서귀포 칠십리에게 이기면서 두 팀은 나란히 4승 9패가 됐다. 아직 개인 승수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앞서기 때문에 순위가 뒤바뀌지는 않았지만 이 두 팀은 남은 3경기 동안 부안 곰소소금과 함께 꼴찌 탈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15라운드가 끝나면서 서서히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결정되고 있지만, 아직도 와일드카드로 진출할 5번째 팀은 어느 팀인지, 그리고 2~4위는 어느 팀이 차지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굉장히 빡빡해서 체력을 감안하면 순위를 조금이라도 올려야 하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팀과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 그리고 꼴찌만은 피해보겠다는 팀 등 동상이몽의 꿈을 갖고 있는 각 팀들의 16라운드 결전은 10~13일에 펼쳐진다.


대진은 인제 하늘내린 : 서귀포 칠십리, 충남 SG골프 : 여수 거북선, 경기 호반건설 : 포항 포스코켐텍, 부안 곰소소금 : 서울 부광약품의 순서로 짜여졌다. 뒤가 없는 인제 하늘내린과 혹시나 하는 마음의 서귀포 칠십시의 1경기가 가장 주목되는 대결. 이어서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2경기의 충남 SG골프 대 여수 거북선의 경기도 흥미진진하다. 3,4경기는 탈락이 확정되어 고춧가루 부대가 된 두 팀과 포스트시즌 진출 후 팀의 순위를 끌어올리려는 팀 간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관심이 가지 않는 경기가 없다.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2018 시즌 5승 8패의 조승아. 리그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 분발하면 승률 5할에 복귀할 가능성은 있다.


▲ 경기 호반건설의 김혜민은 현재 8승 5패. 남은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면, 두자리 승수인 10승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 김수진은 올해 후보로 처음 여자바둑리그에 선발됐다. 성적은 3승 5패이지만 실력을 입증했기에 내년에는 주전 멤버로 선발 될 확률이 높아졌다.


▲ 문도원은 정관장배에서 7연승으로 주가를 높인 이후 보급에 주력을 하면서 승부 감각이 조금 떨어진 느낌이다. 현재 2승 5패로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다.


▲ 오정아는 올해는 꼭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리겠다고 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그 소원을 이루기 힘들어졌다.



▲ 김은선은 작년 7승 4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3승 9패로 저조하다.


▲ 대국장에서는 바둑판을 찍기 위한 고정된 천장 카메라 외에도 3대의 카메라가 선수들의 표정과 자세 등을 촬영해서 시청자에게 보여준다.


▲ 서귀포 칠십리 검토실. 3주전 김경은과 이지현 코치, 이지현 감독이 열심히 검토 중이다.


▲ 경기 호반건설 검토실에는 꽃보다바둑센터의 회원들이 대거 찾아와서 열띤 응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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