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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26 1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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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개가 넘는 대마 수상전이 등장하는 등 파란만장했던 대국에서 헤이자자가 허서현을 상대로 대마를 죽이고도 이겼다.


결국 용병의 승패가 팀의 운명을 갈랐다. 서울 바둑의품격의 용병 헤이자자는 이긴 반면 부안 곰소소금의 용병 후지사와 리나는 패했고, 그 결과 그대로 바둑의품격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로써 서울 바둑의품격은 시즌 초반 3연패 후 3연승을 하며 5위까지 상승했다. 신생팀 신고식을 치른 뒤 한번 승리하기 시작하자 계속 치고 올라가는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부안 곰소소금은 또 다시 패배하며 5연패, 최하위 탈출은 다음 문제이고 첫 승리를 언제 거둘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례적으로 가장 먼저 끝난 판은 장고판 1국. 박지연 대 후지사와 리나의 대결이다.
후지사와 리나는 현재 일본 여자기전 5개 중 3개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일본 여자 최정상 기사이다. 따라서 부안 곰소소금으로서는 상대의 주장과 맞붙였어도 기대가 컸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여자 기사들 실력이 보통 강해진 것이 아니다. 현재 타이틀은 없어도 남자기사들과 같이 겨룬 삼성화재배에서 세계 16강에 오른 경력이 있는 박지연은 일본의 여자 1인자를 상대로 초반 포석에서 주도권을 잡은 이래 단 한번도 우세를 내주지 않고 그대로 완승을 거뒀다.



▲ 초반 포석에서 형세가 기울었기 때문에 종국 후 초반 포석을 집중적으로 복기했다. 151수 끝, 흑 불계승.


장고판 1국이 비교적 빨리 끝난 반면, 속기판 2국은 치열한 난타전 속에서 승부가 길어져서 장고대국보다도 늦게 끝났다. 대만의 헤이자자 대 부안 곰소소금의 2주전 허서현의 대결. 이 바둑은 서로간에 실수가 나오면서 흑 우세, 백 우세로 형세가 요동을 쳤다. 중반전은 확연한 백(헤이자자)의 우세. 좌변 흑 대마와 백 대마를 바꿔치기하면서 우변에 이미 큰 실리를 확보한 백이 넉넉하게 이겨 있었다. 그런데, 죽여도 이겨 있는 백 대마를 끌고나오더니 살릴 수 있는 찬스를 놓치고 알 수 30개가 넘는 거대한 대마로 키워서 모조리 죽이고 말았다. 그런데, 이 순간 헤이자자가 정신을 차렸다. 놀랍게도 대마를 줄인 후에도 여전히 계가바둑. 대마 수상전에서 손을 빼서 큰 곳으로 손을 돌렸을 때, 허서현 초단은 이제는 이겼다고 생각하고 대마에 가일수했는데 이 수가 패착. 우하귀에서 선수 끝내기를 당하자 백이 제법 많이 이겼다. 파란만장한 한 판이었다.



▲ 대난전으로 끝난 바둑도 시작은 평온했다. 헤이자자 7단이 허서현 초단을 상대로 312수만에 백으로 5집반승을 거뒀다.


이미 2:0의 결과를 알고 부안 곰소소금의 주장 오유진과 서울 바둑의품격 2주전 강지수가 대국에 임햇다. 이미 승부는 알고 있으므로 사실상 개인전의 성격. 이 바둑은 오유진이 큰 싸움을 피하며 집바둑을 유도해서 안정적으로 우세를 지켰고, 승부도 그대로 끝났다.


▲ 속기판 2국이 늦게 끝난 탓에 시작이 늦었던 속기판 3국. 종국 시간이 밤 11시를 훌쩍 넘자, 송태곤 감독이 간단하게 복기하며 승부처를 정리해준 뒤에, 밤 늦었으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복기를 짧게 하자며 정리했다. 270수 끝, 백 5집반승.


6라운드에 이어 7라운드는 다시 통합라운드로 치러진다. 지난 주에 2개 라운드가 치러지면서 순위 변동이 제법 있었던 것처럼 이번 주에도 통합 7라운드와 8라운드가 연속으로 치러지면서 또 다시 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여자바둑리그의 휴식기이기 때문에 용병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에는 2박 3일의 바쁜 일정으로 시합을 치렀기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지만 통합 라운드 기간에는 조금 여유 있는 일정이어서 컨디션 조절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5명의 중국 용병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7라운드와 8라운드가 더 재미있어질 것 같은 이유이다.


28일(수)에 치러지는 통합 7라운드는 부안 곰소소금 : 서울 부광약품, 경기 호반건설 : 포항 포스코켐텍, 충남 SG골프 : 여수 거북선, 인제 하늘내린 : 서귀포 칠십리가 만난다. 계속해서 29일(목)~4월 1일까지는 8라운드가 진행되는데 그 중에서 3월 30일의 2경기는 여수투어로 1위 여수 거북선과 2위 포항 포스코켐텍이 격돌하는 빅카드이다.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통합 라운드는 28일(수) 오후 2시부터 주요 대국을 선별해서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할 예정이다. 정규 라운드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부안 곰소소금 팀 검토실. 김효정 감독은 "헤이자자는 무슨 형(기풍)이냐?"고 물은 뒤, 대답이 없자 자문자답으로 "미인형?"라고 농담을 했다. 그러자 주변의 다른 기사가 집바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힘을 바탕으로 하는 역전형 기풍으로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서울 바둑의품격 팀 검토실도 난리법석. 헤이자자가 크게 유리했던 바둑을 대마 수상전으로 만들며 대마를 다 죽이자, 그럼 승부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앙의 이정우는 바둑의 품격에서 사범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박지연 5단은 3승 3패로 50% 승률에 복귀, 주장의 체면을 살렸다.



▲ 후지사와 리나 3단은 두번의 출전에서 모두 상대팀 주장을 만나 패하고 말았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할 듯 싶다.



▲ 헤이자자 7단은 미모만 보고 뽑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얼마 전의 센코배에서 준우승 하는 등 실력도 강하다. 모델 활동도 겸업하고 있지만, 요즘은 바둑 승부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 허서현의 중반 이후 맹추격전은 이 날 승부의 백미였다. 검토실의 모든 기사들이 수상전과 사활, 그리고 계가를 동시에 하느라 혼비백산했다.



▲ 2:0으로 승부가 갈렸기에 강지수는 마음 편하게 대국에 임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패배의 아픔은 큰 법이다.


▲ 바쁜 국내 대국 스케줄 속에서 중국 여자바둑리그까지 참가하고 돌아온 오유진. 전투형이 많은 여자바둑계에서 드물게 집으로 균형을 잡으며 침착하게 두는 기풍이다.



▲ 여자바둑리그에서 남자 감독이나 남자 코치는 청일점이 되어 오히려 신선한 느낌. 바둑TV에서는 서울 바둑의품격 송태곤 감독과 부안 곰소소금의 안형준 코치를 인터뷰했다.



▲ 처음으로 외국인 용병 기사의 인터뷰. 박지연이 통역을 담당했는데, 통역하면서도 맞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을 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내용은 모두 정확히 통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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