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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16 11: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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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팀 주장의 맞대결. 박지은이 앞서 나갔으나, 김다영의 승부수에 역전을 허용했고 그것이 팀 승부에 직결됐다.

‘만방으로 이기나 반집으로 이기나, 이기는 것은 똑같다. 만방으로 이긴다고 2승으로 쳐주는 것은 없다’ 바둑가에서 흔히 하는 얘기다. 3인 단체전에서 3:0으로 이길 때가 가장 통쾌하겠지만 그렇다고 2승은 아니다. 1~3라운드에서 모두 2:1 승리를 거뒀던 여수 거북선이 4라운드에서도 또 다시 2:1 승리를 거두고 4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속기판 2국은 1패 후 2연승 중인 이슬아 대 2연패 중인 이유진의 대결. 연승과 연패는 최근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것이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초반 정석에서 기분 좋게 출발한 이슬아는은 중반 진입 무렵 과격한 공격으로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특유의 강력한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은 뒤에는 끝까지 잘 마무리하여 승리를 챙겼다.

▲ 이슬아는 상승세, 이유진은 부진. 컨디션대로 결과가 나왔다. 216수 끝, 백불계승.


장고판 1국은 여수 거북선의 3주전 이민진 대 인제 하늘내린의 2주전 김미리의 대결. 2,3주전이라고는 해도 1,2라운드 때 각각 양 팀의 승리를 책임졌던 맹장들이다. 3라운드에서는 둘 모두 패해서 기세가 살짝 꺾이기는 했지만, 올해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다.

바둑은 중반까지 난전의 양상이었으나 종반 진입 무렵에는 타협이 이루어지면서 계가바둑의 양상. 원래는 우변 접전에서 흑이 우세를 잡았었는데, 이후 우세를 확신하고 느슨하게 둔 탓에 종반에는 오히려 백이 유리해졌다. 더구나 큰 끝내기도 없고 변화할 곳도 없어서 어떻게 두더라도 흑이 덤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승부도 그대로 결정됐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백에게서 방심의 한수가 나와서 하마터면 역전될 뻔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흑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갔다. (장면도 참조)

▲ <장면도> 흑1로 찔러갔을 때 백2의 단수가 방심의 한수. 흑3으로 A에 붙였으면 거대한 백 대마가 위험했다. 실전은 흑3으로 그냥 받아준 탓에 백이 대마를 보강하면서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나갔다.


▲ 2017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민진 8단의 2연승. 이번에는 김미리 3단이 이겼다. 285수 끝, 백 2집반승.

속기판 3국은 양쪽 주장의 대결. 1:1의 상황에서 맞이한 승부판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장고판 1국이 굉장히 천천히 진행됐던 탓에 장고판과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 바둑은 우변 접전에서 포인트를 올린 백이 우세한 상황. 이때 김다영이 우중앙 백 석점을 끊는 승부수로 변화를 구했다. 상대의 승부수에 무난하게 마무리만 하면 이긴다고 생각한 박지은이 상변부터 정리하고자 했을 때 김다영이 또 다시 반발하면서 변화된 결과에서 백이 일거에 망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역전, 그 뒤에도 많은 팻감을 바탕으로 김다영이 패를 버티며 계속 이득을 취하자 차이는 더 벌어졌고 결국 박지은이 돌을 거두고 말았다.

▲ 주장 간의 맞대결로 펼쳐진 3국에서 김다영이 역전승으로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235수 끝, 흑불계승.

이로써 이민진의 역전패에도 불구하고 여수 거북선은 2:1로 승리하며 4연승, 단독 선두를 질주할 태세이다. 반면 인제 하늘내린은 김미리이 승리하면 이긴다는 승리 공식이 무너지며 2승 2패로 팀 성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계속해서 4라운드 2경기는 서울 바둑의품격 대 서울 부광약품의 대결이다. 대진은 강지수 : 권주리, 박지연 : 장혜령, 이영주 : 김채영이다. 속기판 2,3국에서 양팀의 주장과 3주전이 크로스로 만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2주전이 만나는 장고판 1국이 승부판으로 될 전망이다. 3연패로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서울 신사의품격이 과연 첫 승을 올릴 수 있을지, 2승으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 부광약품의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원조 서울 팀 : 신생 서울 팀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밋거리이다.


▲ 현재 팀 순위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매주 목,금,토,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국가대표팀에서 훈련하고 있는 부안 곰소소금의 김민정은 검토실 단골멤버. 3국에 출전하는 김다영과 같이 저녁을 먹고 왔기 때문에 주로 여수 거북선 검토진에서 같이 검토했다.

▲ 김민정이 인제 하늘내린 팀 검토실 쪽으로 와서 과자 한개를 먹자, 최명훈 감독이 "민정이가 과자 많이 먹을까봐 내가 다 먹었다"며 농담하자 김민정 초단이 엎드려서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그 옆은 3국 출전의 박지은 주장과 조한승 코치.

▲ 이유진은 3연패로 연패에 빠졌다. 공부는 착실하게 하고 있다고 하므로 언젠가 부진을 탈출할 것이다.

▲ 이슬아는 승자 인터뷰에서 원래 시즌 목표는 50% 승률이었지만, 지금 3연승으로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승률 60%로 목표를 올렸다고 밝혔다.

▲ 김미리는 이기면 팀도 이긴다는, '김미리 매직'이 이번 라운드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김미리 개인적으로는 3승 1패의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 이민진은 2승 후 2패. 그렇지만 맏언니로서 팀의 4연승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 1~3라운드를 모두 장고판에 출전했던 박지은이 3라운드 승리 인터뷰에서 '속기도 자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인터뷰를 기억하고 최명훈 감독이 속기판에 기용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 김다영은 상대팀 주장과 2회, 용병과 2회를 싸워 현재 3승 1패의 좋은 성적. 이현욱 감독은 "다영이는 주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대팀의 최강자와 만나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미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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