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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2 14:37:37
  • 수정 2018-03-02 15: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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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배의 승전보가 들려오자마자 시작된 2라운드 1경기. 1라운드에서 휴번이었던 포항 포스코켐텍의 입장에서는 개막전이다.


여자바둑리그 팀의 선수들은 KB바둑리그 팀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팀 간 선수 이동이 적다. 리그 출발 때부터 3년간 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단체전은 당연히 팀 화합이 매우 중요한데 남자 선수들 위주로 운영되는 KB바둑리그보다 여자바둑리그의 여자 선수들이 더 민감하기 때문에 팀 화합을 위해 가급적 전년도 선수를 그대로 보유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런데, 올해가 마침 리그 4시즌 째여서 선수 보호 연한이 끝났기 때문에 대거 선수 이동이 있었다. 게다가 신생팀도 하나 생겼고, 남자 감독 제도도 처음 생겼다. 따라서 올해가 가장 선수 이동이 컸던 한 해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팀 선수 이동이 적었던 팀 중의 하나가 포항 포스코켐텍이다. 3년 보호 연한이 끝난 전년도 주장 김채영이 떠나고 박태희가 새롭게 주장으로 발탁되며 옮겨왔지만 다른 핵심 선수인 조혜연과 강다정을 2,3주전으로 그대로 다시 지명하면서 작년 영광 재현을 다짐했다. 외국인 용병 선수는 작년의 리허에서 왕천싱으로 바뀌었지만, 왕천싱은 원래 2015,2016 시즌에 포항 포스코켐텍에서 같이 뛰었던 선수이다. (2017 시즌에는 결혼과 출산으로 1년간 한국 여자바둑리그를 쉬었었다)


작년 정규 시즌에서 발군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 포스트시즌 승리로 최종 챔피언에 올랐던 포항 포스코켐텍의 입장에서는 1라운드를 쉬었었기 때문에 2라운드가 개막전. 그 개막전에서 1라운드 3:0 퍼펙트 승리의 주인공 서귀포 칠십리를 상대로 기분 좋은 2:1 승리를 거뒀다.


첫번째 승전고를 울린 이는 이적해 온 주장 박태희다. 박태희는 여자 최연소 선수인 서귀포 칠십리의 3주전 김경은을 상대로 초반부터 싸움을 걸어 복잡한 싸움 끝에 25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김경은은 패하긴 했지만 중반까지 힘으로 밀리지 않고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가 유망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다만, 몇 차례의 끝낼 수 있는 찬스를 놓친 게 아쉬웠다. 반면 박태희는 너무 무리한 싸움을 걸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었고, 실제로 위험했던 적도 많았지만 결정적일 때 상대의 실수를 정확히 응징하며 승부를 결정짓는 솜씨는 주장으로 발탁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항 포스코켐텍이 1승을 먼저 챙겼지만, 곧바로 장고판 1국에서 서귀포 칠십리의 주장 오정아가 포항 포스코켐텍의 3주전 강다정을 상대로 큰 위기 없이 안정적으로 우세를 지키며 승리, 1:1 동률을 만들었다.


양 팀의 1주전이 상대 팀의 3주전을 상대로 1승을 챙겼기 때문에 결국 최종 승부는 양 팀의 2주전 맞대결에서 결판나게 됐다. 서귀포 칠십리의 2주전 조승아는 여자바둑리그 데뷔연도인 작년 9승 5패로 팀 내 최다승을 거두며 1주전급 성적을 거뒀었다. 그런데 상대는 조혜연이다. 한국에 3명밖에 없는 여자 9단인 조혜연은 일요일 대국을 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2주전으로 뽑아달라고 요청했을 뿐, 원래 1주전으로 뽑혀야 할 선수이다. 작년 정규리그에서는 11승 1패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팀을 우승시키는 데 1등 공신이었다.


그런 조혜연의 명성 때문인지 조승아가 형세에 오판이 있었고, 결국은 그것이 발목을 잡았다. 평범한 집바둑으로 출발한 바둑은 중반 진입 무렬 우변의 접전에서 조승아가 살짝 포인트를 올렸다. 그런데 조승아는 오히려 본인이 당했다고 생각하고 이후 잡을 수 없는 흑 대마에 맹공을 퍼붓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해 패하고 말았다. 반전무인의 격언이 중요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조혜연의 승리로 결과는 포항 포스코켐텍의 2:1 승리. 개막전에서 3:0 완봉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던 서귀포 칠십리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계속해서 2일 벌어지는 2라운드가 2경기에는 충남 SG골프와 서울 바둑의품격이 등장한다. 두 팀 모두 개막전에서 1패를 당했기 때문에 2라운드는 꼭 이기고 싶을 것. 대진은 김신영 : 박지연, 최정 : 이영주, 송혜령 : 강지수이다. 이 중 김신영과 이영주는 첫번째 등장이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2주전끼리 만나는 속기판 3국으로 이 대국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의 정규시즌은 9개팀 더블리그의 정규시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모든 경기는 매주 목,금,토,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되며,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윌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오정아는 제주도의 지역연고 선수로 지명을 받아서 4년 연속 주장을 맡고 있다. 그 동안 성적이 미흡한 것 같다며 올해는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던 오정아는 전체 선수 중에서 첫번째로 2승의 주인공이 됐다. 오정아의 백불계승.


▲ 조혜연과 조승아의 복기가 길어지자 서귀포 칠십리의 이지현 감독과 오정아, 김경은 선수가 모두 대국실로 찾아와서 복기하며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조혜연의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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