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제가 지난해 5월 27일 오전 중국 저장성 우전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에서 구글 알파고를 상대로 마지막 3국을 두고 있다. (사진 출처-구글)
중국 랭킹 1위 커제(21)가 컴퓨터한테 2점 깔고 무력하게 무너졌다.
커제 9단은 17일 글로벌 바둑 사이트 '한큐 바둑'에서 벌어진 중국의 인공지능(AI) '줴이'와의 2점 접바둑 대결에서 77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를 당했다.
커제같은 세계 최강자가 컴퓨터한테 2점 깔고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커제가 2점을 깔고도 초반부터 무력하게 무너졌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바둑에서는 서로 실력 격차가 클 때 호선이 아닌 접 바둑을 둔다. 바둑판에 미리 깔아놓는 돌의 개수 만큼 상대와 실력 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 커제와 '줴이'의 기보. 커제가 두 점(빨간 원)을 깔고 뒀으나 77수 만에 패배했다.
먼저 2점을 깔고 대결을 시작한 커제는 야심차게 상변에서 줴이의 대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줴이가 한 치의 빈틈 없이 커제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치열한 수상전 결과 '빅'이 생겼다.
모든 것을 걸고 대마 사냥에 나섰던 커제는 사냥이 수포가 되자 무력감을 느꼈는지 77수 만에 돌을 거두고 말았다.
신진서는 "커제가 2점을 깔고도 형세가 불리해지자 의욕을 잃은 듯하다"며 "하지만, 다시 대국을 펼친다고 해도 커제가 이길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