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이세돌, 홈그라운드에서 중국 커제에게 설욕바둑일보

‘제주도민’ 이세돌, 홈그라운드에서 중국 커제에게 설욕 - 공개해설회에 100여 명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마쳐

기사등록 2018-01-13 20:27:19
수정 2018-01-13 20:28:25

▲ 이세돌(오른쪽) VS 커제

이세돌이 ‘홈그라운드’ 제주도에서 ‘천적’ 커제에게 설욕했다.

13일 제주도에 위치한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2018 해비치 이세돌 vs 커제 바둑대국’에서 이세돌이 커제에게 293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두며 14개월 만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원희룡 명예심판의 개시로 시작된 이번 대국은 이세돌이 초반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커제가 중앙전투을 잘 처리하면서 어려운 바둑이 됐다. 이후 미세한 끝내기 상황에서 이세돌이 조금 더 정확한 마무리를 보이며 승리를 가져갔다. 이번 대국의 승리로 이세돌은 커제와의 상대전적을 4승 10패로 좁혔다.

대국 후 열린 시상식에서 승리를 차지한 이세돌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현대자동차 신형 SUV ‘코나’가 부상으로 전달됐으며 패자 커제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이세돌은 “대국 전 그동안 쌓인 빚을 갚겠다고 했는데 커제가 양보해 준 것 같다”면서 “이번 대회는 특색 있는 대회였고 다음에 또 초청해 주신다면 언제든 대국에 임할 것”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커제는 “평소 존경하는 이세돌 9단과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대국할 수 있어 기뻤다”고 대국소감을 말하며 “이번 대국 후반에 나의 실수가 있었는데 이세돌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이세돌을 향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한편 대국 전 열린 개막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민 해비치 호텔&리조트 대표,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 김병찬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장, 송용관 제주신보 상무, 황이중 중국선수단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대회 개막을 축하했다.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알파고와 직접 맞섰던 유이한 기사인 이세돌ㆍ커제의 대국으로 이번 대회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바쁜 와중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뜻깊은 바둑 무대를 만들어준 해비치 호텔&리조트, 현대자동차와 북경현대에 감사드리며 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게임인 바둑의 두 대가 이세돌ㆍ커제의 대국이 이곳 제주에서 열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세기의 대결인 오늘 대국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고 깨끗한 제주에서 국제적인 교류를 활발히 이루어길 바란다”는 축사를 남겼다.

이날 대국이 펼쳐진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는 이희성과 이소용 바둑캐스터의 진행으로 공개해설이 열려 현장을 찾은 100여 명의 바둑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세돌은 대국 내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식해 이 경기에 쏠린 관심이 대단했음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