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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26 21:23:56
  • 수정 2017-12-26 21: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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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한-장시영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은 본 대회를 후원한 원봉루헨스 김영돈 회장.

 

상대의 시간패로 인해 의외의 1승을 거둔다면 결국 우승까지 가는 길은 좀 더 가까울 것이다. 실질적인 우승후보간 대결에서 불리했던 바둑을 상대의 시간패로 승리를 거머쥔 장시영-한창한 페어가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25~26일 양일간 서울 아마바둑사랑회관에서 벌어진 2017 원봉 J.S Together 둘째 날 시니어+주니어 페어대결 본선16강전에서 장시영-한창한 조는 최욱관-박지흠 조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4승으로 최강 페어로 우뚝 섰다.

 

원봉 J.S Together는 클럽 A7이 고안한 방식으로 주니어와 시니어가 짝을 이뤄 페어전을 벌이는 시합이다. 총 4판을 두어서 우승자를 가리는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시니어들은 참가선수가 폭주하여 어제 예선전을 가져 16명을 선발했고 주니어는 평일인 관계로 선수가 약간 모자라 시니어 선수 중 일부는 ‘39세 인정’ 주니어선수로 둔갑시켰다. 천풍조 나종훈 이홍열 한철균 프로와 조민수 김희중 등 아마시니어 최고수가 그들.

 

▲ 16강 본선페어전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조 편성에서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추가 덤 제도로 인해 적당히 신구 조화가 이뤄져야 좋은 조 편성이었다. 즉, 너무 나이가 많아도 덤으로는 이득이지만 ‘헛발질’할 공산이 크고, 나이가 어리면 수는 잘 보겠지만 추가 덤이 부담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악의 조’는 김정우-이승민, 최호철 신동목 조였다. 이승민 선수는 주니어지만 인터넷바둑 7단 정도의 실력이라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최호철 신동목은 각각 시니어와 주니어로서는 맹장이지만 나이가 어린 관계로 부담해야 하는 덤이 매우 컸다.

 

반면 ‘최상의 조’는 심우섭-정훈현 조와 박성균-김정훈 조. 두 선수 모두 시니어와 주니어에서 각기 우승에 도전할 만한 멤버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그 외 조민수-서부길, 장시영-한창한, 양덕주-정찬호 조로 신구 조회가 잘 된 조였다.

 

그러나 두껑을 열자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총 네 판 중 본선 두 판을 실시한 결과, 박성균-김정훈 조는 둘째 판에서 20집 이상 이겨있는 바둑을 시간 사용을 잘못하는 바람에 시간패를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조민수-서부길 조는 양덕주-정찬호 조에게 반면 1집을 패하는 불운. 이학용-천풍조, 신동목-최호철 조도 예상대로(?) 2패로 입상권에서 멀어졌다.

 

'의외의 조'도 있었다. 2승을 거둔 최욱관-박지흠 조는 시니어나 주니어나 극강은 아니었으나 호흡이 너무 잘 맞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또한 나머지 2승조는 3팀이 더 있었는데, 양덕주-정찬호, 김재일-나종훈, 장시영-한창한 조.

 

▲ 장시영-한창한 조와 양덕주-정찬호 조의 3라운드 경기.

 

이번 대국의 백미는 작전타임 시간이 있는 것. 본선은 40분 타임아웃제로 치러지는데 시작해서 20분이 흐르면 주최 측에서 징을 울려 수순을 멈추고 흑 백 순서대로 5분씩 다른 판에다 돌을 놓아보며 작전시간을 갖도록 한 것. 그리하여 후반전이 더욱 더 박진감 넘치게 되었다.

 

3라운드는 2승자 4팀이 각축을 벌였다. 양덕주-정찬호 조와 장시영-한창한 조는 전반전을 마칠 즈음 엇비슷하거나 양·정조가 조금 두터웠으나 후반전에 힘을 낸 장·한조가 월등하게 차이를 벌리며 승리했다.

 

또한 최욱관-박지흠 조와 나종훈-김재일 조의 경기는 서로 순번을 착오는 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하던 끝에 최·박조가 결승에 올랐다.

 

3승자끼리 최종 결승은 장시영(64)-한창한(29) 조와 최욱관(64)-박지흠(30) 조. 나이가 93-94로 1살 차이기 때문이 추가 덤은 없는 팽팽한 호선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전국대회에서 성적이 조금 우세한 장·한조가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대회는 바둑과 평생을 살아온 시니어(프로든 아마든)들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는 자리였다. 주최 측인 A7은 대회 이틀 동안 저녁 식사를 고기뷔페로 대접하며 연말연시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또한 기념품으로 포항산 멸치를 한 통부씩 담아주어 귀가길을 흥겹게 했다.

 

▲ 신영철-조세현 조와 정훈현-심우섭 조.

 

▲ 김재일-나종훈 조는 당초 주목받지 못했으나 탄탄한 호흡을 과시하며 3위에 올랐다.

 

▲ 원봉루헨스 팀으로 시드를 받은 양덕주-정찬호 조는 초반 2승을 거두었으나 이후 2패를 당하면서 그만 좌초.

 

▲ 경기 개시 20분이 지나면 주최측에서 징을 울려 작전타임을 실시한다.

 

▲ 박강수-이홍열 프로 조가 바둑판에 놓아보며 작전을 짠다.

 

▲ 박성균-김정훈 조도 우변 패의 공방을 어찌 처리할 것인지 고심.

 

▲ 초반 2패를 했으나 기적적으로 2승을 거둬 8강에 안착한 신동목-최호철 조.

 

▲ 한창한-장시영 조와 최욱관-박지흠 조. 원봉루헨스 김영돈 회장의 대국 개시 선언에 따라 결승전이 개시 되었다.

 

▲ 작전타임 시간. 주로 주니어 선수인 박지흠이 리드한다.

 

▲ 역시 주니어인 한창한이 주도한다.

 

▲ 결국 박지흠-최욱관 조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 일본에서 활동 중인 홍맑은샘 프로가 선물로 보내온 후지사와슈코 선생의 육필 ‘知悟(지오)’. ‘알 지, 깨달을 오’, 깨달음의 의미지만 ‘깨친 후의 의미’를 지닌다고. 원봉 김영돈 회장에게 감사의 선물로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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