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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02 10: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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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vs 변상일(오른쪽)


포스코켐텍이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포스코켐텍은 1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점화된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었다. 3연전으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한 포스코켐텍은 남은 두 경기에서 한 번만 이기면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정규리그 1위 정관장 황진단과 2위 포스코켐텍은 챔피언결정전 1차전부터 ‘용호상박’의 풀세트 공방으로 최종국까지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선수선발식부터 ‘2강’으로 꼽혔던 두 팀이 오직 하나뿐인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한 1차전은 정관장 황진단이 앞서가면 포스코켐텍이 뒤집고, 다시 정관장 황진단이 따라잡으면 포스코켐텍이 달아나는 흐름이 전개됐다. 내용에서도 매판 역전승이 줄을 이었다.


첫 경기는 양 팀 주장의 빅매치로 포문을 열었다.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장고바둑 전문’으로 변신한 최철한을,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은 팀의 대들보인 신진서를 이른 시기에 내세웠다.


최철한과 신진서는 바둑리그에서 첫 대결이었다. 최철한이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1년 만에 마주앉았다. 중반 100수 언저리까지는 신진서가 우세했다. 우하에 패를 내는 멋진 수읽기로 승리를 굳히는가 싶었다. 하지만 끝을 내야할 때 끝을 보지 못한 낙관이 문제였다.


불리할 때 저력을 드러내는 최철한의 진가가 이 때부터 빛을 발했다. 좌변에서 패를 내는 순간 승부가 바로 결판났다. 플레이오프 내내 부진했던 주장 최철한이 정관장의 특급 에이스 신진서를 무너뜨리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김성룡 감독이 인터뷰 때 공개하면서 알려졌지만, 최철한은 이날 처음 보청기를 끼고 대국을 벌였다. 오른쪽 귀가 특히 심해 흑으로 둘 땐 거의 초읽기를 듣지 못한다. 국후 최철한은 “플레이오프전 강승민과의 경기 때는 하나도 안 들렸다. 초읽기 소릴 좀 크게 해달라고 요청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며 웃었다.


김성룡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철한을 최고 수훈 선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최철한의 승리는 박진솔에게 선제점을 빼앗긴 포스코켐텍이 동점 이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고, 이어 나현이 한승주를 물리치며 승리를 예약하는 징검다리가 됐다.


포스코켐텍은 4국의 윤찬희가 김명훈에게 역전패하며 2-2 동점을 허용했지만 아껴둔 변상일이 5국에서 이창호 9간에게 1집반승을 거두면서 9시간 릴레이 대국에 종지부를 찍었다. 다섯 판 모두 ‘흑번 승리’로 끝난 것도 특기할 만한 결과였다.


포스코켐텍이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양 팀은 2일 2차전에 돌입한다. 포스코켐텍이 여기서도 승리하면 2017 시즌 최강팀으로 등극하며, 정관장 황진단이 반격에 성공하면 3일 최종 3차전을 벌인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정규시즌 상위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준우승은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이다.


총규모 37억원(KB리그 34억, 퓨처스리그 3억)인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단일기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모든 경기는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승장 김성룡 감독의 말>
“오늘도 긴 하루였다. 멍하다. 오더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오더가 공개된 후에는 2국의 이원영이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걸 지면 어렵다고 봤다. 원래 윤찬희가 5번, 변상일이 4번이었는데 최철한과 나현이 이기면서 순서를 바꿨다. 나현이 역전당하는 상황이 와서는 굉장히 위기였는데 그 고비를 넘긴 게 컸고, 최고 수훈 선수는 최철한이다. 최철한 선수의 부인 윤지희 프로가 고맙다. 최철한 선수가 집에서 하는 일이 아이 돌보는 것인데 남편 마음 편하게 해준다고 친정에 갔다. 정관장 황진단이 강팀이란 걸 느끼게 해준 하루였다. 김영삼 감독의 수읽기가 저보다 몇 수 더 센 것 같다. 오늘은 감독이 하나도 한 게 없고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줘서 미안하다. 앞으론 선수들을 믿고 어떻게 할지를 맡겨야겠다.”


▲ 김성룡 감독(왼쪽 두 번째)을 위시한 포스코켐텍 검토진.


최철한(오른쪽) vs 신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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