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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01 14:44:18
  • 수정 2017-12-01 14: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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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치훈의 끝내기로 KH에너지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2017 시니어바둑리그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바둑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니어들의 추억의 승부, 이번 시즌을 돌아본다.

 

숱한 화제를 낳으며 작년 대비 무려 50%의 시청률 상승으로 시청률 대박을 기록한 이번 시즌 시니어바둑리그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투지의 승부사 조치훈이 신생팀 KH에너지의 1지명으로서 출전 소식을 전해왔기 때문. 일본의 기성·명인·본인방을 동시에 보유하는 대삼관을 무려 네 차례 달성하는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한 그는 한국과 일본 바둑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흥행 보증 수표다. 특히 조치훈이 세계대회와 이벤트 대회가 아닌 국내기전에 출전하는 것은 처음으로 한국 바둑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50세 이상의 백전노장들이 참가하는 시니어바둑리그는 젊은 시절 못지않은 치열한 승부를 펼쳐 보이며 바둑팬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웃지 못 할 해프닝을 연출해 세월을 실감케 하기도 했다. 부천판타지아와 음성인삼의 1라운드에선 김동엽이 어이없는 자충 실수를 범해 마지막 순간 승부의 결과가 뒤바뀌었고 영암월출산과 상주곶감의 3라운드에선 반칙패가 등장하기도 했다.

 

백성호가 착점 했던 돌을 옮겨 다른 곳에 둔 것이 문제가 됐는데 개정된 규정에 의해 반칙패가 선언되었다. 전반기로 끝나는 듯했던 해프닝은 후반기에 들어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영암월출산과 KH에너지의 11라운드에서 김동면이 착점을 옮기며 전반기와 같은 상황이 다시 한 번 연출되었고 KH에너지와 사이버오로의 12라운드에선 박영찬이 대국 규정시간을 넘긴 뒤 대국장에 도착해 지각패를 당했다. 이대로 끝나는 듯 했던 마지막라운드에선 조치훈이 일을 냈다. 직접 누르는 계시기가 초읽기 열을 넘기며 시간패가 되었다. 유난히 사건 사고가 잦았던 이번 시즌이지만 세월의 야속함을 시청자들도 느꼈을까. 많은 해프닝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하나의 재미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바둑팬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것은 역시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추억의 대결이었다. 서봉수와 조치훈의 전설적인 만남부터 서봉수와 서능욱80번째 대결 등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강산이 여러 번 변하고도 남을 만큼의 세월이 흘렀다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들이 승부사인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 판의 바둑이 인생사와 같다면 그것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시니어바둑리그가 아닐는지. 7개 팀이 참가한 2017 시니어바둑리그는 조치훈이 속한 KH에너지가 정규리그와 통합 우승을 석권하며 막을 내렸다. 오랜 바둑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추억의 승부, 시니어바둑리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통합우승을 차지한 KH에너지

 

▲ 영암 월출산 김종수(오른쪽-승자) vs 상주 곶감 백성호, 가운데는 박상돈 심판위원

 

▲ 챔피언 결정전 조치훈 vs 서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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