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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1-22 19:16:29
  • 수정 2017-11-23 15: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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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BK배 여자아마연승최강전 후원한 권성호 대표.

 

강원도 춘천 스프링베일 골프클럽의 늦가을은 초겨울에 가깝다. 산허리를 깎아 만든 골프장이라 객지 손님들을 야외 골프하우스에 모셔놓고서, 그는 혹시나 춥지 않을까, 바둑판이 제대로 놓여있나, 바둑돌이 차갑지 않을까, 이러 저리 걱정스런 모습으로 둘러본다. 그 정성에 하늘이 지극 감복했을까. 점심나절을 넘기자 해가 쨍쨍 비치더니 이내 냉기는 가시고 따사로움이 밀려온다. 그의 표정도 덩달아 환하게 바뀐다.

 

개막식에 등장한 권성호 대표는 젊은 사업가답게 지나치게 꾸미거나 준비하거나 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 먹는 밥상을 대하듯 소탈해보였다. 개막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 중에 골프 좋아하고 바둑 좋아하는 이들과 자연스레 골프얘기로 바둑얘기로 수다도 떤다. 첫 인상은 서글서글함 그 자체였다.

 

이곳 춘천 스프링베일 골프클럽에서는 골프가 아닌 바둑으로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골프장 토털매니지먼트사인 BnBK에서 제1기 BnBK배 여자아마연승최강전을 개최하며 출전선수 20명과 방송사관계자 그리고 권대표와 인연이 있는 바둑인 골프인 등을 초청한 것. 인근 춘천 원주의 바둑교실에서 어린이와 학부모 등 50여명이 한걸음에 달려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BnBK는 그러고 보니 낯선 이름은 아니다. 작년 여류프로국수전을 후원한 바 있다. 자연스레 권성호 대표와 얘기할 시간이 생겼다.

 

▲ 스프링베일 클럽하우스에 걸린 'BnBK 위탁경영 대상'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먼저 회사 소개 부탁합니다. 회사명 BnBK는 어떤 의미인가요?

BnBK는 Beyond Belief Know-how의 줄임말로 ‘믿음과 노하우 그 이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요. 애초에 사업을 같이한 친구 4명의 영문이니셜을 따서 만들었어요. BnBK는 골프매니지먼트사입니다. 사업을 한 지는 10년쯤 되었고 스프링베일 골프클럽 전체를 임대하여 위탁경영하고 있습니다. 30개 사업장에 400명의 BnBK가족이 있습니다.

 

골프장에서 매니지먼트라면 딱 떠오르는 것이 없는데…

골프장 위탁관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엔 500여개 골프장이 있는데 지금은 경영이 힘든 곳이 많아요. 전체적인 슬림화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었죠. 골프장 개발과 운영, 컨설팅, 코스관리, 관리자재, 외식사업 등 각종 골프업무 전반에 대해 아웃소싱을 하는 골프장 토털매니지먼트사입니다.

 

골프장경영학을 전공했다고 들었습니다. BnBK만의 혁신적인 철학이 있을 법 합니다.

아직도 대중이 골프를 즐기기엔 부담이 있지요. 지금 이 스프링베일 골프클럽의 경우 캐디가 없습니다. 노캐디 정책은 딜레이 시간이 좀 생기기 때문에 회전율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저렴하기 때문에 한번 골프장에 올 분을 두세 번 오게 만들지요. 이런 식당 카페도 보통 클럽하우스처럼 저렴해요. 가격표를 보시면 아시지만 누구라도 바람 쇠러오셔서 식사하시고 차 마시고 가실만해요. 메뉴 또한 일반 음식점에서는 볼 수 없는 요리가 많습니다. 무조건 편하게 다가가야 골프는 대중화됩니다. 제가 원예학도 전공했기 때문에 잔디조경에는 비교적 밝지요.

 

BnBK 권성호 대표가 여자아마연승전 개막식에서 축하의 인삿말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바둑을 후원하셨던데, 바둑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요?

(손사래를 치면서) 바둑은 몰라요! 아버님이 어릴 때부터 바둑을 배우라고 권하긴 하셨는데 적성에 안 맞는지 못 배우겠더라고요. 개구쟁이라서 바둑을 배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러다 아버님이 연세가 드시니까 바둑 한번 둬야겠다고 생각을 하곤 했지요. 그러던 차에 양재호 사범님을 만나 작년에 여류프로국수전을 덜컥 후원했습니다. 지금은 양사범님이 K바둑 대표로 오셔서 이 대회까지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급수 얘기는 빼먹고 말씀하시네요(웃음) 몇 급인가요?

급수를 밝히긴 매우 어려운데…. 안 그래도 바둑 좀 배우려고 사범님을 찾고 있어요. K바둑이 집근처에 있으니 양사범에게 배운 다음 1년 후에 물어보시죠(웃음). 아버님은 4급 정도 되시는 것 같고, 저는 12급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골프공도 둥글고 바둑알도 둥근 것 빼고, 골프와 바둑이 어떤 동질성이 있을까요?

바둑은 정적인 분위기고 실내에서 하는 것이지만 골프는 야외에서 동적인 스포츠죠. 바둑도 저변이 넓어지려면 좀 더 재미있는 뭔가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보는 사람도 많고 즐기는 사람도 많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둑과 골프는 둘 다 자기만의 경기를 해야 한다는 면이 있습니다. 혼자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꾸준히 뭔가 쌓아야 한다는 것은 같습니다.

 

▲ 여자기전 후원사라서 그런지 권대표는 여성바둑인에게 인기가 많다. 강나연 정다원 김선옥 권성호 대표 이광순 김효정.

 

바둑에 관한 철학이 있다면?

아휴, 12급이 무슨 철학입니까(웃음). 골프의 묘미에 비하면 바둑의 묘미는 솔직히 못 느낍니다. 아는 데까지 말씀 드려보면, 바둑은 일단 기술이 있어야 되는 게임인 거 같아요. 경영을 하다보면 한 명이 1천 명, 1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것처럼, 다면기도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도 결국 한사람이 이기는 것처럼,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인생이나 바둑이나 골프나 모든 것이 내가 꾸준히 연마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것이죠.

 

제1기 BnBK배 여자아마연승최강전이 어떤 대회가 되길 바라십니까?

사실 오늘 어린이들도 오는 줄 몰랐는데 학부모님들과 함께 와주니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스마트폰시대에 요즘 어린이들이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은데, 이렇게 좋은 날씨에 부모님과 함께 바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같은 부모로서 너무 좋아요. 골프도 그렇고 바둑도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단계가 중요합니다. 아마추어가 살아야 프로도 덩달아 삽니다. 이런 조마근 대회도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후원할 생각입니까?

제1회 BnBK배 아닙니까. 1회인데 2회는 있어야지요(웃음). 미래 일은 모르는 것이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매년 이어가고 싶습니다. 다만 어떻게 재미를 줄 것인가를 계속 고민해서 좀 더 재미있는 이벤트가 되도록 해야지요. 연승전 방식은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골프나 바둑이나 이러한 개성 있는 것들을 해야 합니다. 바둑도 스포츠니까, 하는 사람도 재밌어야 하지만 보는 사람도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면기 현장의 권성호 대표는(위) 이단비 류승희 선수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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