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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03 01:57:49
  • 수정 2023-12-03 0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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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AI를 이긴 유일 인간 이세돌의 사인회가 이세돌바둑학원 인천 송도 본점(원장 조은진)에서 열려 200여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간단한 '도어스테핑' 일문일답을 갖고 있다. 


통상 바둑에 입문하는 나이는 7~8세라고 보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워낙 영특하니까 좀 빠르거나 늦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저는 꾸준히 2년 정도를 시키길 권합니다. 바둑은 추상적인 전략게임이어서 고정관념이 생기기 전인 아이들 때가 좋습니다. 대개 한 6개월 정도 시켜보다가 쉬이 포기를 하는 예를 보게 되는데, 바둑의 효능감을 느끼려면 최소 2년을 맡기셔야 합니다. 만약 그러지 못할 거라면 애초에 딴 걸 가르치는 게 낫습니다. 저는 6세 때 배워서 8세 때 아버지를 이기기 시작했어요(일동 "우와~!"). 누구든 무슨 일을 할 때는 최고를 꿈꾸지 않나요? 그 시절 제 꿈이 조금씩 영글었던 것 같습니다.


20년 이상 이세돌을 가까이서 지켜본 기자는 팬들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자발적으로 진지한 이세돌을 본 적이 없어 살짝 놀랐다. 그도 40줄에 접어들고 2세를 키워본 경험자로서 학부형의 맘으로 진솔하게 응대해주었기 때문일 게다. 


이세돌의 어린 시절이야기, 알파고와의 격전, 바둑에 입문할 적합한 나이, 그리고 집중력에 정말 바둑이 좋은지. 등등....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던 이세돌과의 도어스테핑에서 학부모들과의 진지한 문답이 30분간이나 오가자 분위기는 따뜻하다못해 금세 뜨거워진다.  


그러다 오늘 최고의 큰 박수가 터진 최고의 질문은 빨간 패딩을 걸친 5살 꼬마에게서 나왔다. 그 꼬마는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에요?"


파안대소와 함께 인천 송도를 찾아간 이세돌의 사인회는 흥겹게 2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이세돌이 바둑판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바둑계를 떠나 있지만 여전히 이세돌은 팬들에겐 인기절정을 구가했다. 특히 동년배인 학부모들에게 큰 인기였다. 맨 오른쪽은 이세돌의 형 이상훈 프로.


바둑계는 잠시 떠났지만 그의 바둑사는 여전히 굵고 선명하게 기억한다. 


알파고를 이긴 유일인간 이세돌이 인천 송도에 뜬다고 소문이 나자 오후1시부터 200명을 휠씬 넘기는 어린이와 학부모가 줄을 이었다. 물론 이세돌바둑학원 송도 본원에 다니는 원생이 아니라도 사인회 참석은 가능했다.


은행창구 앞에서나 볼 수 있는 번호표까지 등장하여 "1번 나오세요"하면 1번 어린이가 얼마나 위대한 바둑기사인지도 잘 모르면서, 부모님을 카메라맨으로 동원하며 이세돌아저씨의 곁으로 다가섰다. 


인천 송도라면 요즘 최고로 각광받는 엘리트들이 산다는 국제도시가 아니던가. 이세돌의 사인회엔 거의 모두들 납작한 보급용바둑판을 준비해왔고 더러는 다리 달린 굵은 바둑판을 갖고 오기도 했다. 


그도 아니라면 송도점에 비치된 '이세돌 전집' 대략 4~5만원 정도 하는 책을 구입하여 사인을 받는다고 했다. 대 기사에게 평생 기념이 될만한 사인을 받고 촬영을 같이 하는 기회가 아닌가. 그러다보니 이세돌의 형인 이상훈 프로가 미리 준비해온 이세돌사진이 들어간 사인용 카드는 남아돌았다. 


▲다재다능한 스승과 제자 이세돌과 조은진.


다재다능(多才多能)의 대명사 이세돌과 조은진 원장은 사제지간이란다.  


이세돌은 지금도 여전히 바둑일을 하고 있고, 바둑과 연관된 두뇌싸움인 <위즈스톤> 게임에 진출하기도 하고, 홀덤이라는 카드게임으로 드라마 ‘올인’의 주인공 차민수와 카드게임을 벌이기도 했고, 방송출연도 마다않는 재주꾼이다. 


반면 명지대 바둑학과를 수석졸업한 송도의 수제자 조은진도 해외보급의 선구자였고 (그 덕택인지 국제심판자격증도 가장 먼저 땄다.) 바둑선수로서도 10여년간 내셔널리거 혹은 KBF리거로서 녹록치 않은 기량을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또 지금은 학원에 전념하느라 뜸하지만 풋살, 페러세일링, 실내 크라이밍, 피팅모델 등 매우 활달하고 적극적이다. 물론 미생(未生)시절에 경험했던 다양성이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불문가지. 


"제가 15년쯤부터 이세돌 사범님의 제자였어요. 그때는 제가 어렸고 또 이세돌사범님이 워낙 큰 분이라 말도 잘 붙이지 못했지요. 지금 제가 2년 정도 바둑학원을 경영하다보니 새삼 이세돌 사범님의 제자라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그래서 이세돌바둑학원으로 간판을 바꾸고 다시 출발하려고 해요. 그래서 이세돌사범님이 오셔서 축하해주시는 것이구요."


▲평생 기억될 이세돌아저씨와의 기념촬영.


90년대는 서울 강남, 2000년 대는 성남 분당, 2010년은 경기 일원이 바둑교육의 진원지였다.  그리고 최근엔 인천 송도가 바둑교육의 선진구역으로 뜨고 있다. 


여기 이세돌바둑학원 인천 송도 본원은 조은진 원장이 2년 전부터 터를 잡았다.  


"송도에서 바둑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고 이세돌바둑학원이라는 자부심도 있어요. 저도 2년째 바둑학원을 운영하고 있어 이젠 바둑교육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아이들이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고 있는데 바둑이 과연 타 공부에 비해서도 확연히 우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또 손수 증명해보이고 싶기도 하죠. 아이들이 바둑으로 즐거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모쪼록 이세돌사범님도 자주 격려해주시니 저도 새로운 각오을 다지게 됩니다."


다음은 이세돌바둑학원 인천 송도 본점의 이세돌사인회 모습을 사진과 함께 전한다. 


▲ 이세돌바둑학원 12호점 인천 송도 본원 모습. 


▲들어서자마자 나타나는 말끔한 학원 내부. 이세돌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고개를 좌로 돌리자, 온갖 상장과 상패가 조은진 원장의 수상경력을 말해주는 방이다. 


▲원장과 원생들이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상장과 트로피, 신문기사와 수상사진이 훈장처럼 걸려있다.




▲'이세돌과의 대화' 이세돌이 사인회장에 나타나서 자리에 안기도 전에 "바둑에 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시라"며 대화의 물꼬는 트자, 무려 10여차례의 질문이 이어쳤고 모두 성실하게 답변해주었다.


▲이세돌과 여러분들에게 파안대소를 선사한 오른쪽 빨간 패팅을 입은 꼬마 질문자. "아저씨 이름이 뭐에요?"


▲바둑광팬인 김진용 인천자유경제구역청장이 방문하여 인삿말을 해주었다. 



▲일필휘지(一筆揮之) 이세돌.


▲사인을 받고~.


▲이렇게 자신의 이름(김미진)이 든 용지를 들고 사진 촬영까지.


▲엄마는 이세돌이 자녀의 이름을 쓰는 순간까지도 촬영하는 열성을 보인다.


▲어디 그뿐이던가. 목발을 짚고 부상투혼을 발휘한 주현우 엄마도 있다.


▲바깥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학부모님들. 


▲이번엔 다리 달린 바둑판에도 사인. 굵은 매직펜이 4개가 필요했다.


▲'이 바둑판은 두고 두고 보물로 간직할 거에요!' 살짝 긴장한 송지후 어린이와 함께.


▲부천에서 사인회 소식을 듣고 일찍부터 방문했다는 김영한 씨는 값비싼 바둑판을 들고와서 가보를 하나 남겼다고 자랑.


▲김은우 김아라 남매와 함께.


▲'패밀리가 떴다! '이상훈 프로, 조국환 이세돌바둑학원 프랜차이즈 대표이며 조은진 원장 부친, 이세돌, 조은진 원장, 박순옥(조원장 모친), 조재영 사범(조원장 오빠).


▲조은진 원장의 오랜 친구들이 행사 끝까지 도움을 주었으며 마지막으로 기념촬영. 모두 조은진 원장과 어린시절부터 같이 바둑수업을 했던 친구들이란다. 서재민(MZ세대 대표 중매술사), 임현빈, 이현호 프로, 조은진 원장, 조재영, 김철빈, 정서준 프로.



#이세돌바둑학원 인천 송도 본점

주소: 인천 연수구 신송로121 센터플라자 809호

연락처: 032-858-0914/ 010-9838-2158


조은진 원장(29) 

2018년- 명지대 바둑학과 수석졸업

2013~2023년- 내셔널리그 KBF리그 선수

2012~2023년- 전국체전 바둑종목 입상 다수

2017년- 대학패왕전 여학생부 우승

2018년- 세계대학생 바둑왕좌전 여자부 우승

2018년- BNBK배 여자아마연승최강전 최다 7연승

2019~2023년- 국무총리배 국제심판 활약

2021년- 최초 국제바둑심판자격 취득

2023년- 국제페어바둑대회 대학생부 우승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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