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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24 17:07:03
  • 수정 2023-08-03 13: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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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기다려지는 미추홀~! 23일 제85회 미추홀리그가 인천바둑발전연구회관에서 48명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고 있다. 


제 아무리 좋은 일도 두 번, 세 번만 하면 싫증이 난다고들 한다. 

허나, 억 만 번 반복해도 물리지 않는 게 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 두고 있어도 두고 싶은 바둑. 

그대와 함께 두는 바둑 미추홀바둑이 있다.


그냥 즐긴다고 하지 말라. 

미추홀러에게 바둑은 즐거운 것이기보다는 생활이자 생존이다. 

지루한 장마 끝에 만나 더욱 반갑다. 


제85회 미추홀리그가 인천 김종화치과 내 인천바둑발전연구회관에서 48명의 ‘바생바사’들이 출전한 가운데, 김동섭 김동한 조종신 등 3명의 우승자를 탄생시키며 성황리에 마감했다.


서능욱 정대상 나종훈 서중휘 최홍윤 조종신 등 6명의 프로와 김동한 박지웅 이진우 서부길 김동섭 안재성 등 6명의 내셔널리거. 이건우 최준민 김현우 조은호 양동일 한세형 한경남 등 신흥 고수그룹들이 총망라되었다. 프로암 노장청이 망라된 이 멤버라면 더 이상 초호화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48명이 꽉 찬 느낌이다. 미추홀은 예전부터 단체카톡방을 개설하여 최고의 매너와 인성을 갖춘 이들을 위주로 초대하기 때문에 48명이 480명 같은 비중 있는 분들이다. 물론 첨 오시는 분도 따뜻하게 맞아준다. 이번에도 3명의 ‘신입‘이 들어왔다. 차차 소개하고…


▲'우리도 미추홀패밀리가 되었습니다!' '일등 경기'를 만들고 있는 경기도협회 박종오 전무와 내셔널 화성시 임준목 감독이 개막에 앞서 화이팅을 외쳤다. 


미추홀은 기력에 따른 치수제다. 시니어고수를 레벨1로 두고, 프로시니어나 주니어고수는 0레벨(정선  치수), 프로주니어는 0+레벨로 덤 5개를 추가한다. 또한 무한정 내려갈 수는 없으니 아래로는 4레벨까지 끊는다. 따라서 4레벨과 0레벨은 넉 점 치수.(아래 대진표에서 이름 옆 숫자가 레벨.)


또 대진표에서 알 수 있듯 조종신 프로의 경우는 우승을 도맡아서 하기 때문에 특별한 페널티 '+제도'를 도입했다. 즉, 자주 우승 준우승하는 멤버들에겐 +3집 씩 덤을 추가하기로 한 것. 조종신은 워낙 많이 우승해서 한우최고급의 상징 투뿔(++)을 달았다. 덤을 추가로 6집을 내야 한다.


우승 참 쉽죠. 딱 네 판만 이기면 되니까. 확률로는 16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그게 고라니들에겐 160분의 1은 될 듯. 일단 너와 내가 승리할 확률이 1/2이 아니고, 고수에겐 9/10, 하수에겐 1/10 정도 되니까 말이다.


뭐, 최고급 한우 뚜뿔(++) 제도도 해봤고ㅡ 시니어 주니어로 나눠 추첨도 해놨지만, 동네1급 시니어들에겐 우승은 언감생심이다. "한판 배우는 거지 뭐!"


▲1회전에서 '바둑소년' 조은호가 정선으로 서중휘 프로를 꺾었다. 


첫 판은 천당과 지옥의 갈림길이다. 첫판을 이기면 기대감 만땅이며 첫판을 패하면 벌써 다음 대회날짜를 염두에 두고서 친한 분들과 개인전을 겸하게 된다.  


시니어는 시니어끼리, 주니어는 주니어끼리 군(群)을 형성해서 맞붙은 1라운드에선 오히려 이변이 잘 안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키다리로 변신한 ’바둑소년‘ 조은호가 서중휘 프로를 제압한 게 큰 이변이며, 소재경이 윤명철을 제압한 것이 하위레벨이 상위 레벨을 꺾은 '이변 아닌 이변'.


2라운드에서도 이변은 없다. 다만 빅카드가 있었을 뿐이다. 인천학생 최강 이건우는 오랜만에 출전한 내셔널리거 김동한에게 정선+3점에 패했고, 주니어 박지웅은 부천대표 주니어 최준민을 제압했다. 


조종신프로는 '감히 프로에게 이겼다'고 조은호에게 혼쭐을 내줬고, 지난달에 이어서 양동일과 최홍윤 프로가 만났지만 이번엔 최홍윤이 이겼다. 다만 양동일은 0레벨로 1계급 특진한 치수로 붙었다. 


’거목‘ 나종훈 프로는 윤천준 박종오 등 만만찮은 동네1급을 두 점을 접고 척척 이겨냈고, 정대상 서능욱도 가베얍게 2승 대열에 합류했다. 


▲'요즘 자주 만납니다~!' 안재성-정대상 프로(승).


서중휘 외 프로 5명이 2승으로 호성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맞이한 3라운드. 오히려 고수들 입장에서는 더욱 쉬울 수 있다. 칸막이가 걷히면서 육식과 초식이 서로 한 마당을 쓰기에 말이다.


내셔널리그를 보는 것 같았다. 김동한이 박지웅을 가까스로 꺾고 3연승 휘파람을 불었고, 탑프로 조종신이 수년전까지 같은 내셔널리거였던 이진우에게 승.


나종훈 프로는 윤천준 박종오에 이어 2레벨 탑 소재경을 또 꺾었다. 오늘 두 점 바둑으로만 세 판을 조졌다. 가히 하수들의 무덤이라 할만하다.


또 정대상은 시니어의 자존심 안재성을 두 달 연속으로 꺾었다. '속사' 정대상은 석 달 연속으로 결승에 오른 것. 이러다가 '줄리메컵'을 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니어고수에게서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김동섭은 강릉에서 가장 먼저 미추홀에 도착했다는 서능욱 프로에게 매운 맛을 보여주며 간만에 건재를 과시했고, 최홍윤은 새로 오신 손님 이용희를 제압했다. 


▲서능욱 프로-김동섭(승)


자, 정대상-김동섭, 나종훈-김동한, 최홍윤-조종신 대결로 결승 대진이 짜였다. 프로가 4명 아마가 2명이다. 프로가 이처럼 많이 결승에 오른 적은 없었다. 


정대상의 3회 연속 우승의 대위업을 6개월 만에 결승에 올라온 환자 김동섭의 솜씨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형대마를 잡고 쾌승을 거둔다. 김동섭은 “이틀거리 바둑은 체력이 약해서 힘들지만 하루에 끝내는 바둑은 아직은 할 만하다”며 큰소리.


두 점 바둑으로만 세 판을 이겼던 거목 나종훈은 1년 만에 출전한 김동한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이어갔지만 10집 정도 패하고 말았다. 사실상 프로실력인 김동한은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바둑대표선수로 선발되었다고. 


▲'실력 최강을 가리자!' 최홍윤 프로와 조종신 프로(승)의 결승 맞대결.


벌써 프로가 2명 낙마했다. 1명은 우승이다. 사실상 미추홀 최고 기량을 가진 ’초단‘ 조종신 프로와 최홍윤 프로의 대결이다. 


최홍윤의 얼굴이 벌건 것이 비세인 모양이다. 시간에 쫓겨있는 걸 자세히 보아하니 중앙에 대마가 목숨이 오락가락한다. 차마 찐기자가 애처러워 고개를 돌리자마자 바둑이 끝났다. 


조종신이 초대형대마를 잡고 우승했다. 조종신은 찐기자의 기억에 우승확률이 50퍼센트쯤 될 것이다. 두 번에 한 번 꼴은 우승하니까. 조종신은 지금도 ’투뿔(++)인데 앞으로는 쓰리뿔(+++)을 달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진과 함께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미추홀기후회 장두화 총무님 부부가 대회장 단장과 화장실 청소까지 깨끗히 정돈했다고. 


▲미추홀은 양보 겸양 봉사 나눔의 미덕이 있는 곳. 오늘도 수박파티가 곁드려진다. 특히 김선홍 세무사님(인천중구바둑협회장)이 100만원을 후원해 주셨다고. 좋은 일을 이렇게 알려야 합니다.


▲"오늘도 수박파티와 함게 미추홀을 달려봅시다!"(김종화 대회장), "9월에 인천시장배가 있고 11월에 또 전국대회를 하나 마련할까 합니다."(미추홀기우회장 최병덕) 


▲새로운 패밀리 소개. 화성시에서 온 임준목 씨와 저 오른쪽 서 있는 이상윤 씨.


▲저마다 고수인 48강이 모이자 대회장이 후끈거린다. 


▲아까 멀리 보였던 '새내기' 이상윤, 곽계순 인천부회장.  


▲이서우-양동일(승). 이서우는 기력이 살짝 낮지만 4레벨로 출전했고 '전주특급' 양동일은 지난달 우승 이후 0레벨로 일계급 특진.


▲'압구정 아이돌' 김미애-손오공(승).


▲김동한 박종오.


▲'현상금을 잡아라!' 조종신 프로를 이기면 특별보너스 5만원을 걸었다. 김현우-조종신(승).


▲양완규-한세형(승). 85세의 양완규는 이후 내리 3승을 거두었다. 


▲아들과 아빠. 막내 이서우와 아빠 이주행. 그럼 큰 아들은? 


▲'바로 이 분~' 인천대표 주자 이건우. 


▲'입상은 놓쳐도 자존심 밀릴 수 없다!' 광명 김미애- 화성 임준묵(승).

▲박지웅(승)-최준민.


▲'인천의 레전드가 다 이 사진 안에~!' 임흥기-서부길(승). 서능욱 최병덕 나종훈이 관전하고 있다. 


▲조종신.


▲김동한.


▲김동섭.


▲ 3승을 거두고 결승을 앞둔 주자 6명이 추첨을 하고 있다. 조종신 김동한 정대상 최홍윤 나종훈 김동섭.


▲조종신(승)-최홍윤.


▲김동섭(승)-정대상.


▲나종훈-김동한(승).


▲거목 나종훈.


▲속사 정대상.


▲은근강자 최홍윤.


▲3승상 시상. 최병덕(시상) 박종오 하승철 박지웅 안재성 서부길 양완규 소재경 이건우 서중휘 김종화(시상).


▲준우승 시상. (최병덕) 나종훈 정대상 최홍윤 (김종화)


▲우승 시상. 최병덕(시상) 김동섭 김동한 조종신 김종화(시상).


▲행운상(치약세트) 시상. 최준민 최병덕(시상) 한경남 김현우 임흥기 안재성 정제민 최홍윤 장두호 김종화(시상).


▲행운상 대상 시상. 이서우(현찰 5만원), 이용직(그릇세트), 이주행(부채). 


▲그냥 갈 순 없잖아? 그럼 밥 묵고 가자! 대박 은갈비집으로 고고싱!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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