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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19 00:45:50
  • 수정 2022-10-23 22: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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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바둑학원 하남 미사점 박찬희(22) 원장.


바둑선생님들은 연배가 좀 있다. 과거엔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연조가 있어야 바둑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둑교육에도 해박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바둑이란 게 인생이란 게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건 바둑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테니까.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각종 도장 학원에서 바둑을 제대로 교육받고 바둑을 전공할 수 있는 대학도 있으니, 스승의 자질을 갖춘 젊은 지도자가 양산되는 시절이다. 다만 젊은 지도자는 경제적인 이유나 바둑외적 사회경험부족을 이유로 업으로서 바둑교육에 당장 뛰어들기 버거운 게 현실.


최근 인터넷이나 테블릿PC 등 새로운 학습도구와 새로운 교수법으로 자신만의 개성있는 노하우로 바둑교육현장을 누비는 젊은 선생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 경기도 하남시 이세돌바둑학원 박찬희 원장은 명함을 건내지 않았더라면 대학생사범 정도로 여겼을 만큼 앳되다. 일선 현장으로 간혹 취재를 나가보곤하지만 기자가 접한 가장 젊은 원장님이 아닐까 싶다. 


▲이세돌의 초심이 가득한 이세돌바둑학원 미사점은 이세돌의 '1호 애제자'가 경영하는 바둑학원이다.


이세돌의 1호 애제자가, 이세돌의 터에서, 이세돌의 초심으로 바둑꿈나무를 키운다. 


하남시 이세돌바둑학원 미사점은 이세돌이란 이름 석 자를 꼭 넣어야만 존재 이유가 설명이 되는 바둑학원이다. 


박찬희 원장(22)은 과거 OO이세돌바둑학원에서 이세돌을 롤모델로 수학하던 한 소녀가 성장하여, 스승 이세돌의 이름을 딴 바둑학원장으로 변신했다. 


게다가 두 살 위 오빠 박찬겸(24)도 사범으로 위촉했다. 그리하여 원장샘은 22살, 지도샘은 24살. 이세돌바둑학원은 역대급 젊고 파릇파릇한 바둑강사진을 자랑한다.


“그간 통념에 비하면 많이 어린 편이지만 여기 학원가에 젊은 원장님들 강사선생님들 많잖아요. 저희도 어릴 때부터 바둑을 전공했기 때문에 어떤 종목선생님들보다도 경험면에서 뒤지질 않죠. 오히려 젊기 때문에 아이들과 수평적인 대화가 가능하기에 더 잘 따르고 더 재미있게 공부해요. 학부모님들의 만족도도  훨씬 높은 것 같아요.” 


딱 부러진다. 


▲박찬희 박찬겸 남매는 어릴적 꿈이었던 바둑을 평생의 업으로 결정했다. 동생 박찬희 원장은 대학을 3년만에 조기 졸업할 정도의 재원이며, 오빠 박찬겸 사범은 연구생 3조까지 지낸 실력파이며 집중력을 요하는 전략게임 클래시로얄 종목의 프로게이머(샌드박스팀)였다.  


박찬희 원장은 나이만 어릴 뿐 갖출 건 다 갖췄다. 10살 어릴 적부터 바둑학원을 다녔던 탓에 7단 실력의 짱짱한 기력은 물론이며, 잠시 바둑을 놓고 학업으로 돌아서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무엇보다 바둑교육현장에서 알바사범역을 오랜 기간 동안 해봐서 이쪽 생리에 대해선 알만큼 안다.

사범역을 맡은 오빠 박찬겸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단다. 박찬겸 사범은 9살때 전주에서 상경하여 바둑에 본격 입문했고 연구생을 다년간 거쳤으며, 이후 동국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얼마 전까지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다고 한다. 대단한 재주꾼들이다.


바둑업을 하면서 바둑외적인 전공을 했다는 건 바둑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 그래도 물어봤다. 흔히 바둑일을 하려면 OO대 바둑학과를 가곤하는데 왜 일반 대학에서 비 바둑을 전공했는지를.


"많은 부분을 섭렵하고 싶었어요. 바둑은 어릴 때부터 십년 넘게 수련했고 한시도 떨어질 날이 없었죠. 일종의 부전공이랄까요. 계속 바둑에 매진하기보다는 비 바둑쪽에서도 열정을 쌓고 싶었어요."

원장과 사범으로 업무가 분담되어있지만 이들 남매가 바둑을 전공한 엘리트로서 바둑교육현장에 뛰어들 거라면 일찍부터 다양한 공부를 하고 다양한 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단다.


"제 이름을 걸고 학원을 경영한다고 해서 별 부담은 없어요. 오히려 프로의식이 생긴다고 할까요? 바둑교육에 매진하려면 이왕지사 일찍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든든한 지원군이 있을 때 전투를 벌이는 거라고 바둑에서 배웠거든요.(웃음)"


▲'이세돌바둑학원에서 이세돌과 함께' 이세돌은 10년만에 조우한 1호 애제자였던 박찬희 박찬겸과 친필 사인이 들어간 큰 합죽선을 펴면서 학원의 번창을 기원했다. 


수도권 도시 가운데 하남을 선택한 이유도 알고 싶었다. "하남은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지역이니까 아무래도 교육열도 높을 것이고 바둑에 대한 인식도 남다를 거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한참 성장하는 도시인게 매력이었고, 이세돌 사범님과와의 인연도 있었죠."


이세돌과의 인연? 

이곳 하남 미사는 이세돌이 형 이상훈 누나 이세나와 함께 처음으로 바둑학원을 차렸던 곳이라 그의 초심이 묻어나는 곳이란다. 


박찬희 박찬겸 남매와 이세돌읜 인연은 10년도 더 되었다고. 지금은 한국바둑계의 젖줄 역할을 하는 충암바둑도장의 조국환 원장이 과거 OO바둑학원을 운영할 때 남매는 고향 전주를 떠나 바둑에 본격 입문했다. 그 이후 이세돌 이상훈 형제기사에게 바둑을 사사했고 그때부터 조국환 원장 이세돌 형제와는 막역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박찬희 박찬겸 남매는 프로가 되겠다는 꿈은 접었지만 계속해서 바둑을 익혔고, 비 바둑과를 전공하며 대학을 마쳤다. 그 십수년동안 이세돌은 알파고를 이기는 등 세계적 기사로 올라섰고, 조국환 원장은 충암바둑도장을 책임지는 위치로 변신, 성장했다.


▲이세돌바둑학원 미사점을 공유한 '이세돌패밀리'. 충암바둑도장 조국환 원장, 어버지 박행서, 박찬희 원장,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 이세돌, 박찬희 사범, 어머니 최복순.


십수년이 흐른 지금 박찬희 박찬겸 남매는 다시 이세돌의 정성과 진심이 서린 이곳 하남에서 다시 이세돌바둑학원으로 뭉쳤다.  


그래서 기자가 찾아간 날은 '1호 애제자'의 성업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인회를 개최하기 위해 이세돌 이상훈 형제가 방문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거창한 목표는 세우지 않았어요. 학원에 아이들을 맡기는 학부모의 맘은 안전하게 아이들을 캐어하는 것이고 다음이 바둑이 가져다주는 교육효과일 겁니다. 전 원장으로서 아이들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데 바둑이 자그마한 도움이 된다면 만족입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바둑을 두러 오는 시간을 가장 기다리고 행복해합니다. 이세돌사범님도 앞으로 계속 도와주신다고 했어요.(웃음)” 



이세돌바둑학원 미사점

원장=박찬희(22)
주소=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대로226번길 21 미사프라자 4층 403호
연락처=031-792-1171 / 010-3692-4396







▲ 하남 이세돌바둑학원 미사점 내부 모습들. 5~6년전 이세돌의 형제자매들이 맨 먼저 바둑교육사업을 시작했던 곳이란다. 따라서 자신의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이세돌은 회고. 


▲바둑판에다 이세돌의 사인을 받아들고 즐거워하는 가족들.


▲이날 이세돌바둑학원 미사점엔 300여명의 팬들이 방문하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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