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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08 14:11:05
  • 수정 2022-04-08 14: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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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이어 또 다시 슈퍼시니어들의 햔연 반상유희가 펼쳐진다. 사진은 둘이 합쳐 125세 이하 할인검 결승전 모습. 


참 멋들어진 옛말이 많은데, 놀 ‘유(遊)’ 희롱할 ‘희(戯)’ 유희(遊戱)도 게 중 하나. ‘유’와 ‘희’ 속에는 공통적인  '놀다'란 의미가 있다. 좀 더 깊어 들어가면 ‘사귀다’ ‘배우다’ ‘공부하다’란 심오한 뜻도 있다.


화사한 봄날. 오래된 친구와 함께 열정 많았던 그 때를 생각하며 반상에서 나뒹굴어 보자꾸나. 9일 서울 은평구 바둑과사람회관(구 아마바둑사랑회)에서는 찐바생바사 16쌍이 출전하여 2022 반상유희(盤上遊戱)를 펼친다.  


반상유희는 둘이 합쳐 나이가 125세 이상만 참가할 수 있는 페어바둑대회. 대충 환갑은 넘어야 한다는 계산인데, 이름하여 슈퍼시니어들만이 출전할 수 있다.


125세 이상은 지난 1월 역시 바둑과사람에서 주최한 활인검(活人劍)에 이어 두 번째 실시해보는 규정이다. 첫 시합 때 무척 호응이 좋아서 이번에 두 번째 대회를 열고, 또 날짜는 확정짓지 못했지만 올해 안에 두어번 더 치를 계획이라고 바둑과사람 측은 밝혔다. 혹시 출전의향이 있는 분은 기대해주면 되겠다. 


▲"우리가 슈퍼시니어다! "


참가접수가 마감된 16강 32명의 면면을 보면 결코 나이로 '얕잡아' 볼 계제가 아님을 알게 된다. 이들의 전국대회 참전수는 누적 1만회를 상회하고 이들이 거두어들인 우승트로피만도 무려 300개를 상회하는 베테랑이다.(표 참조).


지난 번 유사대회인 할인검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이학용+노근수는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 이학용은 제주도지사배 김인국수배에 이어 할인검에서도 우승하며 최근 가장 핫한 선수이며 노근수도 최근 압구정 청룡조에 진출하며 바둑에 흥미를 단단히 붙였다. 


이들은 대구와 수원에 각기 거주하는데 인터넷으로 인공지능공부를 같이 하는 학구파 듀오로 유명하다. 아무래도 좀 더 노련한 이학용이 공격수가 될 것이며 노근수가 뒤를 받치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다르다고 주장할 페어는 많이 있다. 가장 먼저 칠순의 전직프로 김희중와 시니어1위 심우섭 조가 있다. 개인의 실력으로 본다면 아마도 당당한 최우수조일 듯. 


지난 번 대회에서 김희중은 50년생 임동균과 짝을 이뤄 준우승을 했으나 이번엔 우승을 목표로 야심차게 심우섭을 영입(?)했다. 누가보더라도 더 막강해졌으나 역할 분담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또한 할인검에서 4강에 오른 박윤서+장시영도 지켜볼 멤버. 이들은 압구정의 간판스타들로 서로 눈빛만 보아도 텔레파시가 통하는 40년 절친으로, 지금도 주말을 같이 지낼 정도로 바둑과 함께 지내온 하세월이 큰 자랑. 


▲할인검 대회의 깜짝 우승을 차지한 노근수+이학용 페어는 이번에도 짝을 이뤘다.  


 '박대박' 박성균+박강수도 무시 못한 조합이다. 십수년 째 강진 김인국수배를 호령하고 있는 그 유명한 국수산맥팀이다. 지난 번 대회에서의 조기탈락은 일단 없을 것이며 저녁까지 먹고 가겠다는 기세다. 두 선수는 괴산과 대구에서 올라온다. 


성남의 간판듀오 김동섭+장부상과 인천의 맹주 서부길+이용만도 만만찮은 페어. 이들은 공격수(장부상 이용만)과 수비수(김동섭 서부길)의 역할 분담이 확실한 만큼 의외의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조민수+곽웅구는 늘 요주의 팀이다. 보조공격수 곽웅구는 페어바둑에 강미가 남다르며, 반면 최고의 공격수이자 초개성파 조민수가 얼마나 팀을 위해 헌신하느냐가 관건일 듯.


90년대 페어바둑대회가 러시를 이룰 때 페어바둑 국가대표라는 닉네임을 간직한 임동균은 김희중의 버림(?)을 받고 성남 박정윤과 새롭게 호흡을 맞췄다.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은 같은 정맥회의 파워히터 최진복과 짝을 맞췄다. 


조병철+지창석(중동고), 박휘재+주준유(검정고시)는 교교 동문이며, 김정우+정인규(연세대), 김흥태+김재훈(한양대)은 대학 동문이다.


그밖에 양덕주+김웅환, 안병운+유종수, 이석희+정연우 페어도 1+1=3이 될 수도 있다는 바람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반상유희는 내일(토) 오전10시부터 4라운드 A7리그로 치러진다. 피셔방식으로 5분+20초 추가가 실시되며 경기 후 30분 경과 시 각자 4분간의 작전타임도 있다.


우승상금은 100만원이며 16강까지 소정의 상금이 차등지급된다. 기념품에다 점심까지 제공하고, 원하면 저녁만찬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이 훈훈한 행사는 포항의 대표기우회 ‘한점회’의 기둥 이성호+노영균이 시상금을 후원하면서 이뤄졌음을 꼭 밝힌다.


페어바둑은 호흡이며 배려다. 오랜 포도주끼리 호흡하는 반상 상춘곡(賞春曲)이 몹시 기다려진다.


▲ ‘포항엔 펄떡 펄떡 뛰는 활어가 있다!’ 이 좋은 행사에 포항바둑의 기둥 이성호 노영균이 시상금을 후원하여 이뤄졌음을 밝힌다. 사진은 내셔널 포항시의 주축 포항 '한점회' 회원들이며, 뒷줄 부터 이성호 감독, 노영균 단장, 주기돈 코치. 그리고 앞줄은 김현숙, 윤분선, 김길자, 박강수.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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