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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16 17:01:16
  • 수정 2021-08-17 14: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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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아마국수'를 두번이나 차지했던 이용만.


끝장승부1에서 유창혁과의 두 점 바둑에서 120수만에 불계패한 생각이 계속 떠올랐을 테다. 방송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대기실에서 왔다 갔다 하는 등 이용만은 맘은 착잡했다. 더욱이  상대가 천하의 접바둑마술사인 승부사 서봉수 아닌가.

 

끝날때까지 긴장과 초조함에 휩싸였던 이용만이지만 결국 서봉수를 잡았다. 


초반 우위를 확보한 이용만은 중반 한때 서봉수의 노림수에 말려들어 다시 팽팽해졌지만, 다시 한번 흔들어대는 서봉수에 맞서 제대로 대처하며 다시 ‘역전’했다.


16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서봉수 vs 아마5강 끝장승부2 제3국에서 아마국수 이용만이 야전사령관 서봉수를 초반부터 리드해나가며 두텁게 반면운영을 한 끝에 정선+역 덤 9점 치수로 225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끝장승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아마측이 리드하게 되었으며 다음 경기 치수는 정선+역 덤 6집으로 조정된다. 


▲서봉수 vs 아마5강 끝장승부2 제4국 개시 모습. 서봉수-이용만(정선+역 덤 9집). 


어릴 적 이용만에게 수많은 지도기를 받았다는 바둑TV 이현욱 해설위원은 “이용만과의 대국에서 늘 지는 바둑에서는 대마가 죽었던 기억이 있다”고 과거를 회고했다. 두 기사의 스타일상 바둑이 오래갈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용만과 서봉수의 전투 기질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절반은 맞았고 절반은 틀렸다. 전투바둑이었던 건 맞았지만 이용만이 후반 두텁게 판을 짜고 끝내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초반은 이용만이 워낙 좋아하는 포진으로, 공격을 하면서 두텁게 정리하는 모습으로 판을 짰다. 승률그래프가 10집 내외에서 유리하다고 계속 가리키고 있었다.


점차 긴장이 풀리면서 손길이 빨리진 이용만은 중반전에 중앙 흑 석 점이 끊기면서 다시 격차가 좁혀졌다. 이때가 고비였다. 이용만은 충분히 시간을 쓰면서 형세를 읽었고, 결국 길게 가자는 뜻으로 중앙을 두텁게 빵때림하며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후반 우상귀 흑의 굳힘에 침입한 서봉수는 마지막 흔들기를 시도했다. 이때 이용만은 귀를 버리고 상변을 부수는 작전으로 나가며 결국 격차를 더욱 벌렸다. 끝내기 수순이 진행될수록 격차가 벌어지자 서봉수는 중도에 돌을 거두었다. 


▲초반 좌변을 흑이 뜷으면서 리드했고 중반에 중앙 흑 석 점을 끊어잡으면서 팽팽했다. 그러나 마지막 우상귀에서 백이 실리를 밝히면서 바깥 외세를 확보한 흑이 우위를 확실히 잡았다.


덤 9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패한 서봉수는 “초반에 너무 나빴다. 중반 들어 석 점을 잡고서 약간 풀리기도 했는데 역시 모자랐다. 내일 덤 6집도 만만찮을 듯하다.”고 국후담을 전했다. 


끝장승부1,2에서 모두 출전한 시니어 랭킹6위 이용만은 “덤9집이 있기 때문에 한번 실수를 해도 길게 두텁게 가자고 맘을 먹었던 게 주효했다.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 승리로 맘의 짐을 덜었다. 내일은 덤이 6집으로 조정되어서 약간 (내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열심히 두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봉수 vs 아마5강 끝장승부2는 매주 월화 오후2시에 생방송된다. 제4국은 다음주에 속개되며 치수는 정선+덤6집이다. 자신감을 회복한 이용만의 2연승이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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