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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03 01: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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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 불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시니어바둑의 자존심 안재성.


“다들 유창혁 사범보다 더 세요~!”


50회를 넘기는 대회 속에서 한번 쯤 우승 못 해본 선수가 있을까 싶지만, 아직 코를 뜷어보지 못한 강자들은 수두룩하다. 그 수두룩한 선수들 중 오늘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작년 유창혁과의 끝장승부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똑똑히 각인시켜준 안재성이다. 


'아니, 안재성이 첫 우승이야?'


실제 안재성은 51회 대회를 이어오는 동안 거의 매번 출전했고 입상도 거의 매번 했다. 그런데 시니어정상인 그도 압구정에서 우승은커녕 결승에 오른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니어들의 수련도장 압구정리그가 수많은 고수들의 정글이란 반증이다. 


‘끝장승부의 달인’ 안재성은 2일 저녁8시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진 제51회 불금리그 결승에서 역시 첫 결승에 오른 ‘압구정주니어’ 김솔빈(33)에게 백으로 182수만에 불계승을 거두고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압구정불금 결승 김솔빈-안재성(승).


이날 결승에서는 안재성은 박시하 이건우 등 연구생 꿈나무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오른 김솔빈을 맞아 초반부터 착실한 운영으로 실리를 확보하며 우세를 견지, 거의 승세를 굳혔다.


그러나 역시 시니어들은 후반 접전에서 수읽기를 깜빡하는 ‘전통’이 있다. 역시 오늘도 중앙전 도중 그 순간이 찾아왔으나, 명지대 바둑학과 출신 김솔빈이 그만 이겨가는 수순을 깜빡 놓치며 거꾸로 안재성의 압승무드가 되고 말았다.


“이랬으면 백이 죽은 것 아니니?”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면서 바둑이 끝난 걸 알린 안재성은 “압구정정글에서 내가 우승을 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공동3위라도 입상을 꾸준히 하고 있었던 걸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1등을 한다는 건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겸손했다. 이어서 “조(민수) 사범에게 반집을 이기고 김(동섭) 사범에겐 99.9% 졌을 것이다. 우승은 운도 따라야 한다.”며 벅찬 소감을 대신했다.


안재성은 2019년 내셔널 12연승을 기록하며 퍼퍽트맨이란 별명을 얻었고, 2020년엔 장안의 화제를 몰고 왔던 끝장승부에서 유창혁에게 7연승을 거두며 치수를 정선 이하로 내리면서 끝장승부의 달인'이란 별명을 또 얻은 시니어바둑의 자존심이다.


▲초반부터 쎄게 붙었다. 최호철-조민수(승). 조민수답지 않게(?) 반집승.


한편 오늘은 지지옥션배 프로 예선이 있었던 관계로 장수영 이외에 프로는 출전하지 못햇고, 여자선수들도 입단대회가 막 끝난 이후여서 컨디션 문제로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출전이 뜸했던 김솔빈 신상준 이호용 이승훈 조허윤 등 압구정주니어들이 대거 출전하여 열기를 돋우었다.


전직프로 최욱관, 전남 신안에서 공무원생활을 하고 있는 김종민, 그리고 전남 순천에서 조민수, 기도(棋道)닦는 스님 혜경스님도 오랜만에 출전하여 분위기가 뜨거웠다.

 

공동3위엔 최욱관 장수영 박윤서 조민수 이건우 서부길 김동섭 김종민이 차지했다. 


압구정 불금리그 안내
일시=매월 1·3주 금요일 오후2시 ※ 제52회 대회는 7/16(금)
대상=압구정리그 출전자 및 시니어(40세 이상) 혹은 여성
시상=우승-50만원, 준우승-20만원, 3승자-10만원
참가비=2만원
참가문의=장시영 원장 010-4318-6791







▲황이근(승)-김미애. 압구정 여성최고수 김미애는 불금에 첫 출전했으나 아쉽게 2패로 달락. 


▲박윤서-조민수(승).


▲압구정의 숨은 실력자 김흥태-김솔빈(승). 


▲왕년에 내셔널리그 인천팀 한솥밥을 먹은 서부길(승)-황이근. 서부길은 오랜만에 3위에 입상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두 마니아. 헤경스님-신안최고수 김종민(승).


▲이호용-이건우(승).


▲전직프로 최욱관-김종민(승).


▲이건우(승)-장수영,


▲호랑이 조민수.


▲절에서 '절예공부'하는 스님 혜경스님.


▲지지옥션배의 스타 김세현. 그러나 1승3패로 조기 탈락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김솔빈은 명지대 바둑학과 출신이며 현직 회사원이란다.


▲국후 복기 장면. 김솔빈-안재성(승).


▲입상자 얼굴이 새롭네요~! 장시영(시상) 김솔빈 안재성 김종민.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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