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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6-28 23: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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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팀 김세현이 몹시 어려운 바둑을 역전시키며 3연승을 달성했다.


‘물에서 건져주니 보따리 내놔라고 하는 꼴’
바둑 두면서 한번쯤은 들어봤고 스스로도 수없이 되뇌었던 말일테다.

승부에 임해서는 물러섬이 없어야 하고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야 한다.

신사는 깊은 수렁에 빠진 한판을 건져 올렸고 숙녀는 경험의 소중함을 깨달았을 게다.


93년 아마國手 김세현이 3연승을 달성했다.


28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속행된 제15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 8국에서 2연승을 등에 업은 신사팀 김세현은 숙녀팀 서수경을 맞아 298수까지 가는 난전 끝에 백으로 6집반승을 거두었다. 


이날 바둑은 내용으로는 합격점에 미달했고 승부로서는 대역전극이었으니 흥미진진했다.


▲한눈에 보더라고 흑이 압도적으로 좋은 상황. 여기서 서수경은 당연한 흑1을 마다한다.(바둑TV 화면캡쳐)


지지옥션배 일곱 번 출전경험이 있는 김세현은 바둑고재학생 서수경에게 초반부터 낯선 정석, 낯선 양걸침으로 나왔다. 변칙으로 두어보려고 한 것이 오히려 대세점을 놓치게 되었고, 오히려 백(김세현)은 하변에서 곤란한 상황을 일찌감치 맞게 된다.


어찌나 공격을 당했던지 50수언지리에서 인공지능 승률그래프가 흑에게 확 쏠려버렸다. 100수까지 줄곧 10집 이상 차이가 벌어진 상황이 계속 되었다. 


문제는 중반 이후 서수경은 질려야 질 수 없었던 바둑에서 허점을 수두룩하게 노출하고 말았다는 것이며 그 사이에 김세현이 역전을 이루고 말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수읽기에서 흔들리는 것이 약점이라고 한 서수경의 말처럼 간단하게 처리하면 될 것을 중앙 흑 대마에 오히려 지나치게 추위를 타면서 찬스를 계속해서 놓치고 말았다.


결정적인 역전의 시발점은 <참고도>였다. 흑1로 당연히 막아야 했다. 아무리 좌측의 흑대마가 불안하다고 해도 흑2로 호구쳐 두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실전은 흑 동그라미로 막았다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한철균 바둑TV해설자) 결국 백은 1의 자리를 뚫고 나와서 난전이 이어지면서 거대한 둑이 무너지게 된다.


▲초반부터 김세현은 좌변에 쏠린 포석으로 하변 백 두점이 굉장한 고초를 겪게 된다.


용궁 갔다 온 김세현은 국후 “많이 부족한 한판이었고 마지막까지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다. 원래는 2승도 버거운 것인데 3승을 덤으로 얻었다. 이제 숙녀팀 두명이 남았는데 마무리는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며 파이팅을 보였다.


이로써 신사와 숙녀 대결에서 신사팀이 5-3으로 두 발 앞서게 되었고 숙녀팀에서는 김세현은 3연승을 기록하여 연승 보너스 50만원도 챙겼다. 내일 또 승리하게 된다면 또 보너스 50만원이 주어진다.


다음 경기는 내일(29일)이며 비상이 걸린 숙녀팀은 이서영이 예상된다. 


제15회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은 제한시간 각 20분에 60초 5회이며 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제4기부터 아마대항전을 실시한 지지옥션배는 신사팀은 4·7·10·12·13·14기 대회를 우승했고, 숙녀팀은 5·6·8·9·11기를 우승했다. 최근 3년 연속 신사팀에서 우승을 가져갔다.


제15회 지지옥션배 신사와 숙녀 아마대항전 출전선수
신사팀(7명)=김세현(3승) 김동섭 김희중 최호철 양창연(2승1패) 이철주(1패) 박휘재(1패)
숙녀팀(7명)= 이서영 송예슬 이나현(1패) 김희수(1패) 고윤서(3승1패) 김민서(1패) 서수경(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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