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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1-18 01:36:44
  • 수정 2020-11-18 02: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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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워 2020 내셔널바둑리그 정규시즌이 끝나고 이제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었다. 사진은 태백고원체육관에서 진행된 18라운드 경기 모습.


完走-.
간혹 돌아가고 쉬어가긴 했지만 엄중한 코로나 사태의 와중에서도 아마바둑의 대제전 내셔널리그는 중단 없이 달려왔다. 엎어지고 깨지고 때로는 힘들어 드러눕고 싶었지만 서로 어깨에 어깨를 걸고 여기까지 완주한 19개 팀 선수단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戰爭-.
지금까지는 다들 승자가 되는 축제였지만 이제부터는 한 명만 승자가 되는 전쟁이다. 누구나 패자(霸者)가 되길 바라지만 대부분 패자(敗者)에 머물고 마는 것이 승부요 전쟁이다. 그 팔상동몽(八床同夢)의 바둑 폴 클래식이 내일(18일)부터 막을 올린다.


▲포스트시즌 8강 토너먼트 대진표.


내일(18일)부터 골프워 2020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정규시즌 상위 8위까지 일단 패자가 될 자격이 주어졌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김포원봉루헨스(1위)-서울압구정(8위), 아산아름다운CC(4위)-대구바둑협회, 에어닥터(2위)-안암타이거즈(7위), 함양산삼(3위)-서울에코(6위) 간 8강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앞으로 한 달여 진행될 포스트시즌은 매주 수·목 오후6시30분부터 성남 K바둑스튜디오에서 단판승부로 진행된다. 단, 챔피언 결정전은 3번기.


1,2국이 오후6시30분부터 동시 개시되며 4,5국이 8시30분에 동시 개시된다. 그 사이 3국이 8시에 비방송대국으로 별도의 공간에서 치러진다. 지각 규정은 늦은 시간의 두 배를 공제하며, 15분 초과 시 시간패가 된다. 


포스트시즌 상금은 우승 1500만 원, 준우승 700만 원, 4강 200만 원(2팀), 8강 100만 원(4팀)이다. 정규리그 상금은 별도로 지급된 바 있다. 


▲정규리그 1위 김포원봉루헨스(맞은 편) 대국 모습.


8강 플레이오프1  11/18(수) 김포원봉루헨스(1위)-서울압구정(8위)


김포원봉루헨스

임진욱(13/5) 홍명세(12/6) 조성호(10/8) 김정우(12/6)  권가양(11/7)


서울압구정

허영락(13/5) 엄동건(9/9) 전준학(8/10) 박윤서(11/7) 정지우(11/7)



정규리그 1위와 8위가 만난다면 전력 차가 꽤 나는게 보통이지만, 양 팀 선수의 이름값을 새겨보면 8위 압구정이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 박빙이다. 


작년 통합우승에 빛나는 원봉루헨스는 단장과 감독을 제외하곤 100% 작년과는 무관한 팀. 그래서 전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평가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팀원 모두가 열의로 똘똘 뭉쳐 여전히 완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되어 있는 팀보다 무서운 건 되고 있는 팀인데, 그게 원봉루헨스다.


톱 플레이어로 올라선 임진욱 홍명세는 2지명급에서 완전 1지명급으로 격상되었다. 과묵한 성격의 둘은 성실함을 무기로 현재 어떤 선수와도 밀리고 싶지 않은 자신감을 장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송민혁 김다빈과 함께 최우수 '1호봉 삼총사’에 꼽히는 신예 조성호가 뒤를 받치는 게 큰 힘이다. 자신보다 이름이 굵은 선수도 너끈히 넉 아웃을 시키는 등 히든카드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정규리그 8위 서울압구정의 영건들. 허영락 정지우 엄동건.


다만 원봉루헨스의 고민은 이들이 과연 압구정 주니어보다 뛰어난가 하는 점이다. 압구정 ‘투톱’ 허영락 엄동건은 얼마 전까지 아마랭킹 1,2위였다. 간판스타 허영락이 안정적인 바둑이라면 엄동건은 톡톡 튀는 스타일이다. 이 투톱이 정상 가동되기만 한다면 이들을 마땅히 제압할 팀은 없다는 게 정설. 원봉루헨스의 탁월한 주니어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또 하나의 변수는 왕년의 아마랭킹1위 전준학. 압구정 '3장' 전준학은 자칫 ‘버린 카드’로 오인되기 십상이지만, 8승10패의 성적이 말해주듯 제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간 까칠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전준학을 잡아야 한다는 점은 원봉루헨스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여기서 또 감안해야 하는 건 방송대국 경험이다. 원봉루헨스 주니어들은 바로 이점에서도 압구정보다 유리할 것은 없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김포원봉루헨스는 통합우승 2연패에 도전한다. 


김정우 권가양의 원봉루헨스 시니어는 박윤서 정지우의 압구정과 거의 ‘반집 승부’로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오히려 어느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일어난다면 의외로 싱겁게 승부가 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니어 승부에 바짝 눈길이 간다. 정규시즌에서는 정지우가 김정우를, 권가양이 김정우를 이겼다. 


압구정의 입장에서 주니어에서 2승이 가능하다고 가정하면, 시니어에서 1승1패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거꾸로 원봉도 시니어에서 1승1패라면 주니어에서 2승을 거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시니어들의 매치 업인데, 여자기사들이 정규시즌에서는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감독의 지략싸움이 꽤 필요할 듯 보인다.


원봉루헨스의 패기와 압구정 투톱이 격돌하는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압구정의 박윤서  전준학.





▲양팀간 정규리그 성적. 



▲'깜짝 4위'를 차지한 아산아름다운CC는 탄탄한 팀 워크가 자랑이다.


8강 플레이오프2  11/18(목) 아산아름다운CC(4위)-대구바둑협회(5위)


아산아름다운CC

김다빈(12/5) 임경호(8/6) 이화섭(6/6) 김민석(3/8) 김세현(10/3) 김우영(8/6) 장윤정(4/5)


대구바둑협회

최원진(10/6) 김정현(9/7) 강구홍(8/6) 송홍석(3/5) 이병희(2/5) 이루비(10/4) 김수영(8/7)


내셔널명문 대구바둑협회와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아산아름다운CC는 워낙 캐리어에서 대비가 되는 팀이다. 


대구와 아산은 일단 후보 선수가 있으니 어떤 선수를 출전시킬 건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대구는 시니어에서는 이병희가, 주니어에서는 송홍석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일테다. 반면 아산에서는 장윤정과 김민석이 성적 면에서는 빠지는 게 맞다. 다만 주니어에서는 신예 김다빈만 출전이 확실하고 나머지 임경호 이화섭도 출전이 보장된 건 아니라는 점이 특기사항.


대구는 화려하다. 특히 이루비 김수영이 등장하는 시니어에서는 막강하다. 이루비가 여자선수 중 가장 양호한 성적을 올렸고 김수영은 최근 결혼으로 인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었지만,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캐리어를 자랑한다.


문제는 아산의 시니어도 못지않다는 점이다. 특히 ‘인간지능’ 김세현은 요주의 인물이다. 10승3패를 거둔 김세현은 최근 인공지능공부에 열중하여 성적이 부쩍 좋아진 케이스로 비공식 승률왕이다. 따라서 성적 갑인 김세현을 상수로 놓고 역시 준수한 김우영이 지원사격을 적절히 해준다면, 결코 화려한 대구도 안심할 수는 없을 전망. 특히 김세현과 이루비의 매치가 성립한다면 아산으로서는 기대해볼만하다.


▲내셔널의 명문 대구바둑협회의 경기모습. 김수영 최원진 이루비.


주니어에서는 격차가 거의 없다는 게 정설이지만, 아산이 대구보다는 확실히 떨어지는 게 보인다. 김다빈이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 그러나 이화섭과 임경호는 특출한 성적은 못되지만 상대적으로 노련미를 가미했기에 정규시즌 정도의 성적은 기대할 수 있다.


노련미로 따지면 김정현 최원진 강구홍으로 구성된 대구 주니어도 거의 신진급이다. 따라서 기량 이외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아산보다 나을 게 없다. 아산의 김다빈을 누가 확실히 잡아준다면 수월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대구가 고전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대구 주니어들은 그래도 막판에 조금 괘도를 찾은 느낌이지만, 시즌 내내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는 점이 거슬릴 것이다. 그러나 열번을 양보해도, 아산 주니어에 비해 뒤쳐질 것 같은 기류는 아니다.  


아산과 대구의 승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대구가 분명 앞선다. 다만 김세현과 김다빈을 적재적소에 투입한다면 박빙의 승부가 될 수 있다. 경험치의 차이가 의외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산의 키 플레이어 김세현과 김다빈. 대구의 여걸듀오 이루비와 김수영.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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