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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6-11 17: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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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공식후원을 맡은 H3홀딩스(주) 김랑일(52) 대표. 

 

 123조에 달하는 막대한 부를 자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동시에 기부를 생활화·사업화하여 누적 기부액이 32조에 달한다고 한다. 그가 세계 곳곳에 행한 기부행렬은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이어가고 수만 인류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후원이나 기부를 하는 사람은 종종 볼 수 있다. 대개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다. 그 여유라는 것에는 금전뿐만 아니라 시간과 봉사 그리고 재능도 포함된다. 1억이든 1만원이든, 이러한 고마운 분들에 대해 바둑인들은 알아야 하며 필자 같은 사람은 그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 전반이 휘청거리는 이때, 늦게라도 내셔널리그가 개막하는 것도 기부와 후원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거창하게 빌 게이츠로부터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즐기는 한판의 바둑도 이 고마운 분들의 기부나 후원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새삼 고마워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2019년 1월 탄생한 회사 H3홀딩스는 바로 2019년부터 대한바둑협회의 주요 대회 공식 후원을 맡게 되었다. 고마운 기업 H3홀딩스(주) 김랑일(52) 대표를 만났다.

 

 ▲2019년 대한바둑협회와 H3홀딩스가 공식후원 약정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H3코인 정민주 대표이사가 정민주 대표, 김랑일 대표, 윤수로 회장. 

 

아무쪼록 H3홀딩스가 승승장구하길 바랍니다. H3홀딩스는 어떤 회사입니까.
다른 회사에 투자해서 지분수익을 내는 회사를 영어로는 홀딩스라고 하고 한글로는 지주사라고 합니다. H3홀딩스는 IT, 바이오, 환경, 우주, 신소재, 게임,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에 투자하고, 투자자 자문을 겸하고 있는 지주회사입니다.

 

어떤 계기로 후원하게 되었나요?
대한바둑협회 윤수로 회장님은 원래 알던 분입니다. 최근에 바둑계에서 일을 또 하신다기에 바둑에 매진하는 모습이 좋아서 적은 돈이지만 흔쾌히 후원을 결정했지요. (옆에 있던) 친구인 올리브 정준혁 감독이 권유한 것도 직접적인 요인입니다.

 

바둑은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던가요? 문외한이 보기엔 투자와 어울리는 종목인 것 같기는 한데…
우리 회사명 H3홀딩스의 3H에는 Human Ability, High Technology, High Return이라는 이념이 들어가 있습니다. 투자를 할 때 사람의 능력을 맨 처음에 봅니다. 두 번째는 하이 테크놀로지, 그 회사의 기술을 봅니다. 마지막으로 하이 리턴, 즉 수익이 얼마나 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바둑은 인간 대 인간이 자기의 능력으로 겨루는 것이죠. 기술이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며, 한집이라도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어때요? 바둑이란 게임의 원리와 우리 회사의 투자원리가 엇비슷하죠?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수익만 보고 투자할 수 없으며 경영자의 됨됨이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투자의 원칙과 바둑의 승부의 원칙이 똑같지요.

 

회사가 설립된 지 1년 남짓인데, 지금까지는 사업은 성공적이었습니까?
투자에서는 5배수 법칙이 있습니다. 다섯 군데 투자하면 한 군데 수익이 난다. 즉 네 군데 중 두 군데는 망하고 두 군데는 본전입니다. 따라서 수익이 나는 곳에서 5배를 내야 한다는 얘기죠. 질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이길 수 없습니다. 지는 게 두려워서 승부를, 투자를 피할 순 없다는 이치죠. 바둑도 매한가지잖아요? 투자도 역시 필연적으로 실패를 해야 하는 게임이고 실패를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전히 포석 단계에 있습니다.

 

(H3홀딩스는 2019년 1월에 설립했다. 처음엔 김 대표는 설립연도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 이전부터 이어오던 사업이었던 것이다.) 그 이전엔 무슨 일을 했나요?
제가 투자 공부를 한 것은 6년 전입니다. 투자를 하려면 안목이 필요합니다. 전자공학, 전자 물리, 생명공학 등 전반적인 투자 프로그램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지요. 그 이전엔 중국에서 IT 사업을 했어요.
(IT 사업이 잘 안 되었나요?)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H3홀딩스 김랑일 대표와 그의 절친 내셔널 올리버팀의 정준혁 감독.

 

 왜 갑자기 투자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까요? 새로운 길을 가려면 좀 더 젊어야 하지 않나요?
새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중국에 있을 땐 투자의 개념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한국의 공장이 대거 진출하는 시기여서 저희처럼 IT를 스포팅하는 회사를 만들어놓으면 자연적으로 고객이 유치되었으니까 자금과 자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몰랐죠. 나중에 한국에 와서 모 회장님에게 펀딩을 도와드리고 난 후 한국에는 정확한 투자를 유치하는 전문가들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들은 투자를 도와주는 척 한 것이지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업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죠. 자연스럽게 투자 공부를 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질문합니다. 바둑을 좋아하십니까?
10급입니다. 후원하기엔 충분한 급수지만 관전 급수는 그보다는 좀 더 높습니다. 바둑 격언 중에 기자쟁선(棋者爭先)이라는 말이 가장 와 닿는 것 같습디다.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투자는 결정에 있어서 빨라야 하니까요.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후원의 대가가 있다면 어떤 걸 기대하는지요?
저희도 자체의 블록체인인 H3재단의 이념인 Health, Happy, Humanity의 정신을 닮은 바둑을 응원하고자 후원했습니다. 굳이 후원의 목적이라면 블록체인 유저들에게 우리의 이념을 알리는 것 정도겠죠.

 

올해도 내셔널경기장에 가끔 들러서 좋은 말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바둑인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제가 어렸을 때 바둑은 대단했지요. 조훈현, 조치훈, 이창호가 연일 등장하곤 했을 때 ‘바둑은 대단한 것이다.’ ‘인생에서 바둑은 배워볼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우리 때만큼 열정적이거나 디테일하게 일하는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저는 바둑을 두던 세대와 안 두는 세대의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인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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