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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0-04 00:24:00
  • 수정 2019-10-04 00: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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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 정상 천제단 아래에서 산상대국을 벌이고 있는 김다영-조승아.

 

해마다 하늘이 열리는 날 태백산 천제단과 당골광장 일대에서 배달겨레의 바둑축제가 벌어진다.

 

단기 4352년 개천절 오전10시 어김없이 태백산국립공원에서는 제18회 태백산 배달(白山)바둑축제가 벌어졌다.

 

해마다 한국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두 명의 기대주를 초대하는 산상대국은 동갑내기 여자기사 김다영과 조승아(21)가 선택되었다. 여자기사끼리 산상대결을 벌이기는 2011년 최정-이슬아 이후 처음.

 

어젯밤엔 태풍의 영향으로 태백산도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다. 행사를 준비하던 주최측에서는 천제단행을 포기하고 기슭아래 단군성전에서 행사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행사 당일 오전 태백산엔 비가 멈추고 날이 개기 시작했다. '역시 단군할아버지가 보우하사….'

 

▲ 태백산에 오르기 전 두 선녀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병찬 제주바둑협회장, 조승아 김다영, 이상로 태백바둑협회장, 이정혁 강원일보 태백지사장.

 

이 행사를 매년 주관하고 있는 장성일 전 강원도바둑협회장은 조대현 입회인과 김다영 조승아 두 프로들과 천제단까지 동행하여 행사를 치르고 난 후, “산 위엔 일기가 너무 좋지 않아 간단히 사진촬영만 하고 하산하자고 제의했는데, 두 기사들은 한사코 비를 맞으면서도 씩씩하게 대국을 강행했다. 역시 프로다웠다”며 대견해했다.

 

김다영은 16년 입단하여 이듬해 여자기성전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조승아도 최근 궁륭산병성배에 선발된 여자랭킹 4위에 올라있는 강타자.

 

대국은 김다영이 백으로 5집반을 이겼다.

 

평소에 태백산을 오르고 싶었다던 김다영은 “태백산이 성지라고 알고 있다. 많은 선배기사들이 태백산에 오르고 한국을 빛낸 프로로 우뚝 섰듯 저도 그 길을 따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조승아도 “이번에 궁륭산배에 출전하게 되는데 정기를 받아서 꼭 좋은 일을 만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 일기가 매우 불순함에도 천제단대국을 성공리에 마친 일행들. 장성일 전 강원도바둑협회장, 김다영, 조승아, 조대현 입회인.

 

태백산의 영험은 이미 바둑계에서도 유명하다. 2001년 이세돌을 시작으로 2003년 박영훈, 2004년 박정상, 2007년 최철한, 2011년 최정 등 유명프로들이 태백산에서 산상대국을 한 뒤 세계를 제패했다.

 

한민족의 발원지 태백산에는 매년 개천절인 10월3일 천제가 봉행되고 있으며, 2001년부터 시작된 배달바둑한마당축제는 18년의 연륜을 쌓으면서 태백과 강원도를 넘어 한국바둑 발전을 선도하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 태백산으로 가는 길 초입에서 환하게 웃는 동갑내기 선녀 김다영 조승아.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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