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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16 12:52:35
  • 수정 2019-08-16 14: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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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전국구 바둑서클 압구정리그와 미추홀리그가 광복절 드디어 첫 교류전을 가졌다.

 

"모두가 승자였다!"

 

한국 최고의 바둑서클, 압구정리그와 미추홀리그 간 첫 우정의 무대는 거짓말같이 12-12 화국으로 마무리 되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2시부터 인천 모래내시장 인근 김종화치과의원 내 인천바둑발전연구회에서는 최고의 시니어리그 압구정과 수도권 최고의 수련도장 미추홀이 친선교류전을 가졌다. 양 리그에서 12명의 선수가 출전해 1,2라운드에 걸쳐 총 24경기를 치른 결과 12:12로 화국을 연출했다.

 

▲ 압구정-미추홀 교류전은 왼쪽이며(왼쪽 미추홀) 오른쪽은 정기 미추홀리그전이 변함없이 거행되고 있다.

 

인산인해였다. 폭우도 그들의 바둑열정을 꺾지 못했다.

 

인천바둑의 대부 김종화 원장은 압구정-미추홀 교류전과 함께 제49회 미추홀리그전을 함께 치르기로 결정했다.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인천바둑발전연구회 공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실제로 넉넉하다). 그러나 그것은 즐거운 오판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줄을 이을 줄 몰랐고, 급기야 치과공간까지 내놓아야 할 정도.

 

“우리 인천바둑발전연구회 사무실이 들어선 이후 최고 많은 선수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한윤용 단장님 이하 압구정리그 스타선수들이 기꺼이 인천까지 방문해주셔서 고맙고,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강호들도 그리운 기우들을 찾아 거의 100명은 집결한 것 같습니다. 오늘 교류전이 한국최고의 리그들 답게 즐겁고 유쾌한 우정의 무대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인천바둑협회 김종화 고문)

 

교류전에 출전할 24명 선수를 빼더라도, 유병호 정대상 유재호 이호승 류수항(프로) 양완규 이석희 노근수 김종민 안재성 최진복 임종열 김동한(아마 강호) 박동혁 최우석 최민서 박건 안상범(연구생) 등 동시에 진행되는 미추홀리그전 출전선수가 무려 60여명에 이른 것. 평소 미추홀리그 출전선수가 40명 선임을 감안하면, 교류전으로 빠져나간 인원을 빼고도 무려 30여명이 늘어난 숫자였다.

 

 미추홀기우회 최병덕 회장은  "전국최강 압구정리그팀이 방문해주셔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 것 같다."고 손님을 환영했다.  좌측부터 한윤용 압구정 단장, 김용모 인천바둑협회장, 현명덕 한국장애인바둑협회 회장과 소속 회원.

 

교류전은 3개 소그룹이 출전했다. 0레벨은 프로와 주니어선수 각 6명, 다만 압구정엔 아마주니어가 없는 고로, 프로 숫자를 좀 더 넣고 아마시니어 최호철 조민수를 넣었다(압구정에서 양보를 해주었다^.^). 1레벨은 아마시니어이며, 2레벨은 양 팀 회장단그룹으로 각각 3명씩이다.

 

0그룹에서는 아무래도 전현직 내셔널에서 활약한 아마주니어가 즐비한 미추홀이, 그리고 1그룹은 압구정이, 2레벨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여 전체 승부의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았다.

 

안팎으로 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교류전은 오후2시 광복절에 부르는 애국가 제창과 함께 시작되었다.

 

양 팀 주장전 서능욱-차민수. 둘 다 스마일인데 과연 승자는 누구?

 

1차전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전개했다. 0레벨 주장전 차민수-서능욱 전에서는 차민수가 98퍼센트 이겨있다가 깜빡 실수를 하는 통에 3집반을 패했다. 또한 홍근영 이진우 박중훈 등 주니어아마가 강세를 보인 미추홀이 4-2로 앞섰다. 그러나 압구정은 1레벨에서 박윤서 장시영 권가양이 나란히 승리하며 5-4로 역전했다.

 

2레벨에서 김종화 곽계순 부부가 선전했다. 곽계순은 한윤용 압구정단장에게 3집승을 거두고 '불금토너 총무' 장혁구에게 1집승을 거두는 등 결국 미추홀을 먹여 살렸다(?). 이리하여 1차전은 6-6.

 

▲ 미추홀기우회 창단멤버 윤명철 부천바둑협회장-압구정리그 창단멤버 장시영 압구정기원장.

 

2차전은 좀 더 진지해졌다. 아무래도 승부가 팽팽하다보니, 맘속으로는 이겨야 한다는 본연의 맘이 절로 생겨났을 터. 레벨별로 오더를 다시 작성했는데, 1차전과 동일멤버가 붙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0레벨에서는 1차전보다 압구정이 선전했다. 차민수가 나종훈을 잡았고, 박승문 김일환이 승리하며 3승3패를 맞추었다. 그러나 1레벨에서는 미추홀 김동섭이 압구정 박윤서를 잡으면서 1승을 만회하여 토탈 5승4패로 압구정이 리드.

 

역시 2레벨이 ‘문제’였다. 원봉루헨스 김영돈 단장의 갑작스런 해외출국이 잡히면서 부득불 기자가 대신 출전하여 김종화 원장을 이겨 6승4패. 압구정이 거의 승리를 거머쥐는 듯했다.

 

그런데 솔찬히 센 장혁구가 미추홀 최병덕 회장에게 그만 패하면서, 한윤용-곽계순 전이 매우 중요해졌다.

 

1차전에서도 아깝게 패했던 한단장은 필패의 바둑을 중반 이후 필승의 바둑으로 만들어놓았고, 250수 이후 또 수를 내주면서 필패하고 말았다. 결국 2차전도 6-6.

 

▲ 압구정 홍일점 권가양-인천의 대표아마 서부길.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떤다는 자타공인 최강 시니어 서클 압구정리그. 인천을 대표하는 미추홀기우회를 확대 개편, 수도권 강자들의 집합소 미추홀리그. 그들의 첫 우정의 무대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드라마같은 12-12로 화국(和局)으로 결판났다.

 

사실 첫 교류전에서 선수층이 넓은 압구정리그에서 일정 정도 '양보'한 부분이 있었다. 아마시니어 조민수 최호철을 0레벨로 옮겨 프로와 아마주니어들과 맞장을 시킨 것은 대승적 배려라고 하겠다.

 

시니어들의 기력연마를 위한 바둑도장을 자처하는 두 리그의 첫 교류전은 사라져가는 바둑의 인간미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대회전이었다. 미추홀리그 최병덕 회장은 날을 잡아서 꼭 압구정으로 원정 교류전을 갖겠노라 약속하며 교류전을 마쳤다.

 

▲ '미추홀 압구정 우정 변치 않길!' 양팀 선수들이 모두 함께 넘버 원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추홀리그나 압구정리그는 바둑이 생활인 자들의 격이 없는 공간이지만 약간 리그의 성격에 차이가 있다. 압구정은 리그에 출전할 멤버를 정해둔 다음 리그를 펼치며, 미추홀은 대회 때마다 오픈마켓으로 치르기 때문에 출입이 자유롭다.

 

미추홀리그는 바둑학원에선 적수가 없는 어린이도 좋고, 왕년 강1급 시니어도 좋고, 전국대회를 주름잡는 강호도 좋고, 프로 뺨치는 연구생 출신도 좋고, 또 진짜 프로가 와도 좋다. 미추홀리그는 한 달에 1회씩 인천바둑발전연구회 공간에서 매번 리그전을 개최한다.

 

압구정리그는 청룡 백호 주작 등 3개조에서 내로라하는 한국의 시니어 여성 선수 60명이 참여하고 있는 자타공인 최고의 바둑동호인리그. 시니어들의 수련도장이라고 할 정도로 각 지역에서도 기량 연마를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두 달여 만에 1회씩 리그전을 치른다.

 

양 리그 모두 바둑의 진정한 즐거움을 아는, 아니 알고자 하는 분은 대환영이란다.

 

 

압구정리그 한윤용 단장. "전통의 미추홀과 교류를 하게 되어 기쁘다. 전국 어디를 가도 바둑사랑하는 분은 차고 넘치는 것 같다. 이렇게 훌륭한 시설에서 좋은 행사를 하게 해 주신 김종화 원장님과 최병덕 회장님을 존경한다."

 

▲ 현명덕 한국장애인바둑협회장이 대국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현회장은 변함없이 미추홀이라는 선산을 지키고 있다.

 

▲ 역사적인 교류전이 드디어 개시되었다.

 

▲ 동시에 벌어진 미추홀리그가 끝나자 역시 압구정-미추홀 교류전을 관전하기위해 몰려든다.

 

김종수-이진우. 그 뒤는 김일환-박종훈. 압구정의 대표 프로 김일환 김종수는 흔쾌히 주니어선수들과 호선을 허락했다.

 

박윤서-김동섭. 이들은 아마강호들 답게 1,2차전 1승1패로 호각을 보였다.

 

▲ 나종훈-차민수. "(나)종훈이가 형이 인천왔다고 봐주네~"

 

▲ 조민수-이진우.

 

박종훈-최호철.

 

미추홀리그 회장단의 진지한 모습들. 김종화 원장(5.5단), 최병덕 미추홀기우회장(5단), 곽계순 인천바둑협회 부회장(5단).

 

틈만 나면 기보를 깔아놓고 연구에 열중하는 주니어들과 그를 지켜보는 시니어들. 바둑만이 가능한 그림일 듯 싶다. 류수항 프로와 한창한이 주도하고 있고 윤명철과 장시영이 지켜보고 있다. 서 있는 이는 최진복.

 

▲ "바야흐로 '깍두기'가 승부판을 두고 있습니다!" 한윤용-곽계순 전에 많은 눈과 귀가 쏠려있다.

 

'곽계순 여사가 결국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셨네요!' 경기중 하도 신중한 모습이어서 지난 가을 사진으로 대체했습니다. ㅎ.

 

12-12로 화국을 연출했지만 우승팀 시상은 미추홀이 먼저.

 

준우승 시상식 압구정도 소정의 상금.

 

제49회 미추홀리그 소식도 사진과 함께 짧게 전한다. 이날 보다시피 60여명이 대거 운집했다.

 

이호승-정대상.

 

이석희-안재성.

 

▲ '반가운 얼굴이 오셨네요.' 문성민-임종열.

 

우승자는 총 4명이다. 미추홀기우회 장두화 총무(시상) 이호승 유재호 김종화 원장(시상) 안상범. 이석희.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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