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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7-08 10:53:28
  • 수정 2019-07-08 12: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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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시장배 우승을 차지한 박성균.

 

“김희중 사범님이 반집을 이겼습니다!”

(그 아래 사석 하나 있잖아?)

“아, 그러면 박성균 사범이 반집을 이겼습니다!”

 

시종 유리했던 바둑을 끝내기에서 자꾸 양보를 하는 통에 반집승부까지 왔던 박성균은 승패가 뒤바뀐 줄 알고 순간 아찔했다. 그 많던 관전객들도 계가 과정에서 ‘누가 이겼다’ ‘누가 두텁다’는 말을 아무도 하지 못했고 침만 꿀꺽 삼켰던 미세한 바둑이었다.

 

“우승 많이 했지?”(김희중)
“개인전은 오래됐습니다.”(박성균)

 

수십 년을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진한 승부를 벌여왔던 맹장들인지라 결승전이라고 해도 살벌함은 덜 하다. 계가를 마치고 돌을 쓸어담으면서 대선배 김희중이 박성균의 우승을 격려한다.

 

아마바둑의 간판 박성균이 부천시장배에서 우승했다.

 

7일 오후6시 박성균은 부천 송내사회체육관에서 거행된 제4회 부천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 시니어최강부 결승에서 전직 프로 김희중을 꺾고 5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 박성균-김희중 결승전 종료 장면. 나종훈 프로가 끝내기 실수한 장면을 가리키고 있다.

 

시니어최강부는 수도권 강자들이 거의 다 집결했고 전주 청주 원주 등지에서 64명이 출전하여 자웅을 겨루었다. 전국시니어대회 치고는 굉장히 많은 인원이 참여한 셈. 따라서 스위스리그 6라운드까지 펼치는 강행군이었다.

 

결국 결승에 오른 이는 각 5연승을 달린 두사람 박성균과 김희중이었다. 애당초 김희중에게 좀 더 표가 몰렸다. 지난주 전국대회 우승을 했고 박성균은 지난 2015년 이창호배에서 우승한 이후 개인전 우승컵이 없던 까닭이었다.

 

그러나 백을 들고 실리를 챙기는 김희중에 맞서 하변 공중전에서 중마를 낚아 우세를 확립한 박성균은 후반까지도 반면 10집의 우세를 굳혔다. 후반들어 김희중의 속기에 말려 추격을 허용했지만 결국 박성균은 천금같은 반집을 남길 수 있었다.

 

우승직후 박성균은 “오랜만에 (김희중) 선배님과 좋은 승부를 벌여서 즐거웠다. 우승은 많이 했지만 다 과거의 일이고 가장 최근이 5년 쯤 된 것 같다.”고 말했고, “선수는 대회출전이 미덕이다.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하니까 그나마 기량이 덜 줄어드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 부천시장배가 벌어지고 있는 부천송내사회체육관 모습.

 

판타스틱 부천!

 

제5회 부천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가 경기 부천 송내사회체육관에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500명의 선수와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부천시장배는 원래 부천시민들의 친목도모의 장으로 1990~2012년까지 부천문화원이 주관하여 22년을 개최해왔다. 잠시 중단되었다가, 2014년 부천바둑협회가 창립되면서 2015년부터 부천시장배를 전국대회로 격상시키고 올해 5회 째를 맞았다.

 

오후1시 개막식에는 정윤종 부천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임성환 경기도의회 의원, 이대현 체육회부회장, 차동길 부천시역도연맹회장이 자리를 빛내주었다. 또 윤명철 부천바둑협회장, 김성일 홍순욱 부회장, 정광화 이사 등 부천바둑을 이끌어가는 바둑인들이 내빈으로, 또 대회심판으로는 이홍열 나종훈 프로가 참석했다.

 

▲ 윤명철 부천시바둑협회장. 정윤종 부천시체육회 수석부회장.

 

그보다 먼저 오전10시부터 열린 전국 시니어+여성최강부에는 조민수 김희중 최호철 이철주 양덕주 박성균 안재성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충 출동했고, 충주 전주 원주 등지에서도 경향의 고수 64명이 출전하여 어지간한 전국대회보다 규모면에서 월등했다.

 

아무래도 부천바둑협회 윤명철 회장이 오랜 바둑인이라 그가 이끄는 흡인력을 결과로 풀이된다. 윤회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상금이 큰 대회도 아님에도 부천을 사랑해주시는 전국의 시니어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5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 윤명철 회장은 아마6단으로 젊은 시절엔 입단대회에 출전하기도 한 고수.

 

▲ 정민효 부천바둑협회전무, 김성일 홍순욱 부회장, 나종훈 이홍열 프로, 윤명철 회장, 정윤종 체육회 수석부회장, 임성환 경기도의회의원, 이대현 체육회부회장, 차동길 부천시역도연맹회장, 정광화 부천바둑협회 이사.

 

오전10시부터 전국시니어+여성부 경기, 그리고 오후1시부터 초등최강부를 비롯하여 학생고급부와 각 학년부 등 18개 부문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경주했다.

 

부천시장배의 명물은 역시 어르신부. 부천시는 특히 복지관 바둑강좌가 활성화된 지역으로 꼽힌다. 김웅환 한면희 선생의 열성적인 바둑봉사활동을 통해 바둑수업을 받은 남녀 어르신들의 3인 단체전이었다. 신억희 김무길 신정웅 등 3인으로 구성된 원미복지관A가 오정복지관A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1년째 부천시 어르신들을 위해 바둑강의를 해온 김웅환 선생은 “오늘 16팀 60여명이 출전했다. 어르신들이 처음엔 두자리급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아마5단을 흘쩍넘기는 어르신들도 수두룩하다.”며 흐뭇해했다. 김웅환 선생은 김은선 프로의 부친.

 

학생최강부에서는 조상연이 최우석을 245수만에흑 4집반차이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주영 우찬욱은 공동3위.

 

그 외 학생부는 인천 부천 지역의 학생 강자들과 방과후 수업을 받는 학생들 총 250명이 출전해 자웅을 겨루었다.(입상자는 아래 표 참조).

 

▲ 시니어최강부 한상백-임연식.

 

시니어최강부 양완규-주준유.

 

시니어최강부 김용기-양세모.

 

▲ 작년대회 우승 준우승자가 만났다. 양덕주-이철주.

 

▲ 서부길-김지수.

 

▲ 5라운드 김희중-김동섭. 뒤는 이영남-박성균.

 

▲ 대망의 결승전. 김희중-박성균.

 

▲ 이영남. 안재성. 서부길. 김지수.

 

▲ 조민수 김진환 곽웅구, 김동섭.

 

 

▲ 부천바둑을 이끌어가는 두 바둑인. 정민효 부천바둑협회 전무, 윤명철 부천바둑협회장.

 

▲ 오후1시부터 부천 인천 등 인근에서 모여든 바둑어린이들로 붐볐다.

 

▲ 여학생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데 한 줄이 주르륵 여학생일 정도로 바둑이 인기다.

 

▲ 배운 지 몇달 되지도 않는 어린이들이 바둑판앞에 침착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대견하다.

 

▲ 방과후어린이답지않게(?) 덤에 걸리는 미세한 바둑을 연출하자, 심판 선생님이 덤 개념을 설명하며 흑이 반면 남겼으나 덤에 걸려 패하고 말았다는 '전설'을 길게 설명하고 있다.

 

▲ 어린이최강부 결승전. 최우석-조상연(승).

 

▲ 어린이부 시상장면.

 

▲ 역시 고급부 어린이 시상식 장면. 맨 오른쪽 여자어린이는 우승을 놓쳐 분한 듯 아직도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뒷줄 정민효 윤명철(시상).

 

 

▲ 어르신부 경기 모습.

 

▲ 어르신부 결승. 오정복지관-원미복지관.

 

▲ 원미복지관이 우승을 차지했다. 맨 왼쪽 윤명철(시상). 신정웅 김무길 신억희.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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