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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28 11:00:38
  • 수정 2019-05-28 11: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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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정훈 전 분당기우회 회장.

 

‘백회장’을 기억하시는지요.

혹시 분당기우회장배라고 들어보았을 겁니다. 일개 기우회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덩치(우승상금 1000만원)의 시니어대회를 수년간 개최하여, 프로든 아마든 모든 시니어선수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그 대회 말입니다. 지금은 기우회장에서 물러난 지 오래되었지만 그를 지금도 ‘백회장님’으로 부릅니다.

 

‘그래,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되어야 제 맛이지!’

 

지병으로  많이 수척해진 몸이지만 그 바둑열정과 바둑사랑이 담긴 눈매는 여전했다. 백정훈 회장은 또 그리운 올드보이들을 불러 모았다. 지난 연말 강릉의 명소 힐링캠프 예서원에서 ‘시니어최강전’이라는 이름으로 아담한 대회를 연 지 6개월이 채 안되었다. 그새 또 그들이 보고팠나 보다.

 

“뭐, 딱히 대회랄 게 있나. 아우님들을 불러 모았지. 저녁을 먹는 자리에 우연히 서능욱 사범과 함께 했는데, 그 때 ‘한번 모여 볼까’하고 맘이 동했던 게지. 하하.”

 

서능욱 나종훈 정대상 김종수 조민수 임동균 박성균 김동섭. 분당기우회장배의 향수를 느끼게끔 프로와 아마 각 4명씩 8명을 초대했다. 하긴 대회라고 하기엔 아담하고, 대회가 아니라고 하기엔 등장인물의 면면이 화려무쌍타.

 

▲ 김종수-서능욱 결승전.

 

그가 일찍이 사랑했던 강영일이 작년에 개원한 화성시 동탄기원에서 25일 시니어 8강 오픈토너가 치러졌다. 압구정치수로 치렀다. 즉, 프로와 아마가 만나면 아마는 흑을 들고 덤을 2집반 공제했다. 프로들은 통상 호선에 비해 4집의 페널티를 안고 두는 식이다.

 

8강토너는 정대상-김종수, 서능욱-김동섭, 임동균-나종훈, 조민수-박성균. (빨간 색 승자). 프로 둘과 아마 둘이 사이좋게 이겼다. 최근 대회엔 일절 참가하지 않는 ‘후지사와’ 임동균이 나종훈 프로를 이긴 건 작은 이변이었다.

 

김종수-조민수, 서능욱-임동균이 맞붙은 4강전에서 결국 프로들이 모두 승리했다. 이어서 김종수와 서능욱의 결승에서는 ‘손오공’ 서능욱이 아슬아슬하게 2집반의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00만원이었지만 백회장은 노란봉투에 8명의 올드보이들에게 교통비를 별도로 담아주었다.

 

“건강하지 못하니까 자주 옛날 생각이 납디다. 전처럼 힘도 없고 능력도 떨어졌지만 애정만큼은 줄어들지 않아요. 이렇게 자그마한 용돈에도 기꺼이 나를 만나러 와준 사범들이 고마울 뿐이지요. 하하.”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임동균-서능욱 4강전.

 

▲ 김종수-조민수 4강전.

 

▲ 시니어 강호 강영일(빨간 티)이 운영하는 경기도 화성 동탄기원에 들른 백정훈 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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