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5-06 17:37:54
  • 수정 2019-05-07 07:33:38
기사수정

▲ 21019 黎明의 檢 곽원근-임상규 결승전 모습.

 

黎明의 檢은 임상규가 차지했다.

 

72명의 아마최고수가 총출동하여 기합의 일전을 벌인 끝에 임상규가 우승상금 500만원의 黎明의 檢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6일 오전10시부터 서울 아바사회관에서는 2019 黎明의 劍 4라운드 결승전에서 임상규는 곽원근을물리치고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임상규는 2017년 개인전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부터 도합 7전전승으로 감격의 첫 우승을 달성한 임상규는 소감에서 “연구생은 나온 지 3년 만에 전국대회, 그것도 이렇게 멋진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어 기쁘다. 결승에서는 상대의 착각으로 쉽게 마무리 된 듯하다. 다가올 입단대회에서 당당히 입단하는 것이 당면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안동에서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올라온 어머니(조증선 씨)가 임상규의 시합을 내내 가슴졸이며 응원한 덕에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바둑사랑회가 주최·주관하고 바둑일보가 후원하는 黎明의 檢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젊은 청춘들에게 빛이 다가오고 있음을 일깨워주기 위한 뜻 깊은 대회.

 

2011년 처음 막을 올린 후 ‘3월이 오면’ ‘4월이 오면’ 등의 부제를 붙여가면서 2015년까지 이어지다, 4년 만에 익명의 후원자에 의해 부활된 2019 黎明의 檢에는 내셔널 강자 47명을 포함하여 총 72명의 막강 주니어들이 출전하여 3일간의 열전을 치렀다. 시상금은 우승 500만원, 준우승 300만원, 3,4위 150만원, 8강 100만원 16강 50만원 32강 30만원.

 

▲ 2019 黎明의 檢 16강 서바이벌이 6일 서울 아마바둑사랑회에서 시작되었다.

 

16강 서바이벌은 역시 숨이 탁탁 막히는 긴장감이 엄습했다. 500만원의 상금이 걸려있고, 다들 최고수급 선수이라, 16강 스위스리그를 벌이는 오전10시부터 선수들은 물론이며 관계자들까지 발자국 소리 하나 내지 못했다. 역시 한국최고의 아마열강들이 부딪히는 검은 둔탁한 충돌 없이 기합과 열기의 아우성이었다.

 

2019 黎明의 檢을 차지하기 위해선 오전 두 판, 오후 두 판 등 총 네 판을 두어야 했다. 오전 경기 결과 우승자의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혔다. 2승을 거둔 이는 4명. 엄동건 임상규 곽원근 김정현 등 내셔널 1년차~3년차의 싱싱한 젊은 기객들의 검이 맞부딪혔다.

 

이들은 아직 한 차례도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결국 임상규는 엄동건에게, 곽원근은 김정현에게, 각각 년차의 무서움을 전달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엄동건과 김정현은 이제 갓 연구생을 나온 '젊은 피'.

 

결국 산 속 호랑이가 두 마리일 수는 없고 하늘에 태양이 둘 일 수는 없었다. 3승자끼리 맞붙은 결승에서 실리작전을 편 임상규는 하변 전투에서 백 대마의 사활을 공격해 상대의 실수에 편승하며 대마를 포획, 단명국으로 승부를 결정했다.

 

 

▲ 2019 黎明의 檢이 벌어진 서울 응암동 아바사회관 부근 건물에 화려하진 않지만 자랑스럽게 2019 黎明의 檢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세현.

 

홍세영.

 

김정현.

 

▲ 엄동건-하성봉. 하성봉(37)이 계속 유리한 바둑을 끝내기에서 뒤집히며 반집을 패하고 말았다.

 

▲ 임경호.

 

▲ 온승훈.

 

▲ 허영락.

 

▲ 박강덕.

 

▲ 엄동건.

 

▲ 하성봉.

 

▲ 30대 맏형끼리의 아름다운 경기. 송홍석(31)-온승훈(36). 결과도 아름답게 반집.

 

▲ 곽원근.

 

▲ 김기백.

 

▲ 송홍석.

 

▲ 언제나 우승후보 허영락-임상규. 역시 반집승부 끝에 임상규가 신승했다.

 

▲ 김정선.

 

▲ 백운기.

 

▲ 홍명세.

 

▲ 본선 전경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다. 아바사 정우열 팀장이 방송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2019 黎明의 檢 기념공연. 아프리카 타악기 연주자 평산선생의 기타연주를 동갑내기 홍시범 대표가 곁에서 감상하고 있다. 

 

▲ 2019 黎明의 檢 우승자 임상규의 활짝 웃음.

 

2019 黎明의 檢 우승자 임상규 일문일답

 

지난달 내셔널리그에서 한판을 두어 임상규가 이긴 적이 있어서 일까. 한살 연상인 임상규가 연구생일 때도 늘 상수여서 곽원근은 임상규를 ‘잘 두는 형’ 센 형‘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임상규와 곽원근은 내셔날 강자들이건만 아직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 결승이 적기. 다음엔 승부가 없다. 바로 이 판이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두어야 한다는 아마바둑사랑회 홍시범 대표가 한 말이 귀전에 맴맴 거렸다.

 

한 100수쯤 진행이 되었을까. 실리와 모양의 대결로 굳어질 즈음, 바둑이 끝나버리고 만다. 곽원근의 듬직한 체구가 한쪽으로 기울더니 소리 없이 바로 반상의 돌을 뜯는다. 어찌된 영문인지 기자가 귀를 가까이 대자 ‘순둥이’ 임상규는 “원근이가 착각했어요.”라며 우승소식을 전한다.

 

4년 만에 부활한 2019 黎明의 檢에서 영예의 우승은 임상규의 차지였다. 마침 어머니가 경북 안동에서 서울을 방문하여 아들의 경기 모습을 줄곧 가슴졸이며 지켜본 덕이었을까.

 

▲ 임상규는 뒷편 어머니의 응원을 덕에 우승을 차지했다.

 

소감은?

첫 우승인데 덤덤하다. 아무래도 내일이 되면 친구들이 밥을 사라고 할 테니 그때서야 실감이 날까. 이후엔 좀 더 노련해지지 않을까 한다.

 

결승이 오히려 다른 판보다 일찍 끝났다. 바둑내용은?
하변에서 상대가 사활을 착각했다. 교환을 안 해도 될 것을 괜히 교환을 하는 통에 자충이 되어서 흐름이 끊긴 것 같다. 운이 좋았다.

 

자신의 소개한다면?
97년생이며 균형 잡힌 바둑을 둔다는 평을 듣는다. 2017년 전국체전에서 서울팀으로 우승했고, 덕영배와 참저축은행배에서 준우승을 했다. 작년엔 내셔널 말고는 딱히 성적을 내지 못했다. 개인전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어려웠던 판은?
두 번째 허영락과의 대국이었다. 초반부터 좋았는데, 제가 착각을 하여 집으로 꽤 손해를 봤다. 그 후 피차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결국 상대가 버텨왔고 결과는 불계로 끝이 났다. 내용상 반집 승부였다.

 

대국장이 유난히 차분한 분위기였는데 어떤가?
만족한다. 체육관식 대회가 아니라 나름대로 긴장감을 높일 수 있어 좋았다. 꼭 우승할 것 같다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왠지 편하다는…. (혹시 어머니가 지켜보아서 집중이 잘된 건 아닐까?) 아니다. 지난 토요일 예선을 둘 때도 집중이 잘되었다.

 

별명 순둥이가 어떤가?
제가 처음 듣는 별명인데…(웃음). 바둑판만 쳐다보고 딴 데는 안보는 타입이라 순하게 보인 것 같다. 실제로도 순하긴 하다(웃음).

 

목표는?
입단이다. 올해는 내셔널이라든지 일반 대회를 출전하겠지만, 사실 딱히 목표를 두지 않는 스타일이다. 목표를 잡으면 욕심이 생기고 욕심은 또 조바심을 낳곤 한다.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집착이 너무 없는 모습도 또 이상하다. 어려운 것 같다.

 

연구생 때와 일반인이 되어서 바둑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 변화가 있나?
남들은 초조해진다고들 하는데, 입단대회를 나가면서 못하면 안 된다는 마인드로 둔 적은 없다. 물론 떨어지면 당장은 아픈데, 쉽게 잘 잊는 타입이다. 잘 잊는다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닌 듯하다. 기억을 오래해야 아픔도 느끼고 더 강해지고 할 텐데…(웃음)

 

이번 黎明의 劍에서 하성봉 온승훈 송홍석 등 10년 이상 나이 많은 형들이 본선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실제 호흡을 같이 해보면서 존경스러움을 느낀다. 저는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여전히 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고 하고 있을 뿐이다.

 

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어머니가 와 계셔서 든든했고 곧 어버이날인데 선물을 드리게 된 것 같아 좋다. 안동서 소식을 기다릴 아버지도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 익명의 대회 후원자에게도 좋은 대회를 만들어서 주니어들에게 격려를 주셔서 고마운 맘을 전한다.

 

▲ 생애 첫 우승 임상규.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126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