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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1-15 00:59:04
  • 수정 2018-11-15 01: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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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내셔널리그의 패자가 15일 최종전에서 가려진다.

 

서울KIBA의 화려함일까, 광주무돌의 우직함일까.

 

환희와 영광의 폴클래식, 내셔널리그의 패자(覇者)가 이제 결정된다.

 

15일 오후6시30분부터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서울KIBA-광주무돌 간 챔피언결정전 최종국이 펼쳐진다. 지난 8일 1국에서는 서울KIBA가, 9일 2국에서는 광주무돌이 각각 3-2로 승리했다.

 

일 년 농사가 단 한판으로 결정된다. 기력, 전적, 컨디션은 부가적인 문제이며 오직 정신력과 담력만이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뿐이다.

 

1국을 서울KIBA가 김우영 허영락 전유진의 수훈으로 이겨내자 ‘역시 서울KIBA’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다음날 2국에서 서울KIBA가 약간 느슨함을 보이자, 곧장 그 틈새를 후벼 파면서 광주무돌이 문국현 정지우 강구홍의 합작으로 3-2로 이겨갔다. 최종국도 보나마나 누가 이기든 3-2 살얼음판 승부가 예상된다.

 

 

챔프전 이합을 겨뤄본 바 당초 예상과는 살짝 다른 면이 보인다. 주니어가 강할 것으로 전망되던 서울KIBA는 오히려 주니어에서 1-2로 밀렸다. 그리고 시니어에서 상대적으로 강미를 나타낼 듯했던 광주무돌이 오히려 뒤졌다. 바로 이 ‘역설’을 해소하는 팀이 최종국의 승자가 될 것임은 물론이다.

 

여기서 일단 양 팀 사령탑의 따끈한 임전소감을 들어본다.

 

“2국을 극적으로 따내면서 자신감이 절정에 달했으나, 덕영배에서 KIBA 선수들이 우승 준우승을 나눠가졌고 우리 선수들은 예선탈락한 것을 보니 다시 몹시 위축된다(웃음). KIBA에서는 1국과 같은 오더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며 우리도 맞불오더를 내겠다.” (광주무돌 오배령 감독)

 

“2국에서 패했지만 광주무돌의 불안요소는 여전하다고 본다. 반면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1,2차전에서 주니어가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덕영배에서 우리 주니어들이 역시 최고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서울KIBA 이강욱 감독)

 

 

▲ 양 팀 막강 주니어끼리 맞불오더가 나올 공산이 크다. 광주무돌의 문국현 김세현, 서울KIBA의 허영락 강지훈.

 

허영락 강지훈 이재성으로 이어지는 KIBA주니어는 곧 내셔널리그 올스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빈 틈이 없다. 지난주 상금 1000만원을 건 덕영배에서 강지훈과 허영락이 최종 결승에서 만났다는 사실은 바로 이들이 주니어 최강자라는 증거.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셔널에서 뛰는 주니어들의 격차는 거의 미미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광주무돌의 문국현이나 김세현의 안정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점에서 결코 KIBA 허영락 강지훈이 상대적 우세를 논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문국현은 이재성 강지훈을 보기 좋게 뉜 바 있고, 이번 최종전에서 허영락을 마저 이겨 ‘KIBA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할지 모른다는 농반진반의 얘기도 들려올 정도로 급피치.

 

또 김세현도 강지훈을 꺾었고 허영락에게는 패하면서 포스트시즌 첫 패를 당했다. 패한 판도 중반까지 넉넉하게 이겨있다 그만 승부수에 걸린 '방심패'였다. 김세현이야말로 누가 나와도 자신 있다. 따라서 광주무돌 1,2주전은 서울KIBA와 견주어 전혀 뒤질 것 같지 않다.

 

▲ 에이스 잡는 3장 역할을 할 강구홍과 이재성.

 

현실적으로 3장 역할을 할 양 팀 ‘1호봉’ 강구홍 이재성을 비교한다면 KIBA 이재성이 우위다. 정규리그 광주무돌의 초반 돌풍을 주도했던 강구홍이 챔프전에서는 약간 의기소침한 듯한데, 광주무돌로서는 챔프전 2국에서 결승타를 친 것이 변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반면 이재성은 챔프전 1국에서 문국현에게 반집을 패한 바 있으나, 그 이전 4강PO, 6강PO에서는 KIBA 승리의 견인차였다. 따라서 양 팀 모두 3장의 오더배치에 따라 전체 매치 업이 요동칠 수도 있다.

 

▲ 시니어 에이스들의 맞대결이 이루어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광주무돌 정지우-KIBA 전유진.

 

시니어 승부는 1승1패가 흔한 광경. 그러나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늘 승부 예측이 조심스럽다. 또한 시니어들은 주니어에 비해 전력이 약간 불안하기 때문에 그날의 컨디션이 매우 중차대하다. 지난 두 번의 챔프전에서는 KIBA시니어가 3-1로 강세를 띄었다.

 

다시 KIBA시니어가 강세를 띨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 양 팀 모두 여성선수가 조금 더 강하다. KIBA 전유진은 포스트시즌 들어와서 4승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상승세며, 광주무돌 정지우는 경험부족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래도 정규리그를 이끌었던 에이스다.

 

두 번의 매치에서 전유진과 정지우가 만난 적은 없다. 만약 최종전에서 만난다면 전유진에게 약간 표가 몰린다. 전유진의 탁월한 전투력은 형세위주의 바둑을 구사하는 정지우에겐 좀 껄끄러운 상대일 테니까. 이미 정지우는 김우영과의 두 번의 대결에서 후반 전면전이 벌어졌을 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준 선례가 있다.

 

▲ '내가 이기면 팀이 이긴다!' 김우영-이용만.

 

그렇다면 광주무돌로서는 전유진에겐 같은 파이터 이용만이 대결하는 구도가 오히려 좋다. 이들은 챔프전 1국에서 맞붙어서 이용만이 초반전에 필승을 바둑을 만들어놓고도 계속 난타전을 전개하다 역전패를 당했다. 승부에선 졌지만 이용만이 내용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았다.

 

KIBA 김우영은 챔프전 1,2국에서 내용적으로 리드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광주무돌 정지우에게는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정지우가 두 판의 챔프전을 통해서 어느 정도 경험적으로는 무장이 되어있다는 점도 걸림돌.

 

KIBA의 입장에서는 전유진-정지우, 김우영-이용만 대진이 바람직하고, 광주무돌의 입장에서는 전유진-이용만, 김우영-정지우 대결구도가 바람직하다.

 

▲ 끈끈한 팀워크로 대망의 우승을 노리는 광주무돌.

 

바둑일보에서는 14일 오후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내셔널리그 선수 감독 단장 등 이번 대결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또 정규리그를 통해 충분히 팀 구성원들을 인지하고 있을 법한 ‘핵심 관계자’에게 어느 팀이 이길 것으로 예상하는지 물어봤다.

 

결과는 기자의 예상보다 많이 서울KIBA 쪽으로 쏠렸다. 21명이 답변을 해주었는데 18:3으로 KIBA의 압도적인 승리를 점친 것.

 

그런데 주지할 것은 한결같이 3-2로 박빙우세를 점쳤다는 사실이다. 대다수의 답변자들은 KIBA 주니어들을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승리를 예측했고, 광주무돌을 지지한 3명은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강렬해 보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허영락 강지훈 이재성 전유진 김우영로 구성된 서울KIBA의 라인업은 화려함을 갖춘 예리한 명검이라면, 김세현 문국현 강구홍 정지우 이용만의 광주무돌 베스트5는 우직함을 갖춘 무딘 명검이다.

 

예리한 이도(利刀)와 거친 둔도(鈍刀)의 한판 승부.

 

내일(15일) 오후6시30분. 2018 내셔널리그 패자의 탄생을 지켜보시라.

 

·▲ 화려한 멤버구성으로 프로암에 이어 내셔널 우승을 노리는 서울K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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