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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31 14:34:57
  • 수정 2018-11-01 10: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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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강PO에서 격돌하는 네 팀의 에이스들. 전남 조민수, 서울KIBA 허영락, 서울압구정 박윤서, 광주무돌 정지우.

 

3연패에 도전했던 서울푸른돌과 전통의 명문 대구덕영, 기세 충만 김포원봉루헨스와 절대 강자 경기바이오제멕스 등 쟁쟁하던 리그3,4위는 8강PO와 6강PO를 거치면서 낙마했다.

 

이제 4팀만 남았다.

 

서울KIBA-전남, 서울압구정-광주전남. 이렇게 리그1,2위 팀끼리 크로스 토너먼트로 4강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이름하여 '호남선시리즈'가 막이 오른다.

 

11월1,2일 양일간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는 2018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 서울KIBA-전남(목), 서울압구정-광주무돌(금) 간 4강PO 1,2경기가 차례로 펼쳐진다. 두 경기 공히 1,2국은 오후6시30분부터, 4,5국은 오후8시30분부터 동시 대국을 벌이며, 3국은 오후7시30분부터 비 방송대국으로 치러진다.

 

이번 주 목금 벌어질 4강PO 전남-KIBA(11/1), 광주-압구정,(11/2) 두 경기를 전망해보자.

 

 

▲ 정규시즌 서울KIBA-전남 경기 모습. 맨 앞은 이재성-박상준.

 

4강 플레이오프① 서울KIBA-전남(11/1)

 

출전예상선수
서울KIBA=허영락(13/2) 강지훈(10/5) 이재성(10/6) 전유진(9/8) 김우영(7/10)
전남=박수창(12/5) 정훈현(10/7) 박상준(9/8) 조민수(15/2) 장윤정(5/7)

 

“KIBA가 너무 우수한 팀이라 대결자체가 부담스럽다. 어차피 주니어에서 2승을 따내야 하므로 1국부터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전남 신철호 감독)

 

“상대는 조민수의 팀 전남이다. 우리는 주니어가 비교적 나은 편이어서 2승을 노리겠다. 그러나 주니어들의 실력은 다 거기서 거기라서 걱정이다.”(서울KIBA 이강욱 감독)

 

생팀이지만 양 팀이 노련미는 갖추고 있다.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명문 전남은 물론이며, KIBA도 지난 프로암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부터 큰 경기, 특히 스튜디오 대국을 많이 해봐서 경험에서는 문제가 없다.

 

흥미로운 점은 양 팀 감독이 평소 후덕한 인품답지 않게 엄살이 매우 심한 멘트를 날렸다는 점이다. 양 팀 전력 차가 극히 미세하다는 방증.

 

▲ 전남 주니어에이스 박수창과 시니어에이스 조민수.

 

전남 조민수는 무려 15승2패를 기록한 자타공인 시니어일인자. 따라서 전남은 시니어승부에서 1승을 가지고 간 것이나 다름없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나머지 1승이 난망하기 때문.

 

전남은 장윤정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장윤정은 KIBA 전유진에게는 약간 열세며, 김우영에게 박빙일 것이라는 중평. 그렇다면 전남으로서는 조민수와 전유진이 부딪히길 학수고대할 것이다. 설사 그 '기대'가 어긋난다 하더라도 시니어에서는 최소 1승1패는 한다고 봐야 할 듯.

 

다만 천하의 조민수가 방송대국에서는 재미를 덜 봤다는 사실도 체크해봐야 한다.

 

두 감독은 앞 멘트에서 이번 대결은 주니어승부라고 했다. 박수창 정훈현 박상준으로 구성된 전남 주니어삼총사는 모두 5할을 상회하는 비교적 우량한 성적이다. 그러나 유독 KIBA 1~3장과 비교하게 되면 약간씩 못미치는 성적이다.

 

실제로 정규시즌에서 KIBA는 전남에게 4-1로 승리했다. 이때 주니어가 세 판을 모두 가져갔는데, <표>에서 보듯 1장은 1장에게, 2장은 2장에게 차례로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양 팀 에이스 KIBA 허영락과 전남 박수창이 만나지 않는다면 그런대로 전남이 해볼만 하다는 뜻도 된다.

 

결국 KIBA-전남 전은 시니어에서는 전남 조민수를 피하고 주니어에서는 KIBA 허영락을 피하는 구도가 피차 바람직하다.

 

▲ 서울KIBA 허영락과 김우영이 페어대국에서 호흡을 맞추는 장면.

 

전남 박수창도 제대 후 역대급 성적으로 올리고 있지만 큰 경기에서는 관록파 에이스가 힘을 쓰기 마련. 그런 면에서는 입대 전 아마랭킹1위였던 전남 정훈현이 요주의 인물이다. 특히 KIBA 이강욱 감독은 기세를 타면 무섭다는 이유로 정훈현을 가장 경계했다.

 

또  KIBA 강지훈은 리그 후반부터 6강PO까지 계속 패했던 만큼 최근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따라서  KIBA에서는 중국에서 컨디션을 찾고 돌아왔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허영락 강지훈이 중국 항저우아마대회에 한국대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당일(1일) 오전에 귀국예정인 점도 약간의 변수. (방금 들어온 따끈한 소식 하나. 중국 항저우 아마대회에서 KIBA 강지훈이 우승, 허영락이 3위에 입상했다는 소식입니다.)

 

KIBA 이강욱 감독은 오픈카드를 누구로 쓸 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보안유지'에 철저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스인 허영락을 낸다면 전남이 피해갈 수도 있을 것이며(포기한다는 뜻은 절대 아님), 또 나머지 강지훈 이재성이 박수창 정훈현와의 매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고민도 있을 듯.

 

KIBA는 자연스레 10승 이재성을 오픈카드로 낼 가능성이 있다. 그때 전남은 정훈현 혹은 박수창이 나오는 그림이 나오게 될지,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되겠다.

 

KIBA-전남 전은 1장을 먼저 오픈하는 핸디가 크게 느껴지는 경기가 될 듯하고, 감독의 지략 싸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양 팀의 경기가 아닐까 한다.

 

 

▲ 4강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할 서울압구정(사진 위)-광주무돌.

 

4강 플레이오프② 서울압구정-광주무돌(11/2)


출전예상선수
서울압구정=전준학(7/10) 배덕한(6/4) 김동한(6/4) 박윤서(14/3) 송예슬(10/7)
광주전남=김세현(11/5) 문국현(9/7) 강구홍(9/7) 정지우(11/5) 이용만(5/7)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해도 대견하다. 서로 신생팀이지만 압구정은 노련하지 않은가. 우리는 후회 없이 패기로 맞설 것이며 주니어에서 이겨줄 것이다. ”(광주무돌 오배령 감독)

 

“시니어는 우리가 낫고 주니어에서도 밀릴 것 같지 않다. 6강PO에서 한판씩 이겨본 경험이 있으니 편할 것이다. 6강PO보다는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서울압구정 김종수 감독)

 

팀 감독은 피차 서로를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 광주무돌은 겉으로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다행이라고 겸손을 내비쳤지만 속내는 미소를 지을 것이다. 오배령 감독은 평소 원봉루헨스가 6강PO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서울압구정은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본다.

 

서울압구정의 주니어를 과연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결론도 달라질 것이다. 압구정 김종수 감독은 비록 전적이 조금 부실해도 주니어들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그들에게 무한 신뢰를 보낸다. 오랫동안 프로조련사의 경험을 토대로, 그의 손으로 키운 제자와 장시간 유심히 지켜봤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만큼, 선수들을 무한정 신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규리그에서 주장다운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전준학을 6강PO 마지막 순번에 배치하여 책임감을 심어준다든지, 가끔씩 등판했던 ‘후보’ 배덕한에게 과감한 맞춤오더를 지시한다든지 하는 과감한 발상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바로 이 점이 압구정 괴력의 실체라고 하겠다.

 

 ▲ 서울압구정의 노련한 센터라인. 배덕한 박윤서 전준학.

 

서울압구정은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얼떨결에' 광주무돌에게 2-3으로 패했지만 다시금 붙으면 언제든지 설욕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광주무돌 오배령 감독도 “압구정같은 팀이 정신없을 때 후딱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 바 있으니, 어느 정도는 일리있는 자신감이다.

 

실제로 서울압구정이 광주무돌에 비해 우위가 뚜렷한 점은 또 있다. 6강PO를 거치면서 격전을 치러봤고 스튜디오대국을 경험했다는 것. 또한 '불안한' 주니어들이 모두 한차례 등판하면서, 그것도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몸풀기가 끝났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압구정의 자랑인 박윤서 송예슬이 6강PO에서 한명도 판 맛을 보지 못했다는 불안요소는 엄연히 존재한다. 송예슬은 정규리그 막판 3연패를 포함해 4연패 중이며 박윤서도 정작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여전히 적응중인지도 모른다.

 

 ▲ '이들이 힘을 내야 압구정이 산다!' 박윤서 송예슬.

 

광주무돌로서는 경험부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오감독은 무조건 패기로 맞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광주도 기다리는 동안 상대를 분석하고 연구하며 각 선수별 맞춤오더가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먼저 광주무돌은 시니어에서 1승1패를 생각할 것이다. 정지우와 백전노장 이용만의 등판이 유력하다. 문제는 이용만이 압구정시니어 박윤서 송예슬 어느 쪽에도 승산이 크지 않다는 데에 있다. 다만 신예 정지우는 또 어느 쪽과도 해 볼만하기에 1승을 기대하고 있다.

 

정지우는 박윤서에게 정규시즌에 승점을 기록했고 지난 10월 ‘적의 심장부’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벌어진 압구정여자최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도 있다.

 

광주무돌로서는 경험부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오감독은 무조건 패기로 맞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광주도 기다리는 동안 상대를 분석하고 연구하며 각 선수별 맞춤오더가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 광주무돌을 떠받치고 있는 강구홍 정지우 문국현.

 

김세현 문국현 강구홍이 선발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보이는 광주무돌의 주니어를 살펴보자. 일단 에이스 역할은 강구홍이 맡을 듯하다. 올해 연구생을 나온 강구홍은 시즌 내내 고른 활약을 보여주었고, 지난 8월말 노사초배 아마최강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기량이 만개한 느낌. 팀 구성원들의 믿음도 상당하다.

 

또 한 명의 ‘1호봉’ 김세현은 보물이다. 압구정 김종수 감독도 소리 소문 없이 잘해주고 있는 김세현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마치 압구정 송예슬처럼 리그 막판 패점이 늘어나긴 했지만, 광주무돌의 초반 상승세를 주도한 페이스메이커는 단연 문국현이었다. 문국현(27)은 비교적 노장에 속하는데 아무래도 강구홍 김세현 두 신예들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줄 책무가 있다.

 

▲ 광주무돌의 간판 정지우는 '아이러니하게' 압구정여자최강전에서 우승했다.

 

압구정주니어는 6강PO에서 3승을 합작한 주니어라인을 그대로 믿는다면, 배덕한 전준학 김동한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준학 배덕한은 정규리그 성적과는 무관하게 큰 경기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김동한도 원봉루헨스 에이스 이정준을 잡는 모습에서 에이스본능을 찾아가고 있다. 따라서 압구정주니어는 상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서울압구정-광주무돌 전은 전준학 배덕한의 노련미 듀오와 강구홍 김세현의 1호봉 듀오와의 대결이 흥미롭고, 문국현 김동한의 안정감있는 선수들 간의 대결 또한 백미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1장을 오픈해야 하는 압구정으로서도 오픈카드가 살짝 고민이다. 배덕한이 오픈카드로 나온다면 광주무돌은 문국현이 나올 가능성이 있고, 김동한(혹은 주치홍)이 나온다면 강구홍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다. 의외로 주장 전준학이 총대를 멜 수도 있다. ‘오더의 신’ 압구정 김종수 감독의 수읽기는 며느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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