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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27 00:56:59
  • 수정 2018-10-27 01: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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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의 3승'을 거둔 서울압구정 주니어 3인방. 배덕한 김동한 전준학.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성적을 이 한판으로 용서받은 것 같습니다. 우승할 수 있도록 남은 바둑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종국을 이기며 팀을 승리로 이끈 주장 전준학의 소감은 감격에 겨웠고 큰 짐을 내려놓은 듯했다.  주니어들의 '보은의 3승'에 힘입어 서울압구정이 내셔널 4강 플레이오프에 진격했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리그 6강PO 2경기에서 서울압구정은 '기세최강' 김포원봉루헨스에게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4강PO에 합류했다. 이로써 2018 내셔널리그 4강 대진은 확정되었다. 서울KIBA-전남(11/1), 서울압구정-광주무돌(11/2.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1-1에서 2-2. 그리고 최종 5국은 결정판이 되는 환상의 승부바둑의 진미를 만끽했다. 다만, 서울압구정은 주연이었고 김포원봉루헨스는 조연이었다는 차이 뿐이었다.

 

 

▲ 1,2국 개시 전 상황. 안병모 배덕한 이철주 박윤서. 심판은 남광우.

 

주니어가 강한 원봉루헨스와 시니어가 강한 압구정. 좀 더 정확히 얘기한다면, 원봉루헨스는 시니어 주니어 모두 강한 팀이며 압구정은 시니어가 좀 더 강하다. 압구정주니어 토탈성적은 5할언저리였기에 시니어 덕에 팀이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정규시즌과 같다면 묘미가 없었을까. 포스트시즌에서는 완전 딴판이었다. 6강PO에서 압구정은 박윤서 송예슬 시니어듀오가 나란히 패했고, 원봉루헨스는 안병모 이정준 정찬호 주니어트리오가 모조리 패했다. 

 

▲ 안병모-배덕한(승).

 

1,2국에서 시니어 다승2위 박윤서가 등판하기 때문에 압구정은 최소 1승1패를 생각했다. 그러나 맹장 이철주에게 ‘의외로’ 박윤서가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난세에 영웅이라고, 압구정에는 안병모의 맞춤오더로 나선 배덕한이 있었다. 바둑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안병모가 치명적인 착각을 범해 좌하귀 중마가 모조리 잡으면서 1-1 균형을 맞췄다.

 

방송엔 되지 않았지만 3국 김동한-이정준 경기도 꽤 관심이 쏠렸다. 이정준이 원봉루헨스 에이스라고 한다면 김동한도 압구정 에이스. 김동한 대마가 흑진에서 너무 쉽게 살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2-1로 압구정이 앞섰기 때문에, 4국 송예슬(압구정)-류승희, 5국 전준학(압구정)-정찬호 두 판 중 한판만 이기면 되는 상황. 하지만 그 1승은 쉽지 않았다. 중반까지 송예슬이 앞서나갔고 전준학은 조금 나빴다. 그러나 필승의 바둑을 만들었던 송예슬이 대마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과욕을 부리면서 오히려 역습을 당해서 그만 역전패.

 

▲ 승부판이 된 5국 정찬호-전준학(승).

 

마지막 5국이 승부판이 되어버렸다. 이 판도 종반에 접어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중앙집을 꽤 확보한 전준학이 급속도로 추격하고 있었다. 돌 통에 돌이 모자랄 정도의 격전.

 

정찬호가 자주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아 시나브로 역전이 된 게 분명했다. 팻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패로 버티는 모습은 처절하기 까지했다. 전준학의 1집반승리였다. 패한 정찬호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화면에 잠시 비치기도.

 

격전 끝에 승리로 이끈 서울압구정 김종수 감독은 국후 “상대의 오더를 예상했고 모두 다 맞춤오더를 냈다. 그럼에도 상대는 무척 강했다. 시니어들이 전패를 당할 지는 몰랐지만, 주니어들이 예상대로 잘해주어서 매우 만족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K바둑 해설위원 백대현은 "양팀 모두 포스트시즌다운 명승부를 선보였다. 압구정은 신생팀이지만 팀원들이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라 큰 경기에서 힘이 발휘되는 것 같다. “고 총평했다.

 

이제 내셔널 우승까지 두 걸음이 남았다. 다음달 1,2일(목·금)엔 대망의 4강 플레이오프전이 시작된다. 4강 대진은 서울KIBA-전남(11/1), 서울압구정-광주무돌(11/2).

 

▲ 결승점을 올리면서 그간 부진을 한방에 만회한 서울압구정 전준학.


포스트시즌은 전 경기는 매주 목·금 K바둑스튜디오에서 생중계로 벌어진다. 1,2국은 오후 6시30분부터, 4,5국은 오후 8시30분부터 동시대국으로 치러지며, 3국은 오후7시30분부터 비 방송대국으로 치른다. 제한시간은 각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 개인전 5판 다승제로 승부를 가리며, 플레이오프 전 경기는 단판승부이며 최종 챔프전은 3번기.

 

포스트시즌 우승팀은 2000만원, 준우승팀 1000만원, 공동3위 각 300만원, 6강팀 각 200만원, 8강팀 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리그에서 드림/매직리그 공히 1위 1000만원, 2위 700만원, 3위 500만원, 4위 3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되었다.

 

2018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는 (주)아비콘헬스케어, (주)비지엑스생명과학이 후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한다.

 

 

▲ 2국에서 원봉루헨스 이철주는 시니어 다승2위 박윤서를 꺾었다.

 

▲ 위기의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압구정 배덕한.

 

▲ 원봉루헨스 검토실. 정찬호 이정준 류승희 양덕주 감독. 그리고 작년 원봉루헨스 선수였던 조세현이 의리를 지키며 응원하고 있다.

 

▲ 3국 김동한(승)-이정준.

 

▲ 4국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원봉루헨스 류승희.

 

▲ 서울압구정은 한윤용 단장을 비롯하여 최진복 김동섭 박지영 장시영 김정우 신광승 등 압구정리그 멤버 20여명의 응원단이 대거 방송국을 방문하여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잔치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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