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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22 15:57:35
  • 수정 2018-08-22 16: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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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메카’ 화성시 서철모(50) 시장은 바둑을 초등1학년 전원에게 정규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는 젊은 도시, 잘 사는 도시, 성장하는 도시임을 나타내는 지표들로 가득하다. 한국지방자치경쟁력 전국 226개 시군구 중 1위, 인구증가율 전국 1위, 1인당 GRDP(지역 내 총 생산) 경기도 1위, 제조업체수 경기도 1위 등등.

 

게다가 화성시코리요(바둑리그) 화성시(내셔널리그) 등 바둑팀을 2개나 운영하고 있으며, 정조대왕 효바둑축제를 비롯한 바둑대회들까지 즐비한 도시가 바로 화성이다. 오죽했으면 한국기원도 오래전부터 ‘세계 바둑 스포츠콤플렉스(바둑의 전당)’을 이곳으로 옮길 청사진을 가지고 있을까. 또한 작년 대한민국바둑대축제를 열어 전국가적인 이슈를 만든 곳도 화성이다.

 

이렇게 화성이 바둑도시가 된 것에는 지역정치인들 중에 바둑애호가들이 많은 것도 큰 이유.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새롭게 시정을 맡게 된 현 서철모(50) 화성시장은 젊고 역동적이고 격이 없었다.  무엇보다 바둑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다. 지난 일이지만, 한참 촌음을 아껴야 하는 지방선거기간 중에도 바둑인들의 고충과 바람을 기꺼이 들어주었던 그는 천상 ‘바둑시장님’이었다.

 

2주전 제2회 경기도지사배에 참가한 화성시 바둑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수원칠보체육관을 찾았던 서시장은 기꺼이 바둑예찬론을 들려주었다. 시장에 당선되면 바둑매체 중 가장 먼저 바둑일보와 인터뷰를 하겠다는 후보시절의 약속을 지켰던 것. 그의 바둑에 관한 비전을 잠시 엿보도록 하자.

 

▲ 경기도바둑을 이끌어가는 사람들.  이상구 경기도바둑협회 부회장, 정봉수 경기도바둑협회장, 서철모 화성시장, 김부원 화성시바둑협회장. 박종오 경기도바둑협회 전무.

 

바둑에 상당한 조예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바둑은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스포츠입니다. 과거엔 건전한 놀이로 추앙받았지만 지금은 스포츠로 확실히 진입하는 시대입니다. 자기 정서를 계발하고 창의력을 함양하는 이 보다 좋은 마인드스포츠는 지구상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바쁘실 텐데 이번 경기도지사배엔 어떻게 참관하게 되었나요.
화성시 동호인들이 많이 참가했으니 시장으로서 얼굴 비추는 건 당연하고(웃음), 여러 바둑인들을 만나서 고견을 청취하려고 나왔습니다. 화성시는 올해부터 20개 학교에서 전 학년 정규과정으로 바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소년들의 바둑을 활성화시켜야만 장기적으로 바둑이 국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린이교육, 특히 정규 과정이라면 방대한 교육사업이 될 텐데, 구체적인 계획을 좀 더 부연하신다면.

바둑을 배우는 어린이들의 풀이 넓어야, 바둑이 가진 좋은 효능을 심어줄 수 있고 또 그중에서 뛰어난 선수도 나오고 하는 것이잖아요. 기성세대들은 바둑 인구가 많습니다. 만약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초등저학년에게 바둑을 가르친다고 생각해보세요. 과거 서당의 모습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특히 화성은 효의 고장입니다. 바둑이야 말로 어른과 아이들을 이어주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롤 모델입니다.

 

화성시는 도시 전체가 바둑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바둑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이제는 지식사회가 아니고 창의력의 사회이기 때문에, 초등저학년에게 바둑을 가르치면 그 친구들의 창의력이 개발되고 상대방의 대한 배려도 같이 배우게 될 겁니다. 혼탁해지는 요즘 어린이에 대한 밝은 미래상이죠. 바둑에 대한 투자는 나에 대한 투자이며 화성시의 도시경쟁력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아니라 인식에 관한 문제겠죠.

 

▲ 대회장은 둘러보던 중 3년전 자신과 함께 바둑을 배웠던 여성분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는 서시장.

 

전임 시장님과 현 시장님의 바둑열정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바둑교육 정책의 연속성은 걱정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보여주기 식 투자는 지양하고 이제는 바둑에 대한 근본적인 투자가 되어야 합니다. 바둑교육의 근본은 바로 꿈나무들에 대한 투자입니다. 초등1학년에게 국어 수학 미술을 가르치듯 바둑을 같이 가르치게 되면, 10년이 지나서 보면 바둑팬 층도 지금보다는 굉장히 두터워질 겁니다. 현행 방과 후 학교에서 바둑을 접할 수 있지만 지속적이지 못하며 ‘과외’라는 인식이 있어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지속성은 약간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바둑계로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겠는지요
좋은 강사와 양질의 기력을 가진 강사를 지원해주시는 것이죠. 양질의 강사 아래서 양질의 아이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프로와 바둑을 한판 두었다는 자체로 어린이에겐 꿈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화성에서 새로운 바둑대회나 바둑행사 계획이 있습니까?
9월부터 내년도 예산편성을 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초등1학년부터 투자를 할 겁니다. 바둑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가시적인 시장의 성과는 되겠지요. 만약 대회가 아니면 시장형성이 안 된다고 하면 대회를 만들어야겠죠. 대회는 바둑을 충분히 배운 사람들의 축제지만, 저는 이 좋은 바둑의 길에 수많은 어린이들을 안내하는 역할에 중점을 주려고 합니다.

 

▲ 서철모 화성시장(앉은 자리 네번째)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화성시 바둑동호인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몰려든 화성시 동호인들과 다 함께 기념촬영했다.

 

바둑인들과 호형호제하며 친근함을 표시하셨습니다. 그들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요.

3년 전 바둑을 배울 기회가 있어서 배우려고 시도를 했어요. 그런데 어른들이 배울 데가 없었어요. 기원은 초보자가 머물기엔 부담스런 곳이고 학원은 초등생 위주고. 그래서 제가 마을에서 30명 정도를 모아서 ‘이세돌바둑동호회’라는 걸 만들었어요. 그런데 바둑을 가르쳐 줄 사람이 없었던 거죠. 그 소식을 들은 한 분이 그로부터 3년간 매주 수요일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료로 바둑을 가르쳐주었던 겁니다. 그분이 경기도바둑협회 박종오 전무입니다. 그 인연으로 바둑계를 두루두루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둑을 처음 접한 시기와 현재 기력은어느 정도입니까?
군대에서 바둑을 접했고, 그때부터 바둑의 효능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지요. 비록 저는 고수는 못되었지만, 제 아들을 7살 때 바둑학원을 보냈고 8살 때 경기도 바둑대회 유치부에서 우승을 했죠. 아이를 키우면서 과외라고는 바둑과 태권도 밖에 하지 않았음에도 제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바둑예찬론자가 되었지요. 17급에서 5급까지 고무줄입니다(웃음).

 

화성시는 계속해서 바둑계의 주목을 한껏 받는 지역이 될 듯하다. 화성이 변하면 경기도가 변하고 경기도가 변하면 대한민국도 변한다. 최소한 꿈을 꾸면 이루어지는 곳이 화성시가 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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