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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27 19:43:46
  • 수정 2018-03-28 14: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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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사)대한바둑협회.

 

글 싣는 순서

대바협 유감 1. 내홍, 이제 시작일 뿐이다
대바협 유감 2. '대바협호'는 순항할 수 있을까?
대바협 유감 3. 또 다시, 노사초배에서 문경새재배까지

대바협 유감 4. 식었어도 뜨거운 감자, 프로암바둑리그

대바협 유감 5. 2018 내셔널바둑리그 고작 16개 팀?
대바협 유감 6. 밴드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대바협 유감 7. 바둑계 상생, 끝장토론을 제의 한다

 

대바협 유감 1. 내홍, 이제 시작일 뿐이다

 

(사)대한바둑협회(회장 신상철)가 내홍을 겪고 있다. 한국기원과 대바협의 분리 초기엔 한국기원과의 해묵은 감정싸움으로 인해 대바협 내부단결은 오히려 잘 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분리 2년차를 맞으며 대바협은 컨트롤타워의 잦은 오작동으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대바협 사무처장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사무처 직원이 징계를 받는 것은 직장 생활에서 가끔 일어나는 일이어서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바협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인지하고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일임을 알 테다.

 

대바협은 현재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 10평 남짓 사무실을 쓰고 있다. 그 사무실에서 사무처장보다 윗사람은 없다. 가끔 상임부회장이 나와서 결제나 업무보고를 받는 정도이며, 회장 및 임원은 애초부터 책상조차 없었다. 따라서 대바협 사무처장은 ‘일개 직급’이 아닌, 다양한 업무가 집중되는 핵심 요직이다.

 

업무성적이 현격히 저하되거나 명령에 불복종한 사실이 있다면, 회장은 당연히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사무처장의 대기발령(직무정지) 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임직원은 신상철 회장 외에는 아무도 없다. 또한 향후 직무가 재개될 것인지 아니면 중징계가 확정될 것인지도 전혀 예단할 수 없다. 대기발령 사실자체도 대바협에서는 이사들에게 공지하지도 않았다.

 

대바협 신상철 회장과 사무처장의 관계는 지난 2년간 '찰떡궁합'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대기발령이 내려졌을까. 다만 신회장이 대기발령을 내리기 1주일 전 사무처장에게 사직서를 받으려 했고, 이에 사무처장이 난색을 표했다는 정도가 기자가 알아낸 정보라면 정보. 그들 사이가 어떤 이유에서건 몹시 틀어졌다는 것만 확실할 뿐이다.

 

▲ 대한바둑협회 신상철 회장.

 

대바협 상황에 밝은 인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곪았던 것이 터졌다’고 한다. 그들이 추측하는 대기발령의 결정적인 이유는 대개 두 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1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모 지역협회장이 2017년 결산자료를 보완하여 제출하라는 요구를 사무처장이 묵살했다. 그 점과 관련하여 모 지역협회장은 대한체육회에 중재를 요청했고 검찰에 민원을 넣는 등 사태가 악화된 점이 첫째 이유(사태 악화 뒤 자료제출은 했다).

 

둘째는 모 부회장이 1월 정기이사회에서 논의할 사항을 사전보고 형식으로 대바협 이사들에게 전달한 바 있는데, 그 속에는 사무처장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가 수 개 거론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사무처장이 수 차례 업무상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점이 인정되어, 신상철 회장도 이사회 석상에서 사무처에 대해 행정감사를 지시하고 사무처장의 인사위원회 회부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느닷없이’는 아닌 것이며, 간간히 소문으로 들려오던 사무처장의 위법 행위를 회장이 일벌백계한 것이라는 얘기다.

 

어쨌든 1주일이 훌쩍 지났다. 대기발령 이후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바협 임직원은 이후 스케줄에 관해서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대한체육회에서는 인사위원회를 열어서 처리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일 뿐이다. 회장이 인사위원회 없이 특단의 결정을 내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달 딴지일보 ‘독자투고란 파동’으로 대바협은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아직 그 처리가 미진하여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차, 또 터진 내홍을 수습할 자체 능력이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당시 바둑일보는 대바협 곳곳에 어떤 적폐가 있는지 드러내 놓고 옳고 그름을 가려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번 일도 신속하게 인사위원회를 열어 잘 잘못을 가리는 절차를 밟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아울러 신상철 회장이 2년간 유일한 수직 보고체계를 유지해왔던 ‘심복’ 사무처장을 자기 손으로 징계를 가했다는 것은 스스로도 이번 내홍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자기고백일 수 있다. 따라서 대바협은 지금까지 무엇이 잘못되었고 향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해 청사진’을 밝히는 게 옳을 것이다. 혹여 정치판에서 자주 보던 ‘꼬리 자르기’로 이번 일이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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