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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5 04:37:52
  • 수정 2023-03-26 18: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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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경사로고!' 충암바둑도장의 입단축하연에 참석한 입단자와 가족들이 사범들과 함께 케이크커팅을 하고 있다. 좌로부터 최규병 대표사범, 조국환 원장 박순옥 사모, 김대연 김지영(김정현 부모) 김정현 김다빈 엄동건, 김수지 엄대섭(엄동건 부모), 황희수(최규병 사범 부인), 김천식 정지애(김다빈 부모).


“구멍 난 트레이닝복이 편하고 익숙했던 초등생 세 꼬마는 십여 년이 훌쩍 흐른 지금 이렇게 늠름한 청년으로 컸습니다. 이 청년들이 더욱 멋져 보이는 건 프로 입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일 겁니다. 충암도장은 수많은 기쁨과 그보다 적지 않은 좌절을 십년동안 이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들이 흘린 눈물의 양을 잘 알기에 오늘 이 순간이 너무도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다시 한 번 충암도장을 믿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김대용 사범)”


경사도 이런 경사가 없다!


22년 4월 고미소, 7월 최원진·김주형, 12월 이서영. 23년 3월 임채린, 또 3월이 가기 전에 엄동건·김다빈·김정현이 무더기로 입단관문을 통과했다. 12개월 동안 무려 8명이다. 입단이 SKY대 입학보다 고시패스보다 더 난해하다는 걸 안다면, 한 도장에서 이루 성과치고는 거의 만화수준. 


最高를 지향하고 最古를 자랑하는 충암바둑도장(원장 조국환)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암바둑도장 대강의실에서 제154회 일반입단대회를 통과한 김정현 엄동건 김다빈 프로의 입단축하연을 가졌다. 


이날의 히어로인 김정현 엄동건 김다빈과 그의 부모님들, 그리고 조국환 박순옥 원장부부,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서대문구의회 이용준 박진우 홍정희 의원이 함께 참석했고, 최규병 대표사범을 비롯해 유창혁 김대용 최원용 조재영 임현빈 김창훈 등 7명의 지도사범과 선후배 연구생들과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뤘다. 


또한 평일이라 참석은 못했지만 서울시바둑협회 장학재 회장 등 많은 수의 귀빈은 꽃과 화분으로 축하의 맘을 전했다. 


지난 2월25일부터 3월10일까지 약 2주간 132명의 아마고수들이 열전을 펼친 끝에 5명의 입단자가 탄생했다. 

바로 이 5명의 입단자 가운데 김정현(23)·엄동건(22)·김다빈(21) 등 3명이 충암도장에서 수학했다. 이들은 각기 서울 전주 대전 출신인지라 세 가족이 모두 공동의 시간을 내기가 마뜩찮아서 축하연이 조금 딜레이 된 것.


▲지난 3월초 임채린의 입단축하연을 가진데 이어 또 3월이 가기 전에 엄동건 김정현 김다빈의 입단축하연이 100여명의 충암패밀리들이 함께 한 가운데 성대하게 벌어졌다.


“이젠 앞에 나와서 축사에 쓸 멘트도 고갈되고…”
“(일동 웃음)”


평소 과묵한 최규병 대표사범이 너무 잦은 축하연 덕분에 멘트가 고갈되었다는 아제개그로부터 개시된다.

축하연 이후 전 도장패밀리들이 함께 만찬을 가질 것이니 통상 준속기로 축하연이 치러진다. 그러나 오늘은 주인공이 세 명이며, 모두들 20대 초반의 노련한(?) 선수들인지라 언변도 뛰어나서 시종 화기애애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120분간 진행되었다.


먼저 최규병 대표사범의 살짝 무겁지만 언제나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감동축사에 이어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외 축하사절의 인사말. 그리고 꽃다발증정과 후배들의 축하 멘트를 담은 롤링페이퍼와 입단자들의 사진과  악력을 기입한 개인용 백드롭 전달식. 이어서 충암의 전통 입단반지 증정식과 가족대표의 입단 소회와 본인의 입단 소감을 듣는 시간으로 이어졌다.(자세한 멘트는 사진과 함께 전한다.) 

 

▲세명 입단자 엄동건 김정현 김다빈의 얼굴을 충암연구생들이 자주 쓰는 컴퓨터 초기화면에 깔아두면서 입단을 축하하고 있다. 맨 왼쪽 사진은 입단 직후 한국기원에서 5명의 입단자를 동시에 기념촬영한 사진.


이어서 가족들 개인 사진촬영 시간을 가졌고, 그 시간동안 대가족답게 손이 많으니 매우 익숙한 손놀림으로 대형 강의실 3개를 씩싹 치우며 만찬 준비에 들어갔다. 


피자 20판, 치킨 25마리, 회 10세트, 탕수육 군만두 10세트 등 군침 도는 푸짐한 저녁 만찬을 가진다. 아이들에겐 만찬용이지만 어른들에겐 소주 맥주의 안주꺼리로 이만한 게 없다. 들어도 들어도 늘 새롭고 귀가 쏠깃해지는 고생담 무용담이 2시간여 이어졌다.


입단은 졸업이자 동시에 입학. 


입단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단어는 고진감래(苦盡甘來)다. 특히 20대 초반인 이들은 예정보다 조금 늦게 이루어진 목표이기에 그 각별함은 더욱 더할 것이다.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길었기에 오히려 오늘의 이 행복감이 비례해서 커지는 것일 테다. 


웃음과 박수가 만발했던 축하연을 사진으로 전한다. 


▲대형TV모니터에 이들 새내기 프로들의 사진을 깔아두었다. 엄동건 김정현 김다빈.



엄동건(嚴動虔) 초단 (전주)
생년월일 : 2000년 6월 9일
가족관계 : 엄대섭ㆍ김수지 씨의 1남 1녀 중 막내
기풍 : 전투형


김정현(金楨玹) 초단 (대전)
생년월일 : 1999년 10월 1일
가족관계 : 김대연ㆍ김지영 씨의 1남 2녀 중 첫째
기풍 : 두터운 실리형


김다빈(金多彬) 초단 (서울)
생년월일 : 2001년 3월 1일
가족관계 : 김천식ㆍ정지애 씨의 1남 1녀 중 막내
기풍 : 실전형



▲축하연이 벌어지기 1시간여 전부터 입문 초급반 어린이원생들이 북적거려서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은 임채린(왼쪽)과 고미소(오른쪽) 두 프로들과 기념촬영. '나도 언니처럼 될테야~!'


▲반가운 얼굴 '최영찬이 돌아왔어요~! '최규병 대표사범의 아들 최영찬 프로가 군에서 제대한 후 학업에 전념하여 올해 성균관대를 입학했다고. 아까 그 꼬맹이들과 최규병 사범이 통산 1000승을 달성한 기념 보드 앞에서 촬영. 최영찬은 김정현과 동갑내기.


▲축하연 본격 개시에 앞서 최원용 사범에게 조국환 원장이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최원용사범은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해 많은 입단자를 배출한 노고를 치하한 것.


▲축하연이 너무 자주 열려서 제가 할 멘트가 고갈되었다(일동 웃음). 실력은 출중했으나 운이 안 따라주었던 세 친구들이 입단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다. 이제 한 고비를 넘었다. 살다보면 수많은 고비가 찾아올 것인데, 첫 고비를 넘긴 기억이 있다면 이번엔  제대로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나를 비롯한 사범들에게도 삶의 의미를 만들어 주었다.


▲"프로가 되는 길은 SKY대를 들어가기 보다, 고시공부를 하는 것보다 힘들다는 걸 안다.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과거 서울시 의회 예결위원장 시절때부터 바둑에 대한 깊은 조예를 보여주었다. 부안 조남철배 학생대회 창설에 공이 크다. 바둑예찬으로 축사에 갈음했다.


▲서울 서대문구의회 박진우 홍정의 이용준 의원이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함께 인삿말을 하고 있다. "이 도장이 위치한 서대문구에서도 바둑행사가 있을 거고, 그때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웃는 모습으로 다시 뵜으면 좋겠다." 


▲'꽃보다 남자' 남자후배들이 꽃다발을 전달하고 같이 기념촬영. 좌측부터 김현석 홍승우, 김정현 김다빈 엄동건, 강경현.


▲여자후배들이 롤링페이퍼와 백드롭을 전달하고 선배들과 기념 컷. 김정현 김다빈 엄동건, 김수아 박성윤 김지수.


▲롤링페이퍼 살짝 공개.


후배들의 입단축하 멘트에 서윤서와 고미소가 나섰다. 서윤서=입단대회에서 경쟁자로 겨루었던 서윤서는 (엄)동건이 형이 승부가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솔직히 말해 좌중을 웃겼다.(이유인 즉, 서윤서는 본선 8강전까지 진출하여 입단이 유력시되었지만, 예선에서 이겼던 엄동건에게 중요한 고비에서 패해 입단이 좌절되었다. 이에 엄동건은 "다음 입단대회엔 꼭 입단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덕담으로 화답. 고미소=이런 거 저런 거 모두 좋아하는 성격 좋은 다빈이 오빠. 제일 성실하고 모범이 되는 정현이 오빠. 모든 선후배들에게 활력을 주는 인간비티만 동건이 오빠. 모두 입단 축하하고 함께 응원하겠다. 


▲충암도장의 전통 입단자 기념반지 수여식. 반지를 끼워주는 시는 최규병 대표사범의 부인 황희수 씨.


▲세명 모두 반지 낀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난 반지의 제왕이다!'


▲가족들의 입단 소감.(모두 아버님들이 등장.)

김정현의 부 김대연=아들이 힘들게 입단했지만 새롭게 시작하니까 새롭게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도록 바란다. 아이들이 입단을 못해 사범님들도 참 맘 고생많았을 것이다. 최규병 사범님 이하 여러 사범님께도 참 고맙다. 인성교육까지 잘 시켜주셨다. 

김다빈의 부 김천식=좀 늦었지만 입단자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내 아들이 대견하다. 일곱 살 때 바둑을 시작할 때는 다빈이가 참 산만했다. '도대체 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되나' 고민도 참 많이 했는데, 모든 것이 조국환 원장님 덕이다. 눈이 초롱초롱한 후배들도 꼭 입단하여 역량있는 기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엄동건의 부 엄대섭= 실력은 갖추었지만 그간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막상 이렇게 입던을 하고 나니  최고는 못되더라도 늘 최선을 다하는 프로가 되거라. 


▲이젠 입단자의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

김정현=10년을 공부하면서 유혹도 많았지만 부모님의 격려에 이겨낼 수 있었다. 막상 입단하게 되어 맘의 짊을 내려놓아서 후련하다. 한상 응원해준 사범님들과 친구들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  
김다빈=실력이 센 연구생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다음 차례는 당연히 후배들이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해서 프로세계에서 멋지게 겨뤄보자꾸나. 김대용 최원용 사범님께도 감사드린다. 동생들 친구들 다 감사하고 한국바둑계에 흔적을 넘기고 싶다.

엄동건=대학입학을 하면서 도장을 잠시 떠났고 긴장을 내려놨다. 아마도 그것이 나에겐 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입단결정국떄도 안 떨렸는데 이자리가 몹시 떨린다.(웃음). 입단을 하게 되면 실감이 안난다고 하는데 저는 기분이 째졌다. 아직도 꿈만 같다. 부모님 이제 호강시켜드리겠다.


▲김다빈 부모님 김천식 정지애.


▲김정현 부모님 김지영 김대연.


▲충암도장의 마스코트 우하영(5학년)은 입단자 선배들에게 무엇이든 질문하라고 하자, 손을 번쩍 들더니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김)정현이 오빠는 '왜 날 진짜 동생이라고 하는 지 궁금하다'며 진지하게 물음을 던져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김정현은 하영이가 너무 귀엽고 정말 내 동생이면 좋겠다는 뜻에서 그렇게 했다며 멋들어진 답을 내놓았다.


▲엄동건 부모 김수지 엄대섭. 





▲옆 강의실에서는 만찬이 벌어지고 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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