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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09 19:02:20
  • 수정 2023-01-11 11: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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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재개된 제33회 의사명인전이 8일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개최되었다. 사진은 대회를 모두 마치고 선수 일동 기념촬영 모습. 김진훈프로 조용석 김영탁 박정훈 한부현(앞줄) 조현호 진태훈 이종은 박재은 이광열 반재용(뒷줄).


대한치과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인들의 바둑대회가 지속되고 있는 걸 보면 의료인들은 바둑마니아가 많은 직업군이다. 


잠시 돌아보면, 고 이재윤 대바협 회장도 치과의사였고 현 대바협 서효석 회장도 편강한의원을 경영하는 한의사이며. 미추홀리그를 매월 개최하는 김종화원장도 치과의사. 또한 오늘 만나게 될 이종은 선생은 평택시바둑협회장이며 김영탁 교수는 한국기원 이사이기도 하다. 


바둑을 사랑하는 의사들에 의해 바둑계의 한 축이 지탱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지식 수준을 요하는 의술을 행하는 의사가 바둑에서도 고수의 경지에 다다르는 건 당연지사일 테다. 이들은 한결같이 '의술이 곧 바둑'이라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가장 바빴던 직업군이 의사였다. 따라서 근 3년간이나 바둑을 둘 수가 없어서 누구보다 안타까웠던 사람도 '바둑두는' 의사들이었다. 본의 아니게 30여년을 이어온 의사명인전이 수년간이나 중단되어 안타까워하던 화성시의사회가 3년전 대회는 지속하려고 했지만 때마침 터진 코로나로 인해 계속 연기되어오다 가까스로 대회를 재개할 수 있었다. 


▲의사명인 조용석.


5년 만에 속개된 전통의 의사명인전에서 일산병원내과 조용석 선생이 의사명인에 올랐다.


8일 서울 압구정기원에서 제33회 의사명인전이 전국에서 엄선된 12명의 최고수 의사선생님들이 출전한 가운데 총 3라운드를 펼쳐 조용석(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내과)이 3승으로 최고 명의(名醫)에 올랐다. 


조용석은 1회전에서 곽기종이 급한 호출을 받는 사이에 간단히 1승을 올렸고(이후 한부현이 대신 두었다.) 조현호에게 승리하며 2승을 올렸다.


2라운드 종료 후 2승을 올린 선수는 조용석을 비롯하여 김영탁 이광열 3인. 따라서 한명은 추첨에 의해 1패자와 만나게 되었고, 그 행운(?)은 통영에서 새벽같이 대회를 위해 올라온 이광열이었다. 따라서 이광열-박재은(1패자), 김영탁-조용석 4강 대결로 우승자가 결정 나게 되었다.


김영탁과 만난 조용석은 중반 상대의 실수를 등에 업고 중앙을 제압하자 더 이상 힘을 못 쓰게 되자 대선배 김영탁은 점잖게  돌을 거두었다. 조용석 3승.


▲조용석(승)-김영탁. 2승자끼리의 격돌인데 본의 아니게 우승결정국이 되어버렸다. 뒤쪽 경기에서 박재은(왼쪽)이 이광열에게 반집승을 거두는 바람에 조용석 3승, 김영탁 박재은 이광열이 모두 2승1패가 되었던 것.


나머지 한판. 서울대 기우회 출신 이광열의 승리가 무난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러나 박재은이 격렬하게 버티면서 의외로 반집승부의 양상으로 흘렀다. 결국 가장 늦게 끝난 이 판에서 자력우승과는 상관없는 박재은이 최선을 다해 천금의 반집을 남겼다. 따라서 이광열은 반집으로 결승진출이 좌절되었다.  


덕분에 조용석은 유일한 3승자로 남아 졸지에 우승이 조기 확정되었다. 우승직후 조용석은 “의사명인전 우승은 가문의 영광이다. 다들 타이젬 7단 이상 심지어 9단까지 가는 최고기력의 선생님들이어서 서로가 물고 물리는 접전이 될 것으로 보았다. 강적 이광열 선생님을 잡아준 박재은 선생님에게 공을 돌린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의사명인에 오른 조용석은 과거에도 두 차례 의사명인에 오른 바 있는 초강호.


준우승은 김영탁, 3위엔 이광열, 4위엔 박재은이 차지했다. 그외 반재용 곽기종(한부현)도 2승1패를 기록.


총괄지도사범을 맡은 김진훈 프로는 “처음 의사명인전에 초대받았는데, 회원분들의 기력이 너무 세서 제 머리가 오히려 아플 정도다. 역시 수재들의 바둑이어서인지 전문가 수준의 수읽기들을 보여주었다.”고 놀랐으며, “ 의사명인전이 내년에도 더욱 훌륭한 대회로 발전하길 빈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의사명인전 총괄지도사범을 맡은 훈남 김진훈 프로. "역시 수재들의 경기라서 수읽기들의 무척 세서 구경하는 제가 머리가 아플 정도"라며 총평. 뒤편은 열심히 기량을 경주하는 의사선생님들. 


한편 이번 대회를 주관한 경기도의사회 한부현 수석자문위원은 “코로나로 인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여러 선생님의 노고에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아직 시기적으로 많은 회원들이 요란하게 대회를 치를 만한 여건은 아니지만, 전통의 의사명인전이 잊혀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다들 바쁜 가운데서도 대회 참가를 결정해주셨다."고 회원들께 고마움을 표했고,  "특히 의기회(대한의사협회 타이젬 동호회) 간판선수인 이동희, 경희대재활의학과 윤동환교수, 타이젬 9단 문민주 선생 그리고 나현 홍택유 선생이 불참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전체 퀄리티로는 여전히 최상의 대회였다고 할만했다." 며 대회 취지와 의미를 밝혔다.  


지난해 말 치러진 2022 무궁화신탁배 직장동호인바둑대회에서 '의사회'는 4강까지 진격했는데, 이번 대회 출전자들인 조용석 조현호 이광열 반재용이 선수로 뛰었다. 

 


제33회 의사명인전 출전 명단(무순)


진태훈(여의도 서울유니언이비인후과)
이광열
(통영서울정형외과)
박정훈
(수원영통 현대가정의학과)
조현호
(중계윌내과)
반재용
(강남바노바기 피부과)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종은
(평택사랑외과)
박재은
(수원 신영통 삼성내과)
곽기종
(수원 서울마취통증의학과)
조용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내과)
한부현
(고양 행신연세소아청소년과)





▲이종은-박재은(승). 마지막까지 열전을 펼친 경기에서 원포인트 복기해주는 김진훈 프로와 지켜보는 이는 대회 주관자이며 선수로 뛴 한부현. 


▲박정훈-이광열(승), 조용석(승)-조현호.


▲박정훈(수원영통 현대가정의학과)-조현호(중계윌내과). 


▲박재은(수원 신영통 삼성내과).-김영탁(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조현호(중계윌내과)-조용석(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내과).


▲반재용(강남 바노바기 피부과)-진태훈(여의도 서울유니언이비인후과). 반재용은 이창호 류시훈과 같은 시기에 연구생 생활을 잠깐 했으며 작년 내과의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호. 


▲반집으로 결승행이 좌절된 이광열(통영 서울정형외과)은 경남 통영에서 대회를 위해 올라온 열성파.


▲'미안해서 우짜노?' 이광열의 결승행을 좌절시킨 박재은.


▲평택시바둑협회장이기도 한 이종은(평택사랑외과).


▲한국기원 이사이며 준우승을 차지한 김영탁.


▲의사명인전을 주관한 한부현(고양 행신연세소아청소년과). 곽기종의 빈 자리에 들어가 2승을 올리며 5위. 그도 2001년 제17회 의사명인전에서 우승한 바 있다. 


▲'우리는 의사명인~!' 김영탁(준우승) 조용석(우승) 이광열(3위).


▲대회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김진훈 프로와 김영탁 이종은이 2면기로 지도대국 한판. 김프로는 김혜림 프로와 부부기사이며, 현재 꽃보다바둑(상암동)을 운영하고 있는데, 충남 공주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부친(김용규)이 현직 의사 선생님이라고.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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