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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04 18:39:36
  • 수정 2023-01-05 10: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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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전문 이벤트업체 '클럽A7'의 정우열(36)과 홍맑은비(36)는 10년 열애끝에 오는 2월11일 평생 반려가 되기로 했다. 


묵묵히 진행을 보며 대진판 관리와 순위 결정을 해주던 정팀장.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척 상장을 만들고 명찰을 찍어주던 홍가네 딸내미 맑은비.

처음 동료로 만나 10년, 이제 평생의 벗이 되려 합니다.

미숙한 저희를 여태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분들께서 저희 둘이 함께 되는 그 자리에 부디 오셔서 축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보답하며 잘 살겠습니다.


“혹시 제가 없어도 아바사는 이 친구들로 인해 계속 이어질 겁니다!”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며 반짝반짝 빛나는 바둑대회를 위해 소금같은 역할을 해온 '바둑과사람'(구 아마바둑사랑회 약칭 아바사) 홍시범 대표는 틈만 나면 자신보다 더 일 잘하고 총명한 후예들이 있고, 그들이 세계 최초의 바둑행사 전문업체 클럽A7을 이어갈 거라고 자랑해댔다.  홍대표가 자랑해 마지 않은 인물들이 바로 딸(36) 홍맑은비와 예비사위 정우열(36)이다. 


홍대표는 일본 관서기원 프로인 아들 맑은샘과 딸 맑은비를 두고 있는데, 이 참에 아들 하나를 더 얻었다. A7에서 잔뼈가 굵은 정우열 팀장을 사위 아닌 아들로 삼았기 때문.


'클럽A7'의 핵심 요원 정우열과 홍맑은비는 동갑내기 신랑신부를 맞아 오는 2월11일(토) 아만티호텔서울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번 결혼식 주례는 박애영 전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이 맡았고, 앞풀이로 '괴산명필' 청산과 함께 하는 '말뚝이 춤'이 신명나게 펼쳐지며, 축가는 홍맑은샘 프로가 3년만에 일본에서 넘어와 피아노 반주에 맞춰 명품 독창을 선보인다고 한다. 분명 그뿐만은 아닐 게다. 결혼답례품으로 하객들이 함께 즉석 바둑대회를 하나 개최할 지도 모른다. A7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듯.




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는 팬들은 사진을 보게 되면 '아하' 하실 게다. 체육관과 본부석에서 빨간 티를 입고 열심히 일하는 젋은 청춘들을 본 적이 있을테니까.


처음 이들이 만났을 때는 10년 전 A7에서 일손이 무척 부족할 때였다. 틈틈이 카툰작업을 했던 딸(맑은비)도 불러서 일을 시켰고, 당연히 건장한 알바청년을 대학가에서 공수하기도 했을 때였다. 


처음 A7 일을 해보았던 정우열은 적성에 맞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일이 힘들진 않았다. 어릴 적부터 뚝딱뚝딱 과학상자를 만드는 일에 소질이 있었기에 기계공학과를 택했던 그였기에, 유달리 몸을 쓰고 만드는 일이 많았던 A7의 작업이다. 당연히 '일 잘하는' 알바로서 자주 불려다녔고 자연스레 A7 식구가 된다.


비슷한 시기에 A7 작업에 투입되었던 홍맑은비는 명찰 출력하기, 테이블보 챙기기, 상장만들기 등 바둑테이블위에 올라가는 수많은 성가신 일에 투입이 되었다.


공교롭게 그들은 동갑내기였고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홍맑은비는 취미를 넘는 전문가수준의 카툰제작 실력을 자랑하고 있고 정우열은 만화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연유로 급속히 대화를 터는 계기가 된다.


뿐만아니라 게임과 영화 그리고 음악스타일까지 거의 모든 취미가 이상하리만치 비슷했고, 자연스레 그들은 주말마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서로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친구였고 애인이 되어갔다.  


▲'바둑은 누가 셀까?' "당연히 화국(和局)이죠~!" 십수년동안 바둑선수들의 편한 자리를 만들어주었던 이들이 처음으로 반상에서 포즈를 취했다. 


일의 홍수 속에서 둘만의 시간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2년쯤 흐른 뒤, 처음으로 무뚝뚝한 경상도 총각 정우열은 홍맑은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셜룩홈즈2였어요. 당시 크리스마스였는데 고양시에서 대회를 했고, 그 다음날 영화를 보러가자고 하더군요. 그리곤 노래방을 갔고 거짓말처럼 다양한 노래장르에 서로가 서로에게 놀랐던 일이 생생하네요."(홍맑은비) 


둘은 십수년간 진지한 일 속에서 상대를 경험했기에, 일을 대하는 자세와 인간됨됨이 그리고 장담점 등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서로를 더 알게 되자, 더 이상 이들이 각자 집으로 귀가 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우열씨는 일을 잘해요. 아빠(홍대표)가 없어도 혼자서 메인으로 투입되어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죠. 트럭운전도 잘하고, 유뷰브방송도 잘하고, 컴퓨터도 잘 다루고, 목공작업도 잘해고, 진행도 잘 봐요. 무엇보다 10년동안 변함이 없어요." 홍맑은비는 자신의 반쪽 칭찬에 침이 마른다. 


수다에 가까운 칭찬세례에도 경상도 총각 아니랄까봐 무덤덤한 척 하던 정우열. '어디가 맘에 들었냐'는 질문에 '뭐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한마디로 끝낸다. 


딱 한마디 더 해달라고 읍소하자(?) "변함없이 살 겁니다. 10년전에도 이 모습이 좋았고 지금도 좋습니다."


또 홍맑은비가 거든다. "저는 매사에 즉각 반응하는 편이어서 후회가 많기도 하죠. 성격적으로 차이가 나는 게 오히려 자석의 양 극처럼 서로에게 끌리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친구들은 소프트와 하드를 겸한 기술과 지혜가 있으니까 부디 조화를 이뤄서 바둑계에 크게 공헌해주길 바랍니다." '바둑과사람' 홍시범 대표(가운데)가 딸과 예비사위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찰진 밥을 지을 땐 무쇠솥이 최고지만 급히 라면을 끓일 땐 양은냄비가 제격이다. 


부부는 서로 도와주고 서로 보완해주는 관계가 제일이라고들 하지 않던가. 한쪽은 무쇠솥같이 무던하고 인내에 강한 체질이며(정우열) 다른 한쪽은 양은냄비의 열정과 활동성을 자랑할만하다(홍맑은비). 또한 허기짐을 채운다는 점에서, 그리고 쉬이 녹슬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둘은 공통점이 있다.  


무쇠솥이든 양은냄비든 속에 든 내용물의 맛난 요리는 위해 존재한다. 10년 이상을 바둑인들의 편의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지만, 이 시간 이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알콩살콩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정우열 홍맑은비 커플은 결혼식 후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며 서울 은평구에 신혼살림을 꾸릴 예정. 



정우열 홍맑은비 결혼식 안내


일시 2023년 2월11일(토) 오후3시
장소 아만티호텔서울 2층 단독홀
마음 전하실 곳 

(신랑) 정연이=농협 352-0260-7703-83

(신부) 홍시범=제일은행 252-20-070082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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