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2-12-31 01:30:24
  • 수정 2022-12-31 01:58:27
기사수정

▲'젤 잘두는 걸' 이서영 프로.


4월엔 고미소 7월엔 최원진· 김주형 그리고 오늘 이서영까지 올해 세 번째 입단축하연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언제나 입단(入段)은 새롭고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고미소 이서영 두 번 연속으로 여자연구생1위를 입단자로 배출하며 최정 오유진 김채영 등 여자 최고기사를 배출한 충암도장의 영광을 이어나갈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 기세를 이어서 내년 1월부터 이어질 연구생· 영재· 여자· 일반인 입단대회에서도 충암의 아들 딸들이 영예를 이어간 것입니다.(김대용 사범)


最高와 最古를 동시에 자랑하는 충암바둑도장(원장 조국환)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충암바둑도장 대강당에서 제58회 여자연구생입단대회를 통과한 이서영 프로의 입단 축하연을 가졌다. (기사 하단 이서영 일문일답)


오후6시에 시작된 축하연은 히로인 이서영과 어머니 권은정 씨를 비롯하여, 조국환 박순옥 원장부부, 서울바둑협회 장학재 회장,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그리고 최규병 대표사범을 비롯해 유창혁 김대용 최원용 조재영 임현빈 김창훈 등 7명의 지도사범과 선후배 연구생들과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뤘다. 또한 세계인공지능바둑협회 심우상 사무총장과 서울바둑협회 회장단, 그리고 bnW영어둑강사연수원장 등 외부 귀빈도 10여명 참석했다.


▲'오늘만 같아라~!' 축하떡 케이크 커팅식. 최규병 대표사범, 유창혁 사범, 장학재 서울바둑협회장, 조국환 원장 박순옥 사모, 이서영 권은정(엄마), 김대용 사범.


축하연은 저녁 만찬에 앞서 30분 정도 준속기로 진행되었다. 먼저 조국환 원장과 최규병 대표사범의 금과옥조와 같은 멘트에 이어, 입단자와 가족에게 꽃다발증정과 함께 입단 소감과 소회 청취, 그리고 격려금 전달식과 후배들의 축하 멘트를 담은 롤링페이퍼 전달식, 충암의 전통인 입단반지 증정식이 하이라이트로 이어졌다.  


이어서 피자 20판, 치킨 10마리, 회 10세트, 탕수육 군만두 각 10세트 등 군침 도는 푸짐한 저녁 만찬을 가졌다. 


입단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단어는 고진감래(苦盡甘來).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길었기에 오늘의 이 행복감이 비례해서 커지는 것. 입단은 졸업과 같다. 이젠 끝인가 싶지만 또 다른 시작이다. 


하루 왼 종일 웃음과 박수가 만발했던 축하연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 "살아있는 생물의 목표는 발전을 해서 진보 성장하는 것입니다. 성장은 우리들의 숙명이며 성장하지 못하는 삶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비록 우리의 삶이 하루하루가 권태로워도 단조로운 삶을 즐기고 이겨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은 한번 지나면 그뿐입니다." 최규병 대표사범의 카리스마 넘치는 '숏 특강'으로 축하연이 시작된다. 


▲ 먼저 한해 4명의 입단자 배출을 감사하며 조국환 원장(가운데)이 조재영 김대용 사범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용기를 내서 열심히 공부하세요. 여러분이 있기에 한국바둑계는 여전히 밝을 것입니다." 장학재 서울바둑협회장의 축사. 


▲한편 장학재 회장은 1년에 세번씩이나 입단축하연을 가질 만큼 후학양성에 공이 큰 조국환 원장에게 오세훈 서울시장의 표창장을 대신 수여했다. 조원장은 서울바둑협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장학재 회장은 이어서 이서영 프로에게 입단축하 금일봉을 전달했다.


▲박순옥 사모가 충암의 전통인 입단 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이서영의 활약상을 모은 롤링페이퍼를 김지수 김수아(우측)가 엄마 권은정 이서영에게 전달하고 있다.


▲충암도장의 선후배들이 이서영에게 남기는 축하인삿말. 


▲'우리도 언니따라 입단할 거예요~!' 이서영의 예쁜 후배들 이현영 우하영이 꽃다발을 선물했다. 


▲ "여러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전 한명 한명이 누군줄 전 다 압니다. 충암의 원생들은 모두 제 아이처럼 사랑스러워 모두를 기억하고 있죠. (이)서영이가 충암을 다니면서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았고 늘 활기차게 다녀서 매우 만족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목표한 바를 이루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랄게요."(엄마 권은정).


▲남여 입단 1순위인 임채린 양종찬이 이서영에게 입단축하멘트를 하고 있다. 이서영은 이들에게 새해 입단대회를 꼭 성공하여 자신처럼 입단 축하연 자리에 서길 바란다며 덕담. 


▲위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두면서 엄마 권은정 씨가 흐뭇해하는 모습.


▲"내 인생에 잊지 못한 추억을 만들어준 선후배님 사범님들 너무 고맙습니다. 많은 후배님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꼭 이 자리에 서길 바랄게요."


▲내빈들의 기념촬영. 서울바둑협회 김영석 박인균 부회장, 유창혁 사범, 장학재 서울바둑협회장, 조국환 원장, 최규병 사범, 안용원 bnW영어둑강사연수원장, 세계인공지능협회 심우상 사무총장, bnW영어둑강사연수원 교육이사.


▲ '우리는 친구!' 충암도장의 선후배들과 장수영도장의 선후배들이 함께 이서영의 입단을 축하해주었다. 고미소 김수아 김지수 박성윤 이서영 고윤서 박소율 권예빈 임채린.


▲연구실 한편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 바탕화면을 모두 이서영의 사진을 올려 축하모드.


▲ 이서영 프로.


대학1년생과 고3 수험생 중 패기 발랄한 쪽은 대학생이다. 고3은 수능준비에 분주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최고조로 달해 있을 때라 고난에서 해방된 대학생의 신수가 보다 훤하다. 입단도 수험생의 경우와 비슷하게 비포 & 에프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올 초 압구정 여자최강전에서 이서영은 여자연구생 서열1위의 위엄을 과시한 끝에 40여 여자고수들을 모두 제치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 기세로는 당연히 입단에 성공하리라 예상했지만, 아깝게 실패하고서 계속 하향세를 걸었다. 연구생 2조까지 갔던 실력파가 5조까지 떨어졌다. 이쯤 되자 주변에서 위로의 말을 거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20일 끝난 제58회 여자연구생 입단대회에서 예전 연구생 서열1위의 원기를 되찾으며 연구생 10걸 중 기적처럼 1위로 입단관문을 하이패스해버렸다. 짧은 기간 동안 지옥과 천당을 경험한 이서영은 꽤 생기발랄했다. 바로 대학신입생의 모습처럼. 


‘젤 잘 두는 걸’ 이서영(17)은 자기표현이 확실하고 언변도 좋고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이었다. 입단 축하연에서 만나 잠시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바둑 입문이 꽤 늦은 걸로 아는데 몇 년 만에 입단했나.
횟수로 8년만이다. 10살 초등3학년 때 바둑돌을 처음 잡았다. 집안에서는 할아버지가 조금 두시지만 그 영향으로 바둑을 배운 건 아니었다. 당시 유행하던 ‘고스트바둑왕’을 읽으면서 바둑에 매료되어 부모님께 바둑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에 있는 바둑교실을 다녔고 6학년 때 장수영도장, 최근 1년 동안 충암도장에서 연마했다. 그 사이 ‘바둑천재들의 베이스캠프’의 저자 정경수 사범에게도 사사했다.


고스트바둑왕이 프로를 만든 셈인가.
흥미진진했다. 3학년때부터 6학년때까지 바둑만 두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입문이 나처럼 늦었던 프로도 없다는 걸 알았다.(웃음)


취미로 바둑을 할 때와 본격 바둑의 길로 들어섰을 때는 꽤 고민이 있었을 텐데.
6학년 때 한바연 5조의 실력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둑의 길로 매진할지 공부로 돌아설지 고민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바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부모님도 별다른 고민없이 계속 응원해주셨다. 부모님은 어떤 분인가? 엄마는 수학선생님이고 아빠는 법조계에 계신다. 바둑을 잘할 수 있는 DNA는 부모님에게서 받은 것이라고들 하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부모님은 바둑계의 생리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 다만 당시나 지금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지원해주셨고 그걸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연구생 2조까지 간 실력자인데 외부로 덜 알려진 건 왜일까.
아마 큰 대회에서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일 거다. 중2 때 연구생이 되고 크고 작은 대회는 늘 출전했지만, 우승은 올 초 압구정여자최강전이 처음이었다. 어릴 땐 소년체전에서 6학년 그리고 중1 때 경기도팀으로 출전하여 각각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연구생에 들어갔다. 조금 늦긴 늦었다.


바둑을 하면서 '프로'를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는 언제인가.
연구생에 들어갔을 때였을 것이다. 다만 목표가 입단이라는 걸 어렴풋이 생겨났던 것이고, 실제로 입단의 확신은 전혀 갖지 못했다. 연구생 2조였을 때도 그랬나? 그렇다. 특히 최근엔 성적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끝까지 확신하지 못했다. 연구생 서열1위, 연구생 2조에 랭크되면서부터 주변의 시선이 살짝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태 바둑을 참 재미있게 두었는데 처음으로 부담으로 다가온 거다. 좀 구체적으로, 살짝 약한 상대하고 두면 부담스러웠다. 그러면 서열1위는 모두 다 부담스러운 것 아니겠나. 그러나 지금은 프로가 되었으니 이젠 잘 둘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다 나보다 잘 두니까 부담을 안느낄 거니까.(웃음).


바둑입문이 늦은 것이 오히려 약이 된 점이 있을까(혹시나 싶어서 물어봤다)?
있다. 도장을 다니기 전에는 여행이나 취미생활을 나름 다 해봤다. 피아노 콩쿨을 나가 상도 받아봤고 택견도 배웠고 우쿨렐레(4줄짜리 작은 기타) 등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물론 바둑을 접하면서 그 모든 것은 점점 바둑에 묻혀버렸지만. 오히려 잡념없이 바둑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세 번의 스승(도장)을 만났는데 각기 무엇을 배웠나.
초기 장수영도장에서는 꾸준하게 연마하는 것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배웠다. 그리고 꿈이 좀 더 커졌다. 과거엔 입단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후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 나의 목표는 세계대회 우승이다. 그리고 정경수 사범님은 나의 약점을 핀셋보강해준 값진 분이셨다. 방황할 때였는데 사활공부를 참 많이 했다. 충암도장에선 나의 꿈을 이뤘다. 기량 이외에 사범님들의 말씀 하나 하나에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충암에는 일종의 '패밀리 의식'같은 게 있다. 이를 테면, 입단대회 마지막 시합을 두기 전에 도장 선후배들이 대회장까지 방문하여 나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마치 수능시헙장 앞에서 후배들이 격려해주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경우에 따라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좋은 느낌이며 감동이었다. 입단은 했지만 계속해서 이곳에서 리그도 뛰면서 연마하려고 한다.


목표는?
탑 기사가 되고 싶다. 아까 말하지 않았나. 세계대회 우승이 목표다. 당면한 목표는 딱 한 달만 놀기로 한 것이다. 이젠 몇 일 남지 않았다.(웃음)



이서영(李敍煐) 프로
출생 경기도 의정부시
생년월일 2005년 8월12일
가족관계 이대환·권은정 씨의 1녀 중 장녀
기풍 두터운 전투형
존경하는 프로 이창호 최정 신진서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badukilbo.com/news/view.php?idx=216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