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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12 13:38:55
  • 수정 2022-12-12 17: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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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니고 한국바둑의 파워입니다!' 제39회 여성바둑연맹 대회에 출전한 전 선수들의 기념촬영. 


굽은 소나무가 선산지킨다고, 요즘같이 쉬이 달아오르고 쉬이 가라앉는 시대에 연례행사로 39년을 꼿꼿히 버틴 대회 한국여성연맹회장배가 있다. 회원 스스로가 스스로를 독려하고 분발하기 위해 연맹이 독자적으로 마련한 여성연맹회장배가 근 40년을 끌어왔다는 건 대단하고 대견한 일이다. 매끈한 대회진행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바둑대회는 이렇게 하는 것임으로 보여준, 여성바둑이 바둑계의 단연 주축임을 보여준 사례였다. 여성바둑이 살아야 한국바둑이 산다는 슬로건은 시대착오적일 지 모른다. 여성바둑이 한국바둑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한국여성바둑연맹은 1974년 한국여성기우회로 발족했으며 그해 제1회 여류국수전을 개최한다. 1981년 여성연맹회장배의 전신 한국여성기우회장배가 탄생했고, 1995년 지금의 한국여성바둑연맹으로 개칭되었으며 본격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개시하기에 이른다. 1974년 서울본부, 1979년 부산본부를 창설한 이래 2021년 강원지부까지 총 31개 전국지부에서 맹렬히 활약하고 있다. 바둑계 파이가 쪼그라들고 있는 이즘 파이가 커지는 건 여성연맹밖에 없다. 


한국여성바둑연맹은 1999년 강사국도 신설했고, 하이서울 여성바둑대축제, 광화문 차없는 거리축제, 국회의원과의 바둑교류전, 기우회초청대회, 프로 명사초청페어대회, 어머니바둑교실을 개설했고, '여성과 바둑' 심포지엄, 명지대사회교육원과 MOU를 맺는 등 여성바둑의 힘과 저력을 전 사회적 국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바둑을 두는 여성은 아름답다고 합니다. 동양의 고아한 문화인 바둑을 즐기며 친교를 맺고 삶의 지혜를 깨닫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한국여성바둑연맹은 이러한 여성바둑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 속에서 의미 있는 단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여성바둑연맹회장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 신덕순 고문과 이광순 회장의 다정한 포즈. 1974년 한국여성기우회가 창설되었고 1981년 한국연맹바둑회장배의 전신 한국여성기우회장배가 탄생했다. 신덕순 고문은 제7,8,9대 그리고 11,12대, 19대까지 총 여섯 번의 한국여성바둑연맹회장을 역임한 한국여성바둑의 산 증인이자 역사. 그가 첫 회장을 맡았을 때 바로 여성연맹배를 창설했다.  


여성 바둑인들의 큰잔치 한국여성바둑연맹회장배가 39회 째를 맞아, 11일 서울 마포구 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6개 부분 100여명의 여성바둑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본 행사는 한국여성연맹회원 및 명예회원들에게 참여자격이 주어지는 대회였지만, 실제로 대다수 여성동호인이 전국 31개 지부 소속이기 때문에 전국 오픈 대회와 동일한 조건이었다. 한마디로 출전을 희망하는 한국 성인 여성 대부분이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


오전10시 대회에 앞서 간단한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개막식에는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회장, 서효석 대한바둑협회장, 장학재 서울시바둑협회장, 한종진 한국프로기사회장과 김효정 프로가 참석했다. 특히 조국현 서양화가 김용윤 도예가 등 문화예술가들도 개막식에 참석하여 대회개최를 축하하고 여성바둑동호인들을 격려했다.  


아 자리에서 이광순 회장은 다음과 같이 덕담했다. “최근 여성바둑이 피곤하리만큼 분주한 활동을 하게 되면서 여러분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들 말씀하신다. 또한 갈수록 젊은 여성바둑인들의 참여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무척 고무적이며, 여성바둑의 이러한 발전은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과 성원으로 인해 지속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모쪼록 우리 여성바둑인의 참여와 협조로 좋은 선순환구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전국 31개 지부 파이팅!”


이어 등단한 한국여성바둑연맹 신덕순 고문은 “제가 1980년에 연맹회장이 되면서 이 대회를 창설했는데, 벌써 39회가 되었다는 것에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이는 불씨를 만든 사람이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나 다 같이 창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광순 회장을 비롯한 여러 후배님들의 밝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니 선배로서 참으로 대견함을 느낀다”고 감격에 겨운 축사를 했다.


이어 열전에 들어간 대회는 오후6시까지 치열한 수담의 꽃을 피웠다.


▲최강부 결승 김이슬(승)-이선아 30대 '왕언니'들의 팽팽한 대결.


대회는 최강부와 일반부A· B· C와  시니어부 그리고 올해부터 새롭게 선을 보인 새내기부로 나뉘어 벌어졌다. 최강부는 이름깨나 알려진 여성 대표선수급들이 출전했고 대다수는 일반부ABC부에 포함되었다.


관심을 모은 최강부에서는 30대 왕언니들이 대세였다. 


2015년 여류아마국수전에서 우승한 적이 있었던 김이슬이 이선아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4전전승으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김이슬은 막강 김수영을 꺾고 첫 고비를 넘긴 후 연구생 김수아, 오랜만에 전국대회에 모습을 모인 박지선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이슬은 김현아 전유진 송예슬 등 30대 여자선수들이 최근 맹활약하는 것을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았고, 최근 AI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과거엔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최근 근황을 밝혔다. 


▲한중전이 된 일반부A 결승. 중국에서 온 유학생 조천신-장혜민(승) 결승 격돌.


바둑을 전공하지 않은 여성선수들의 각축장으로 최강부 못지않게 열기를 돋운 일반부 경기도 치열했다.


장혜민 허민솔 이향미 등 아마6단급 강자들의 등장으로 꽤 관심을 끌었던 일반부A에서는 장혜민이 명지대 바둑학과에 재학중인 중국 조천신의 대마를 잡고 쾌승을 거두며 한중전을 승리로 이끌며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충남 서산에서 손수 차를 몰고 출전한 장혜민은 남여혼성 시니어대회도 가끔 출전하는 열성파로 연구생 경력은 전무하며 어릴 적 배운 실력이 지금 타이젬 7단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여성연맹에서 명예회원증을 받은(아래 사진 참조) 조천신은 4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향미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중국에서 바둑학원을 경영하는 조천신은 아마5단의 실력파이며 한국에서 보다 심도있는 바둑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중이라고.


▲일반부B 결승 원미희-윤명희(승). 


최다출전자가 몰린 일반부B에서는 윤명희가 원미희를 따돌리고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일반부C에서는 김순복이 우승했다. 


여성바둑대회를 수년간 참가했던 낯익은 분들이 대거 출전한 시니어부에서는 '흰머리 휘날리며' 이태자가 김위원을 이기고 우승했다. 


한편 대회엔 한번도 출전한 적 없는 새내기부에서는 박인이가 한지우를 이기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여성바둑연맹은 바둑인구 증대를 위해 여성초보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수,금요일 무료 입문강좌· 초중급 강좌를 열고 있으며 초보여성들의 회원가입을 받고 있다. 회원가입 문의는 02-2296-2344. 010-9367-2344.

강좌 안내 바로 가기
http://www.kwbaduk.com/gb/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1066


사진과 함께 행사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유희영 바둑캐스터의 사회로 11일 서울 마포구 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제39회 한국여성바둑연맹회장배가 개막되었다.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의 대회사.


▲신덕순 여성연맹 고문, 서효석 대한바둑협회장, 장학재 서울바둑협회장의 축사.



▲먼저 공로상 시상이 있었다. 한국여성연맹 대구지부장 박경미(대리수상 한양숙)에게 서양화가 조국현의 그림을(위 사진), 수원지부장 손병남(대리수상 이수엽)에게 도예가 김용윤이 분청사기화병을 수상선물로 수여하고 있다(아래 사진).  


▲11일 오전 10시20분. 6개부분 100여명의 선수들이 일제히 갈고 닦은 기량을 경주했다.


▲시니어부 경기 모습.


▲시니어부 김병순-김순심.


▲이광순 회장과 포즈를 취한 김병순(84) 어르신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 특별대국 이세돌-커제 대결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 자격으로 명예심판을 맡았고 2017년 바둑대상 개막식에 초대되기로 했고, 바둑리그 1일 MC도 맡은 바 있는 한국여성바둑연맹의 고문이기도 하다. "나이 들어서 바둑만큼 좋은 게 없어. 아직 바둑을 접하지 못한 사람은 빨리 바둑을 친구삼아야 해. 이 나이에 꼬맹이들과도 친구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나에게 말해줘 봐. 바둑만한 게 없는 거야."


▲시니어부 인천 이연풍 수원 박문진.


▲시니어부 결승 이태자-김위원. 


▲'회장님들도 바둑판앞에서는 그냥 지나갈 수 없지?' 이광순 여성연맹회장과 장학재 서울협회장 간의 혈전(?) 끝에 장회장의 지갑이 열렸다.


▲새내기부 경기 모습. 맨앞은 하지원-한지우.


▲새내기부 결승 한지우-박인히(승).





▲김이슬(승)-박지선.


▲정하음-김수아(승).


▲바둑춘향 진 김현아 바둑춘향 선 송예슬.  


▲최강부 결승 모습. 김이슬(승)-이선아.


▲김이슬.


▲이선아.


▲채현기.


▲김수영.


▲정하음.


▲전유진.


▲김수아.


▲일반부 C조 결승 김순복(승)-이명숙.


▲일반부 옥정귀-이수현.


▲방기자-서양숙. 방기자 씨는... 


▲박미자-이향미. 이향미 씨의 어머니. 


▲허민솔-장혜민.


▲독학으로 타이젬 7단실력 장혜민.


▲정소원.


▲동호인바둑대회에서 단련된 아마5단의 실력파 허민솔.


▲조천신-김경원.


▲유혜연-최연옥.


▲김미자-최영주.


▲'글로벌 여사' 김향희와 정소원.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일반부 B조 이현영-원미희.


▲대회 마지막판. 바둑춘향 김현아와 채현기의 최강부 3위 쟁탈전.  


▲시니어부 시상식. 이태자(우승), 김위원(준우승), 임병만 심판위원장(시상), 김순심 김을봉(공동3위).


▲중국 시안에서 온 유학생 조천신(27)이 한국여성바둑연맹 명예 회원증을 받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여성연맹은 31개국 여성바둑인에게 명예회원증을발급한 바 있는데, 이는 한국여성바둑의 세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별도의 여성바둑단체가 없다고.


▲일반부 A 시상식. 이향미(3위) 장혜민(우승) 이광순 연맹 회장(시상), 조천신(준우승), 김미애(3위).


▲새내기부 시상식. 박인이(우승).한지우(준우승), 김병순 연맹 고문 (시상), 김예중 황화선(공동3위).  


▲일반부B 시상식. 이수현 김길자(공동3위) 김선옥 연맹부회장(시상), 원미희(준우승) 윤명희(우승).


▲일반부 C 시상식. 박찬희(3위), 김순복(우승), 임병만 심판위원장(시상), 이명숙(준우승), 김복동(3위).


▲최강부 시상식. 김선옥 연맹부회장(시상) 김수영 채현기(공동3위) 이광순 연맹회장(시상), 김이슬(우승) 이선아(준우승).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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