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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29 23:38:51
  • 수정 2022-12-10 11: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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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만나지 못했던 바둑춘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다시 시작하자. 그리하여 모든 연인과 가족들이 이들의 사랑이야기로 온 세상을 물들이며, 사랑으로 노닐며 사랑을 그리워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보자꾸나.  


절로 옷깃이 여며지는 스산한 늦가을에,

전 국민적 러브스토리 춘향전의 고장 사랑애(愛) 도시 남원에서는,

지적 미인의 대명사 바둑춘향을 꿈꾸는 33명의 대한민국의 최고 쎈 여성들의 기(棋)대결이 3일 동안 이어졌다.


26일부터 3일간 춘향골에서 벌어진 바둑춘향선발대회를 되돌아보면서 못 다한 얘기를 나눠본다.


▲"코로나로 3년을 멈췄던 춘향선발대회가 이번엔 늦가을에 열리게 되었습니다. 춘향과 몽룡이 만나는 데 계절이 무슨 대수겠습니까. 낙엽 떨어지는 광한루에서 가야금 선율에 차 한잔과 함께 바둑 한판이면 세상 부러울 게 있겠습니까. 전국의 바둑인 여러분께 친히 차 한잔 내려드리겠습니다. 만추절정의 남원으로 속히 오세요." 춘향골에서 나고 자란 춘향이회장님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그래서 속히 당도한 곳은 바로 춘향골체육관.


▲딱 3년만이다. 세상에 체육관이 이리 반가울 수 있을까. 11월의 마지막 주말인 26일 남원 춘향골체육관에서 300여명이 출전한 가운데 제5회 바둑춘향선발대회가 3년만에 다시 막을 올렸다. 대회는 3일간 이어진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당당하게 겨루는 춘향배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여걸 33명이 출전했다. 대진 추첨에 많은 선수들이 모여든다. 맨 왼쪽부터 채현기 서수경 장진아 이나현 백여정. 그리고 진행을 맡아 수고할 전북바둑협회 김도현 양창연 사범. 


▲(주)아시아펜스 오인섭 대표의 개막 타징.


▲한국여자바둑의 대들보로 성장할 춘향부에는 공교롭게도 여자랭킹 1위~20위까지 스무명이 단 1명도 빠짐없이 출전했고, 또 연구생 상위랭커 14명이 가세해 10대와 20대의 세대 간 격돌이 본의 아니게 벌어질 것. 조별예선을 거쳐 16강이 본선 스위스리그로 바둑춘향을 가려낸다. 


▲반가운 축하사절이 왔다. 여자바둑리그에서 4위에 오른 부안새만금잼버리 선수단이다. 김효정 감독, 김효영 김민서 김다영 권주리. 김효영은 3년전 바로 이전 대회에서 바둑춘향에 오른 후 곧장 입단했다.


▲든든한 후원자 (주)아시아펜스 오인섭 대표와 이선명 남원철망 대표. 부부사업가인 두 분은 첫 대회부터 늘 개막식에 부부가 함께 하는 모습이 참 좋다. 


▲전북출신 연구생 이우주는 이번 첫 경기를 잡았지만 다시 맞붙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왕언니 송예슬에게 패하면서 탈락. 

 

▲조시연-전유진. 마찬가지로 강호 전유진을 조시연이 예선 첫판에서 꺾었지만 패자조에서 다시 맞붙은 전유진에게 패하면서 탈락. 조별예선은 더블일리미네이션이어서 다시 맞붙을 확률이 꽤 높다.


▲'왕년엔 고수, 지금도 고수' 김이슬(승)이 연구생 상위랭커 이정은을 이기며 예선1위로 본선에 직행.


▲전북연구생 이남경과 연구생 이나현(승). 이나현은 위 이정은의 친동생이다. 


▲이나현(14).


▲이정은(16).


▲중량감있는 서수경(승)-이루비. 둘은 KBF리그 전남팀 한솥밥 선수. 둘다 본선에 오른다.


▲박예원(승)-바둑고 배정윤. 


▲연구생 서열1위 이서영과 바둑중1 이서영 동명이인의 흥미로운 경기. 더 흥미로운 것은 중1 이서영이 입단 1순위 언니 이서영에게 승리했다는 것. 그러나 불행한 것은 둘 다 예선 탈락했다는 것. 참고로 악지우(바둑중1)와 이서영은 올해 바둑중에 입학한 여자바둑계의 희망이다.


▲이서영 (바둑중1).


▲이서영 둘을 따돌리고 본선에 진입한 박가영과 권가양. 이 경기에서는 충북연구생 박가영이 승.


▲장진아-조경진. 둘은 1승1패를 주고 받았지만 리턴매치에서 승리한 장진아가 예선 통과했다.


▲박예원과 장윤정은 2승을 거둬 일찌감치 둘째 날 치러질 본선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유부남 이몽룡 유부녀 춘향?' 2대 바둑춘향에 올랐던 김수영의 경기를 뒤에서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송홍석. 둘은 새내기 부부 바둑선수인데, 송홍석은 다음날 벌어지는 이몽룡부 본선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만약 김수영이 우승을 하게 된다면 바둑춘향전을 다시 써야할 듯.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김수영이 물리친 이 상대방이 우여곡절 끝에 바둑춘향에 오르게 되는데….


▲여기서 잠깐! '춘향회장님' 오인섭 대표는 이 와중에 친선바둑을 즐기는데…, 그의 눈길이 향하는 곳은?


▲바로 좌상귀 부근이다. 흑이 둘 차례이긴 한데… 아는 사람은 아는데, 사활 그게 쉽지가 않아요~"


▲제4대 바둑춘향 김효영 프로와 넉 점 지도대국을 가진 춘향이회장님. '글쎄, 좀 적게 깔았나봐요~!'


▲기억나십니까? 3년전 김효영이 바둑춘향에 오르던 때를. 남원 광한루 완월정에서 김효영-류승희 간 결승전. 


▲생각나는 사람 또 한 분? 초대 바둑춘향 이단비와 4대 바둑춘향 김효영의 승리의 V포즈.


▲정지우.


▲서수경.


▲한유정.

 

▲채현기.


▲윤라은.


▲권가양. 


▲조경진. 


▲전유진. 


▲조은진. 


▲예선을 거의 마쳤다. 이제 3명의 추가 본선행을 가리는 작업만 남았다. 장진아(승)-이나현.


▲전유진(승)-이선아, 뒤는 김현아(승)-이정은. 이리하여 바둑춘향 동반 결승진출을 꿈꾸던 이정은과 이나현(사진 위) 두 연구생 자매는 아쉽게 최종 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위 대진표에서 각조 1위는 무조건 본선이며, 2위 중에 아래 대진표 좌측 3명은 역시 곧장 본선, 나머지 6명은 위 사진에서 보듯 최종 예선을 거쳐 체크 표시 선수가 본선에 진출. 여기다 본선 시드 1명은 전북연구생 김민지로 울산 전국체전에서 고등부 금메달을 딴 기대주. 

본선 진입 명단은 다음과 같다. 윤라은 박가영, 서수경 김수영 김이슬 김민주 장윤정 박예원 채현기(이상 조1위) 장진아, 권가양 송예슬 이루비 전유진 김현아(이상 조 2위) 10대연구생은 시드까지 포함해서 김민지 박가영 윤라은 장진아 등 4명에 불과.




▲대회 이틀째. 장소를 옮겼다. 여기선 차도 한잔하면서 바둑을 둘 수 있다고 한다. 춘향문화주간이랜다. 그래서 등이 잔뜩 매달려있다. 오른쪽 변사또에 눈길이 간다. 


▲변사또를 지나자 남원의 대표적 명소 광한루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둔 복합문화공간 '예루원'의 제 모습이 드러난다. 마당이라기엔 너무 넓은, 차라리 광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1층엔 이몽룡부 3인단체전이 거행되고 있고 2층은 각 테이블마다 춘향부 16강 경기가 개시된다. 


▲2층 각 테이블마다 경기를 진행하고 있고 보다시피 옆 대국에 지장이 전혀 없을 정도의 공간은 확보된다.


▲'왕언니' 송예슬(34)와 '젤 막내' 윤라은(16).


▲시드 김민지-서수경.


▲장윤정-채현기.


▲김현아-이루비.


▲청주 박가영-부산 채현기. 


▲전유진-김이슬.


▲결승의 길목에서 KBF부산팀끼리. 채현기-김현아.


▲결승의 길목에서 왕언니들끼리. 송예승-김이슬. 김이슬의 표정이 안좋다. 


▲울산 전국체전 고등부 금메달을 딴 김민지는 전북연구생이다. 당시 동메달을 딴 이는 청주 박가영이다.


▲랭킹2위와 1위는 절친. 박예원-이루비.


▲김이슬.


▲김수영.



▲본선16강 스위스리그 결과가 나왔다. 랭킹9위 송예슬(35)과 랭킹20위 김현아(32)가 제5대 바둑춘향선발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서수경 채현기가 바둑춘향 미(공동3위)를 차지하며 상금 100만원씩을 받았고 공동5위에겐 각 40만원씩. 바둑춘향 진 1000만원, 바둑춘향 선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대회 이틀째 대한민국 최고 쎈 여성들의 기(棋)대결을 펼쳤고 비로소 두명의 바둑춘향 후보를 결정지은 예루원의 야경을 뒤로 한 채 50미터를 이동하여 한옥호텔 예촌으로 간다. 


▲오전에 보았던 등이 밤이 되어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보이는 건 모두 아름답다. 이곳 예촌에서 결승1국을 저녁에 둔 다음, 28일 제2,3국이 이어진다. 16년 이단비, 17년 김수영, 18년 김제나, 19년 김효영. 그리고 22년은 누구?


▲경기에 앞서 춘향맵시를 뽐냈다. 송예슬은 결혼식 때 입어봤을 것이며 김현아는 처음 입어본다는 한복이 이처럼 어울리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역시 우리옷이 젤로 좋을시고.


▲'드디어 미즈춘향이 탄생한다!' 결승3번기 제1국이 개시된다. 입회는 오인섭 대표.


▲바둑TV에서 중계를 실시하고 있다. 


▲송예슬.


▲김현아.


▲송예슬이 힘차게 두었으나...


▲1국은 김현아가 흑불계승을 거두었다.  


▲둘째 날 행사는 모두 끝났다.



▲셋째날 날이 밝았다. 나중엔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대국할 땐 비는 내리진 않았다. 예촌의 '부용정' 모습. 나중에 시상식을 여기서 한단다.





▲'춘향인가 선녀인가.' 경기 직전 사진촬영을 위한 퍼포먼스.


▲이건 퍼포먼스 아님. 제2국 개시.




▲특별대국실에서는 뜨거운 적막만 흐르고 있다. 오른쪽 심판은 유영민 남원바둑협회 사무국장. 멀리 서서 관전하는 이는 오인섭 대표.  


▲어차피 승패는 나누어질 수밖에 없고.... 


▲고운 한복차림에 어울리지 않게(?) 패싸움을 세군데서나 해대는 난투극 끝에 김현아 승. 


▲바둑춘향 진의 수줍은 미소.


▲시상식을 위해 대국실을 나와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촬영팀을 위해 포즈는 취해주는 맘씨 고운 바둑춘향.


▲ 바둑춘향 진 김현아, 바둑춘향 선 송예슬.


▲3일 내내 춘향배와 함께 했던 후원자 춘향회장님 (주)아시아펜스 오인섭 대표의 시간이다. 그는 지난 4년간 전북바둑협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이창호사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 무엇보다 춘향선발대회는 앞으로 20년이고 30년이고 계속 할 예정이란다. 고향 남원은 춘향과 한복과 한옥 그리고 바둑이 너무 잘 어울리는 매치라고 한다. 원래 11월중에 완공이 되었다면 아래에서 볼 한옥에서 결승전을 치를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무산되어 못내 아쉽다고. 다만 내년 6월 다시 선보일 춘향선발전 결승은 꼭 자신이 손수 지은 한옥에서 또 하나의 이벤트를 기대해도 좋으리라.


▲그 한옥이 바로 이 한옥이다. 120년 된 원 가옥을 헐고 기반부터 새로 짓는 작업이다. 12월 초 완공되면 집들이 겸 송년회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시상식 준비에 앞서 포즈를 취한 바둑춘향 김현아.


▲바둑춘향 선 송예슬.


▲바둑춘향 진 김현아.




▲춘향선발대회 3일 행사는 모두 끝났다. 다시 춘향과 몽룡의 사랑의 거리다.


▲"이제야 서울 도착했네요. 최고의 대회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일 동안 관심 가져주시고 결승전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 주셔서요. 이쁜 사진도 찍어주시고, 직접 커피도 내려주시고 정말 정말 좋았습니다. 남원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가서 기쁘고 다음에 또 웃으며 뵙고 싶습니다. 항상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고 연말 마무리도 잘 하시길 바랍니다."(29일 오후9시30분 김현아)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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