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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9-14 10:45:42
  • 수정 2022-09-14 18: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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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마지막날 전주바둑의 명소 전주바둑클럽(원장 권병훈)에서 전북 강1급 46명이 모여 제3회 전북최고수전을 벌이고 있다.


“이곳 전주에서 주말마다 서울 압구정리그에 출전하면서 전국 고수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다는 것에 부러운 생각이 많았죠. 이를 벤치마킹해서, 수십 년 간 바둑을 사랑한 전북바둑의 뿌리들을 모아보고자 2016년부터 동호인 현황조사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400명의 DB가 완성되었어요. 그러다 지난 7월부터 강1급 이상의 고수들을 추려서 전북의 압구정리그랄까요, 전북최고수전을 개최했습니다.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대회지만 벌써 전북 최고의 대회로 우뚝 서는 느낌이 옵니다. 오늘도 추석연휴인데도 불구하고 출전자들이 넘칩니다. 뜻있는 바둑인들의 자그마한 후원이 따라준다면 더 없이 훌륭한 전북의 랜드마크 대회가 될 겁니다. 이번 최고수전을 필두로 유단자부(6단 이하), 주니어부, 유소년부, 8단전, 7단전, 6단전 등 여러 형식의 대회를 시도할 참입니다.”(권병훈)


전주는 물론 군산 김제 남원 익산 완주 진안…. 그리고 고향으로 추석 쇠러온 출향 바둑고수들까지 총 46명의 강1급들이 출전한 가운데 추석맞이 전북최고수전이 한가위 대잔치로 벌어졌다.  

 

추석연휴의 끝자락인 12일 오후1시 전주바둑클럽(원장 권병훈)에서 개최된 제3회 전북최고수전에서 같은 기우회(원만회) 소속 안한택이 전 전북바둑협회 전무 강종화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새로운 전북최고수에 올랐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같은 원만회 소속 절친 선후배끼리 결승을 두었다. 안한택이 강종화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우승.


“형님을 뵈니 앞으로 우승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제가 양보했습니다. 아시죠?”(강종화)
“아우님이 아니면 누가 형님 생각해주겠는가. 근데 다음에도 내가 이길 거야. 하하.”(안한택)


원만회· 금요연구회· 완산기우회는 전북 3대 기우회로 꼽힌다. '원만하게 살자'는 취지로 출발한 원만회의 절친한 선후배로, 평소 승률도 이겼다 졌다는 반복하는 라이벌인 두 사람의 결승은 많은 이목을 끌었다. 


초반에는 백은 든 강종화의 강공드라이브가 먹혔다. 살짝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강종화가 판을 리드해갔다. 그러다 중앙 행마싸움이 벌어지며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돌던 와중에 그만 강종화의 행마가 꼬였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한택이 날카롭게 흑의 우상귀를 침입하여 빅으로 만들면서 시나브로 10집 정도의 우위를 확립했다.


▲전북최고수에 오른 안한택.


자체 기력시스템에 따라, 살짝 고수인 강종화(8A)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안한택(8B)은 우승소감에서 “1회 대회 때 2승2패를 했는데, 두 달 만에 후배님이 우승을 만들어주었다”며  “모두 전북에서는 강1급 소리를 듣는 고수여서 우승을 예상하고 출전한 건 아닌데 운이 따랐다. 역시 전북최고수라는 호칭도 맘에 든다. 다음 대회가 좀 천천히 열렸으면 좋겠다.”며 유쾌한 너스레. 


안한택은 1회 대회에서 패했던 강문모(6A)에서 깨끗이 설욕하며 1라운드를 통과했고, 홍경탁(8A) 조영호(6A) 김기창(6B)를 거푸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또한 강종화는 고은영 황윤택 김철남(이상 8A) 이창화(7B) 등 비슷한 기력의 강자들을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전북최고수전은 전북바둑의 양대 산맥 권병훈· 양창연을 9A로 두고 각 단별로 A·B 두 등급으로 나뉘어 6단까지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즉, 한 단계 차이는 정선이다.


따라서 안한택은 주로 6단급실력자들을 만나 두 점 이상 접어주면서 힘겹게 올라왔다. 특히 4라운드 김기창(6B)과의 승부는 빅으로 결판났고, ‘빅 백승’ 규정에 의거해 어렵사리 살아났다.


▲전북최고수전은 전북지역 동호인간 자존심 대결이어서 매 경기 명승부가 벌어졌다. 사진은 김제사무국장 이인영(6A)과 지난 대회 우승자인 전국구 양창연(9A)의 종국에 많인 갤러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북최고수전은 40세 이상, 6단 이상의 기력만 출전을 허용하며, 매달 셋째 주에 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변형스위스리그(일명 A7 리그) 4회전을 치르고 특별히 결승전만 한판을 더 치른다. 각자 15분에 30초 3회. 칫수제이며 빅 백승.


순수 동호인들이 힘을 합쳐 진정한 강자를 가려보자는 전북최고수전은 김만연(7월) 양창연(8월)에 이어 안한택(9월)이 우승함으로써 1~3회 대회 모두 우승자가 바뀌는 치열함을 과시하고 있다. 


조남철 이창호를 배출한 國手의 고장 전북은 춘향배, 이창호배, 조남철배, 전북도지사배, 전주시장배, 진안마이산배 등 굵직한 전국대회가 즐비하고, 완주군수배, 김제시장배, 정읍시장배, 완주군수배, 남원춘향배, 고창군수배 등 전국급 지역대회가 차고 넘친다. 게다가 전주주말리그(5회), 전주바둑클럽배에 이어 전북최고수전까지 이어지는 등 바둑의 본 고장다운 면을 과시하고 있다.


* 후원인: 오인섭 김광호 박지원 노갑수 김영순 이봉진 김관수 조규홍 정용호 김만연 이홍택

* 문의 전화: 063-273-6644(전주바둑클럽). 010-5652-7515(권병훈)




자세한 대회 분위기는 사진과 함께 전한다.







▲전북최고수전 산파역 권병훈이 개회에 앞서 첫 출전 선수소개와 대회 요강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 전주바둑클럽에서 벌어지는 1라운드 모습. 모든 출전선수들이 계시기 사용은 물론이며 단 한 건의 치수클레임도 발생하지 않는 동호인바둑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맨 앞줄은 선관위 서기관출신 이홍택과 윤용상.


▲메인홀 뒷편으로 또 다른 공간에 두개 더 활용되었다.


▲첫판부터 '전설'들이 만났다. 소시적 전국구 강자였던 전북바둑의 대명사 한칠성과 진안마이산배 창설의 주역이자 80년대 바둑교실 붐을 이끌었던 대전바둑의 간판 은동기의 대결. 관전하는 이는 내셔널 전북아시아펜스 감독 김철남.


▲위 경기에서 패한 은동기가 김철남 감독에게 복기를 해보이고 있다. 은동기는 대전을 떠나 전북 진안에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 


▲'1승을 향하여~!' 대회 세번 모두 출전한 장석원-전직 교사 고환규. 장석원은 6B로 출전했는데, 살짝 기력이 모자라지만 단지 고수와 맞붙어보고 싶어서 계속 출전했다고. 이번 대회도 0승에 그쳤다. '담 대회엔 꼭 영광의 1승을 기원합니다!'


▲대령출신이며 현재 교직에 종사하는 권대현과 우유배급일을 하고 있다는 김종수(승).


▲남원최고수 유영민과 추석쇠러 고향에 내려온 김에 출전을 감행한 송진호. 한편 이번 대회 첫 출전한 선수는 송진호 외 은동기 진재호 박수복 고환규 정봉수 장성국 고택곤 이원득이 있다. 유영민은 지난 대회 준우승자. 


▲기자도 취재온 김에 출전하여 전북 레전드 한칠성과 일합의 행운을 잡았다.


▲매 라운드가 끝나면 복기 검토는 늘 왁자지껄 벌어지곤 한다. 김만연과 김석훈 경기를 복기 중이다.  김만연(좌)은 첫 대회 우승자이며 김석훈은 호스트 권병훈의 동기로 한전에서 근무.


▲'9단 이기는 6단.' 지난 대회 우승자 양창연과 김제바둑협회 사무국장 이인영의 대결. 이인영이 두집을 남긴다. 이국장은 김제지평선바둑대회가 오는 10월1일 열린다고 선전.


▲전국구 양창연. 이번 대회는 하수들의 '접바둑신공'에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이 분이 무림고수여~!' 군산에서 온 김정훈과 주식전문가 정성우의 경기를 지난대회 준우승자 이홍택이 농을 던진다. 그러나 무림고수의 석패.


▲전직 경찰관 조영호-전직 선생님 강용규. 


▲전직 선생님들의 수담. 완산기우회 절친인 송금석-이승영 경기를 김기창이 관전하고 있다. 모두들 선생님출신이다.  여담이지만 출전선수들 중 전직 선생님이 꽤 많았다.


▲전북대 '검은돌 하얀돌' OB멤버인 황윤택과 학구파 강자 유영민. 


▲'바늘과 실' 권병훈과 양창연. 이들은 전북대 동문으로 전북 유이한 전국구 선수로 유명하다. 전북최고수전 뿐만 아니라 전북에서 벌어지는 모든 대회에 이들의 노고가 들어가며, 이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전북바둑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병훈은 총 400여명의 동호인의 기력과 지역 그리고 최근까지의 대회 성적을 모두 DB화 해두었다. 동호인만큼은 전국 17개 광역시군협회 부럽지 않을 정도. 


▲한편 양창연은 전북바둑협회의 홍보위원이랄만큼 전북일원에서 벌어지는 모든 대회의 일정관리, 공지 홍보물관리를 도맡아서 하는 재주꾼이다. 본 대회의 성적표도 대회가 끝나자마자 기자에게 파일을 건넬 정도로 기민한 일처리를 보인다.


▲두 기둥 양창연 권병훈은 주니어들의 기량점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사진은 전북 주니어 양동일(좌) 우상범(우)와 페어바둑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


▲'결승을 향하여!' 3승을 거둔 전 전북협회 전무 강종화와 전 전북협회 이사 이창화의 대결.


▲'어영부영 출전에 결승까지 가면 어떻게 하지?' 재미로 출전한 기자는 4승을 목전에 두었다. 그러나 결승진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강타자 이홍택(좌)에게 곧바로 참교육을 당하고 말았으니.


▲전북최고수전은 세 파트로 나누어서 각기 위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4라운드를 마치면 결승에 3명이 올라오게 된다. 따라서 결승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추첨이 필수인데, 왼쪽 안한택과 이홍택(핸드폰) 그리고 강종화가 4승이었다. 여기서 추첨을 통해 당첨되는 이는 자연스레 3위로 고착화되고(그 대신 2외와 3위는 상금을 절반씩 분배) 나머지 두명이 결승을 치른다. 참고로 3승1패자는 12명이 나왔고 총 입상자는 15명.

▲대망의 추첨 결과 또 이홍택이 당첨되어 '마이너스의 손'(?) 임을 증명했다.  '또' 라고 한 이유는 지난달 대회에서도 4승에 오른 다음 제비뽑기를 한 이후 부전패에 당첨된 때문. 이를 두고 이홍택은 '은메달 2연패했다'며 볼멘소리. 


▲강종화-안한택(정선)의 결승전 모습. 


▲결승 종국 모습. 두사람의 표정으로 보아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듯하다. 안한택 승.


▲우승자 안한택에게 축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즐거운 시상식. 양완규(시상), 강종화 안한택 이홍택, 권병훈(시상).  '아마바둑의 대부' 양완규(83) 대선배가 대회때마다 시상에 참여해 대회를 빛내주고 있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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